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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4일 21시53분

<스타를 만나다> 진정한 메서드 연기 '지옥' 김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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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란 허구 세계서 실제와 만나는 것”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김신록은 인지도랄 것이 없는 배우였다. 연극계에서는 유명했다고 하지만, 대중매체에서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넷플릭스 <지옥>이 공개되기 전까진 그랬다.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강렬하고 입체적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해외 팬들도 김신록의 내공을 알아볼 정도다. 단숨에 인생이 뒤바뀌는 전환의 시점에 놓인 김신록을 만났다. 

배우는 글을 해석해서 이를 구현하는 작업을 하는 직업이다. 창작자가 써낸 인물의 나이와 직업, 주변인과의 관계, 그가 맞닥뜨리는 사건이나 언행을 발판 삼아, 인물이 가진 심리나 감정을 찾아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캐릭터 연구’ 과정이다. 

집약된 감정
캐릭터 연구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일수록 이 작업에 집요할 정도로 에너지를 쏟는다. 끊임없이 몰두해 인물의 언행에 숨은 당위성을 찾는다.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구현하는 방법을 설계하는 건 배우의 몫이다. 연출자가 잡은 방향성 내에서 시나리오에 담긴 인물의 정서는 담아내되, 수많은 감정을 함축시켜 표현해야 한다. 인물의 심리를 이해한 뒤, 목소리의 톤, 템포, 표정과 눈빛, 외형과 동선, 행동을 구체화한다.

시나리오의 세계와 부합하게 세팅된 촬영 현장에서는 무의식마저 인물처럼 행동하도록 집중한다.


좋은 연기자는 각 상황에 맞게 짧고 간결하며, 절제된 모습으로 집약된 감정을 드러낸다. 불안과 욕망, 분노, 슬픔처럼 덩어리가 큰 감정부터 자괴감, 죄책감, 그리움, 허무함과 같은 세밀한 감정도 표현한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모순된 포인트나, 너무 특이한 인물도 갖고 있을 만한 보편적인 인간성을 짚어낸다.

반대로 연기력이 부족하거나, 캐릭터 연구가 부족한 연기자는 단편적인 얼굴을 그린다. 기시감이 강한 평면적인 인물을 그려내는 데 그친다. 좋은 연기를 한다는 건 어쩌면 인문학적 이해가 깊다는 뜻도 된다. 

웹툰과 같은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기하는 건 더 어려운 미션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웹툰을 보며 머릿속에 그려놓은 인물에서 너무 엇나가도 불편함을 주고, 만화 속 인물 그대로 연기해도 뻔하다는 인상을 준다. 원작의 정서는 그대로 유지한 채, 어딘가는 새로운 느낌을 줘야만 원작 팬들의 마음마저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배우 김신록이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보여준 연기는 배우에게 있어 해석을 어떻게 하는지 표본이 된다. 웹툰에서 그저 나약하고 무능하고, 힘없어 보이는 박정자가 드라마에서는 용기 있고 날렵하면서 강한 인상도 준다.

비록 가난으로 인해 누추한 집에서 지내지만, 그의 삶마저 남루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강인함이 엿보인다.

넷플릭스 <지옥>서 박정자 역으로 열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놀라게 한 연기력

누구보다도 자식을 사랑하는 모성애와 함께 죽음을 눈앞에 둔 자의 두려움, 바닥까지 무너지고 싶지는 않은 인간의 자존심, 혹시나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희망, 지옥 사자를 만나기 직전의 고통스러움 등 박정자에게 놓인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감정이 김신록을 통해 드러난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숨 막힐 정도로 강렬하다. 워낙 인상적이었던 터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마저 놀라고 있다. 

이러한 연기는 오랜 시간 연기를 연구하고 부딪히며 갈고 닦은 김신록만의 방법론이 있어 가능했다. 글에 쓰여 있되, 정확히 표현되지 않은 수많은 의미를 찾아내면서 메소드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것.

“연상호 감독님께서 박정자라는 인물에 대해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은 평범한 인물’이라고 하셨어요. 평범하다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평범함에 가려진 개인성이 드러났으면 했죠. 두 아이의 엄마지만 미혼모이고 아빠가 다르면서 옆가게 포장마차랑은 친분이 있어요. 언덕이 높은 다세대 주택에 살고. 애들이 엄마 생일이라고 케이크를 준비하죠. 이런 식으로 환경과 관계를 짚어가면서 단순히 슬프고 절망스러운 것을 넘어 구체적인 입장과 감정을 찾으려 했어요.”


1화 초반부 새 진리회 정진수(유아인 분) 의장으로부터 시연 장면 중계에 대해 제안을 받은 박정자는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대면한다. 정진수가 30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것을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함으로 만난 자리였다.

감정이 오고 가기보다는 이성적인 정보가 많은 장면이다. 드라마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장면에, 김신록은 저항감을 드러낸다. 시청자의 무의식만을 자극하는 수준의 매우 희미하고 빠른 형태라는 게 포인트다. 

평범성
개인성

“비슷한 나이 또래인 민혜진 변호사가 들어오는데 정자는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은 상태잖아요. 사회적 지위, 경제력, 현재 처지 등이 너무도 차이가 나요. 그래서 본능적으로 자존심이 상했을 것 같아요.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처지지만 최소한의 품위는 잃고 싶지 않은 복합적인 감정이 생각났던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그런 말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민혜진이 정의로운 변호사이긴 하지만 소시민인 박정자라는 당사자의 심정과 입장을 정말 이해하느냐고요. 그런 점에서 약간의 반감과 저항감의 결을 넣으려 했어요.”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가 제작한 <지옥> 코멘터리에서 김신록에게 고맙다고 고백했다. 시나리오에는 아이들을 안고 독백하는 장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김신록이 해결해줬다는 말을 덧붙였다. 

시나리오에는 박정자가 두 아이를 안고 독백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독백의 시간이 너무 길어 아이들과 함께 연기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그 판단이 든 건 촬영 현장에서다. 

대본을 바꾸기 위해 연출진과 배우들이 대화를 나누던 찰나 김신록의 머릿속에 애드리브가 떠올랐다. 방에 들어가 아이들을 크게 혼낸 뒤 다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약속한 30억원을 꼭 아이들에게 전달해달라는 바람을 전하는 명장면의 탄생 배경이다.

이는 <지옥> 내에서 6부 엔딩과 함께, 가장 슬픈 장면으로 꼽히는 대목이다.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완벽한 연기를 넘어 연출에 가까운 능력을 드러낸 장면이기도 하다.

“그때 다들 고민을 하고 있었죠. 저 역시 그랬고요.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오고 갔어요. 상황을 잘 이해해보려고 했어요. 정자는 집도 누추하고 중요한 손님들이 왔는데 내놓을 것도 없고 커피잔마저 짝이 안 맞아요. 그런 상태에서 한창 굴욕적인 이야기를 듣던 중에 애들이 뛰쳐나와서 겁도 없이 대들잖아요. 박정자라는 인물이 그런 심정일 것 같았어요. 사람들에게 아빠가 없다고 애들을 버릇없이 키우지 않았다는 변명도 하고 싶고 애들에게 엄마의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요. 그게 그만 애들에게 소리 지르고 화내는 방식으로 표출된 거죠. 사람이라는 게 참 미성숙하잖아요.” 


박정자가 고지를 받고 지옥사자들에게서 목숨을 빼앗기기까지의 기간은 단 5일이다. 작품에는 그사이 새 진리회와 민혜진을 만나 죽음의 장면을 공개하기로 하는 과정과 아이들을 해외로 넘기는 장면만 담겨있다. 작품에는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 김신록이 쓴 전사는 꽤 매력적이다.

“박정자가 무력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같지만 아마 그 5일동안 인생에서 가장 액티브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포장마차를 인계하고 빚도 정리하고 애들 은행계좌도 만들고 어린이집이나 학교도 정리하고 이래저래 엄청 바빴을 거예요. 그동안 아끼느라 제대로 못 먹였다는 생각에 시장에서 고기며 생선이며 과일이며 장도 몽땅 봐서 한상 차렸는데 은율이는 잘 먹지 않고 하율이는 신나게 먹다 체하고, 너무 속상했을 것 같아요. 작은 순간조차 뜻대로 안되잖아요. 애들에게 편지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출국하는 바람에 쓰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죽음 앞에서
스포트라이트

<지옥>을 관통하는 가장 큰 장면이 박정자가 시연을 당하는 장면이다. 그의 죽음을 보기 위해 엄청난 인파의 취재진이 몰리고, 마치 큰 구경거리라도 난 듯 가면을 쓴 사람들이 맨 앞자리에서 그의 죽음을 시청한다. 

마치 무대에 선 배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박정자의 얼굴에는 오만가지 감정이 엿보인다. 불안과 초조, 두려움과 공포, 염세적이기도 하면서, 피폐해 보이기도 한다. 2021년 최고의 명장면을 만든 장본인은 그 순간 몸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감정보다는 몸에 집중하려 했어요. 5일 가까이 아무것도 못 먹었을 테니 당도 다 떨어지고 탈진 직전의 몸 상태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손발이 저리고 몸이 의지대로 작동하지 않고 말초신경이 극히 예민해져서 사람이 지나가면 흠칫 놀라 쳐다보게 되고요. 그런 몸들이 감정을 대변해준 게 아닌가 싶어요.”


예사롭지 않은 연기력에 국내는 물론 세계 팬들이 놀라고 있다. 박정자만의 고유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물론, 누구든 보일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이 뚜렷하게 녹아있다. 발성이나 발음, 표정과 같은 기본기는 탁월하다.

어떤 고민을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입체적이고 색다른 인물을 구현할 수 있을까. 그가 작품에 접근할 때 주목하는 건 인물에게 주어진 환경과 관계다.

“인물 자체를 보여주기보다 인물과 환경의 관계를 보여주려 해요. 박정자와 민혜진 변호사가 만나는 첫 장면에서 변호사와 소시민간의 계급 차이와 당사자와 조력자 간의 입장 차이 같은 관계성이 드러났으면 했어요. 인물이라고 하는 게 그 사람을 둘러싼 세계의 총합이잖아요. <방법>은 산중의 폐가에 살고 매일 소주를 마시고 안주는 김치, 아픈 딸이 있고 초자연적인 신을 모신다는 환경이 있었죠. 인물을 둘러싼 환경을 상상하고 인물이 어떤 것과 연결됐는지를 보고 연결된 것들을 다층적으로 가져가려 해요.”

17년 차 무명 배우에 찾아온 전환의 시점
“구조적으로 기능하는 역할이 흥미로워요”

김신록만의 연기관이다. 본인도 여기를 배우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던진 말이다.

“연기는 허구를 다루는 예술인 것 같지만 동시에 현실에 있는 물리성이 만나는 것이기도 해요. 시연 직전 장면을 예로 들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고 제 옆을 지나갔어요. 누가 댓글에 ‘정신없는 연기 잘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정신없는 걸 표현하려 하지 않았고 그냥 지나가길래 쳐다본 거예요. 당시에 주변이 산만했으니 그 실제 환경에 집중했고 그러다 보니 정신없는 게 표현됐나봐요.”

서울대 지리학과 출신인 김신록은 사회대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대기업 인턴십 생활을 잘 마쳐 좋은 대우의 정규직 전환도 제안받았지만, 연기에 열망 때문인지 썩 내키지 않았다. 그가 선택한 길은 연극이었다. 

“매우 좋은 조건으로 정규직을 제안받기도 했는데, 제 마음이 뜨뜻미지근하더라고요. 제가 연기를 직업으로 삼고 싶었나 봐요. 대학생 인턴십은 꽤 많이 했어요. 연극을 좋아했어요.”

막상 연극을 접하니 연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김신록은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오랜 기간 강의도 한다. 연극과 강의를 병행하며 경력과 내공을 탄탄히 쌓아왔다. 10여년 넘게 강의와 무대를 오고 간 김신록은 39세가 돼서 학교를 그만둔다. 

“제가 학교 시스템이 정해놓은 시간 안에서 6살부터 39살까지 살았더라고요. 학교가 생계를 해결해주기도 했지만 시간의 제약을 주기도 했어요. 문득 다른 시계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강의를 그만둘 즈음에 드라마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명의 인지도였던 김신록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일생일대 최대의 전환기에 놓여있다. 내면의 동요는 크지 않더라도, 제안받는 작품의 양이나 캐릭터의 질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과연 그는 어떤 방향을 갖고 있을까. 또 그가 흥미를 느끼는 작품은 무엇일까. 답은 명쾌했다.

무명의 인지도
전 세계 주목

“어려운 질문이에요. 연극에서는 주제나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동의하는지를 봐요. 또 인물의 언어를 나의 말로써 발화할 힘이 있는가도 생각하고요. 연기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도 생각하죠. 이런 여러 가지 질문에 큰 거슬림이 없는 게 필요해요. 그런데 영상 분야는 아직 경력이 짧다 보니 작품을 선택하는 방향성이 확고하지 않아요. 시간을 들여 작품을 하다 보면 선택할 때 좀 더 나다운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구조적으로 기능만 할 수 있다면 특색있는 작은 역에서부터 전체를 아우르는 큰 역할까지 두루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극적인 작품부터 섬세하고 소소한 작품도 넘나들고 싶습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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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6주년 특집 특별대담> 여소야대 승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다

[창간 26주년 특집 특별대담] 여소야대 승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 키즈’로 정치를 시작해 10년 만에 국민의힘 최고 어른이 됐다. 이 대표에게는 건방지고, 혐오와 갈라치기 하는 인물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강한 워딩으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한 여파다. <일요시사>가 창간 26주년을 맞아 이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두 번째 시험대인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연일 고군분투 중이다.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내세웠던 갈라치기 전략 탓에 간신히 이겼다며 책임론이 가해진 상황. 지방선거 역시 큰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이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방선거 역시 대선을 생각했을 때 국민의힘이 민주당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형국이다. <일요시사>는 이 대표에게 지방선거 승리 전략, 정치 현안,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민의당과 합당이 쉽지 않았습니다. ▲국민의당 쪽에서 여러 가지 요구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체계와 맞지 않는 요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에 대해서 조정하고 또 거부할 건 거부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3석을 가진 당입니다. 이 중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당 다른 의원들과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그럼 2석과 110석의 합당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에 비례하지 않게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협상이 좀 길어졌습니다. -대표님은 합당을 반대하는 입장이셨습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이 약속했기 때문에 그런 거지, 사실 합당이라는 것은 ‘꼭 해야 되는 것이다’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약속된 사항을 이행하는 것 정도 이런 의미로 봤습니다. 이미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합당이 예정돼있었지만 그걸 국민의당 쪽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며 당명 변경 요구 등을 하면서 무산됐습니다. 그래서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분당갑 후보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말들은 나오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무운을 빕니다. -쉽지 않은 대선이었습니다. ▲선거는 늘 관심을 많이 받는 쪽이 대부분 이깁니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그 이슈를 주도하는 쪽은 저희 당이었고, 정권교체라는 과제를 5년 만에 이뤘습니다. 그 이면에는 저희가 이슈 선점을 잘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을 때 3%p 차이가 났습니다. 큰 차이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 역시 민주당 180석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막강한 권한을 잘못 사용했고, 그리고 그걸로 자신들의 권한을 불리고 이익을 불리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겁니다. 여소야대라는 건 민주당에 오히려 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방선거를 대비해야 합니다. ▲당 대표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아직 다 못했습니다. 선거가 없을 때 일상적인 당 개혁이라든지 당의 사무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시의 리더십과 평시의 리더십은 다릅니다. 평시의 리더십을 좀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막강한 권력 잘못 사용해 정권교체 ‘검수완박’은 대장동 수사 피하기용 그런 평시의 리더십을 하면 정책이라든지 앞서 말했던 개혁 분야에 대해서 좀 더 투자할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선거만 하다 보니까 너무 선거 승리 자체에만 몰두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대표님이 내세우시는 지방선거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필요한 정책 공약들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정책 공약들을 실현하겠다고 했을 때 더 강한 힘이 실리는 것이고, 그걸 저희가 발굴해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책과 함께 인물 경쟁 위주로 지방선거를 대비할 것입니다. -공천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논란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과거에 논란이 생기려면 당 대표가 ‘20∼30% 공천을 자기가 직접 하겠다’ 그러면서 내리꽂으면 문제가 생기는 형태입니다. 제가 한 공천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노원구청장도 제가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당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면 이게 호의인 줄 알고 사고 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윤심’ ‘명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차피 경선이라는 것은 윤심, 명심이 반영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투표를 통해 직접 선택하는 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번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5%p 뒤지긴 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에서는 선택된 후보를 지원하면 됩니다. 윤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좋은 지지도를 받는 데 유리한 인물이었던 것이고,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윤 대통령보다 조금 더 지지 받으시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윤 대통령이 상대 후보에 앞섰던 격차보다는 더 많은 격차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보면 경기도도 저희가 대선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저는 청년이라는 단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과거에 바른미래당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했을 때 저는 청년 최고위원이 아니라 일반 최고위원에 도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청년 당 대표가 아니라 당 대표가 된 겁니다. 새로 뽑힌 대변인들도 토론 배틀을 통해 선발됐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토론 배틀에서 당당하게 우승해서 이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앞으로 이 청년 정치, 이런 정체성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앞세웠습니다. ▲제가 앞서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정체성이라든지 아니면 당사자 정치를 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180석 정의당이 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한 적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책적으로 노동이나 이런 가치를 내세울 때에 비해서 많이 축소됐습니다. 그래서 여성 담론, 소수자 담론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오면서 정치하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정의당을 몰락하게 만든 시발점이었다고 봅니다. 한동훈 장관 임명된 이유 알아야 혐오? 구성 요건도 잘 모르면서… 민주당도 지금 본인을 대변하려고 한 스펙트럼이 과연 대한민국의 대다수를 대표하는 스펙트럼인가 이런 걸 봐야 합니다. 그 당의 비대위원장이 ‘N번방 범죄’를 색출하는 데 공이 있다고 하는데, N번방 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들은 검찰과 경찰입니다. 만약에 그 N번방 사태를 수사해 성과를 낸 게 검찰이라면 지금 민주당이 검수완박하겠다고 하는데, 검찰이 많은 세상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박 비대위원장 같은 사람이 텔레그램 방에 잠입해서 뭘하는 세상이 안전한 세상이겠습니까? 저는 그것부터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혐오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회 이슈를 다루는 데에 있어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소위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혐오 같은 경우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입니다. 혐오를 구성하려면 ‘헤이트 스피치’라고 하는 게 성립돼야 합니다. 우선 상대를 싸잡아야 합니다. ‘전장연의 시위 형태는 부적절하다’는 제 발언은 장애인이 아니라 전장연의 시위 행태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장연이 장애인이라서 싫어’가 아니라 전장연이 하는 것은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비문명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싫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주장을 못하는 건 이상한 사회입니다. 저는 혐오라는 말을 입에 담는 사람들은 혐오의 구성 요건이 뭔지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혐오로 몹니다. 아무한테나 ‘종북’ 몰이하고 친일 몰이하고 이런 거랑 비슷한 걸 하려고 하는 셈인데, 그런 게 비문명입니다. -민주당이 결국 검수완박도 강행했습니다. ▲정의당도 반대하고, 다른 소수 정당인 시대전환당도 반대하는 것 같고, 결국에는 본인들이 임명했던 검찰총장까지 반대한 사안입니다. 민주당이 고립을 자초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본인들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니고,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너무 선명하게 각인돼있습니다. 대장동 수사나 여러 가지 민주당이 좀 아파할 수사들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민주당은 엄중하게 생각했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습니다. ▲한 장관 같은 경우에는 문정부 내내 굉장히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최고의 수사 검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2년 넘게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국민 다수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사뿐 아니라 법무행정 분야에서도 한 장관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봅니다. 저는 한 장관이 원래 법무부 차관 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책·인물 위주로 지선 승리 장담 윤정부가 정말 제대로 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검찰총장이나 다시 수사 부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 장관이 수사를 할 기회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굉장히 통 큰 선택이고, 한 장관도 임명된 의미를 잘 파악해야 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국민이 관심 갖는 것은 제도 개혁입니다. 법무부가 관할하는 검찰도 있겠지만 출입국 관리도 있고, 그 외에도 교정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폭넓은 분야에 한 장관이 개혁적인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뜻입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관련 논란은 제2의 조국 사태라고 불립니다. ▲‘제2의 조국 사태’라는 표현이 성립하려면 정 내정자에 대해 어떤 청문회나 아니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 사안들이 좀 정리돼서 제기됐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검증한 것만으로는 정 내정자가 조국 사태와 비견될 만한, 제가 봤을 때도 다소 해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조국 사태와 비견될 상황은 아닙니다. 조국 사태 때는 여당과 정권이 전방위적으로 옹호하면서 진영논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데, 지금 우리 당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취임 초부터 공약이 후퇴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표적 예입니다. ▲원래 정부조직법이나 이런 것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가 다 협조해서 처리하는 그런 법입니다. 정부를 어떻게 구성하겠다는 것은 행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지금 정부조직법에 협조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저희가 여성가족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폐지에 대한 입장을 확고하나 임시적인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급한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 해결책 발표도 늦어졌습니다. ▲부동산은 문정부에서 28번이니 29번이니 정책을 발표했지만 백해무익이었습니다. 저는 정확한 정책이 중요한 것이지 빈번하거나 빠른 정책 발표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얼마간 한 며칠, 몇 달 사이에 문정부가 올려놓은 부동산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는 소강기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투입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 좀 정확한 정책을 가져올 때까지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저는 5년 만에 정권교체를 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윤 대통령이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오히려 여의도 문법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여러 개혁이라든지 아니면 또 사회 구조적 변화라는 걸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검수완박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검수완박은 민주당에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정쟁의 일환일 뿐입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촉법소년 연령 인하’라든지, 사회적으로 굉장히 논쟁적일 만한 내용들을 다루며 ‘윤정부는 일을 하는 정부다’라는 소리를 듣길 바랍니다. 정쟁은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정치적인 행위가 좀 약간 부족하거나 이런 게 있다고 하면, 그걸 보완하는 게 당입니다. 지금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느 정부보다 좋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상호보완적으로 국가를 잘 운영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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