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의 길고 긴 제자리걸음

10여년째 반복되는 비슷한 이미지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에게 변신이란 숙명과도 같다. 작품마다 다른 역할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선순환이 작동될 때 배우의 주가가 오른다. 이미지가 너무 분명해 비슷한 역할만 하게 된다면 대중은 지루함을 느낀다. 예측 가능한 연기가 주는 기시감이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국내 톱스타로 구분되는 송혜교는 수년째 비슷한 역할만 반복 중이다. 신작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의 퍼포먼스 역시 이제껏 봐왔던 송혜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국내 미모 여배우의 대명사로 ‘태혜지’라는 말이 있다.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의 줄임말이다. 외형적인 매력이 권력으로 작용하는 연예계에서 미모만으로 최고의 위치에 선 배우들을 묶은 것이다. 

지루하다

아무리 미모가 출중하다 해도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배우로 인정받는다. 대다수 배우가 자신의 연기력 향상을 위해 수많은 사람을 관찰하고, 때론 해당 역할의 직업군을 만나 취재도 한다.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타인과 대화하며,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본다.

또 좋은 연기자의 덕목 중 하나로 도전하는 태도를 꼽는다. 악역으로 대중에게 인식됐다면 때론 지적으로 부족한 역할을 맡거나, 매우 선한 인물을 연기하는 방식이다. 실력파 배우는 각종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 지배자와 피지배자, 선과 악, 브루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등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인물을 표현한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최민식, 한석규, 하정우, 황정민, 설경구, 류승룡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은 출연하는 작품만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드러내는 선순환이 됐다. 


2000년대 초반 드라마에서만 활약하던 김혜수는 저예산 영화 <얼굴 없는 미녀>에 나와 변신를 시도했고, 오랫동안 작품 활동이 미비했던 차인표가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희화화한 영화 <차인표>에 나섰다.

이는 아마도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을 테다. 

김혜수는 <얼굴 없는 미녀> 이후 <타짜> <도둑들> 등을 거치며 영화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여배우로 성장했고, 차인표는 <차인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너무 이미지가 굳어져 새로운 역할을 연기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면 어쩔 수 없다고 하나, 최고의 위치에서 같은 역할만 되풀이하는 건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다. 그런 면에서 송혜교의 발자취는 아쉬움이 크다. 

오랜 기간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김태희는 tvN <하이바이, 마마!>로 그간의 불신을 씻고 호평을 끌어냈다. 광고 스타 이미지가 짙었던 전지현은 영화 <베를린>을 시작으로 <도둑들> <암살>에 이어 넷플릭스 <킹덤:아신전>, tvN <지리산>으로 도전을 거듭했고, 현재 명실상부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으며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반대로 송혜교는 2008년 작품 KBS2 <그들이 사는 세상>과 2012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KBS2 <태양의 후예>나 tvN <남자친구>에 이어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까지, 작품 속 인물의 스타일의 변주가 다채롭지 않다.

비슷비슷한 얼굴…맡은 역할마다 또? 
도전하지 않고…기시감만 가득 지적


그나마 결이 다른 작품이 KBS2 <풀하우스> 정도다. 

맡은 역 대부분 경력이 좋은 전문직 여성이며, 진취적인 이미지가 있고 쏘아붙이는 말투에 귀티가 나고 남자들과 사랑에 빠진다. 마치 직업만 바꿔가며 새로운 남성들과 대동소이한 사랑을 하는 듯하다. 

송혜교의 배역 속 의상과 악세사리 등은 화려하고 예쁜 편이다. 다른 배우들이 온몸을 던져가며 연기할 때도, 송혜교의 신발은 언제나 그랬듯 킬힐이었다. 가난하거나 혹은 몸이 아픈 환자거나,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적이 없다.

언제나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왔던 여성만을 연기했다. 

이런 역할이 송혜교의 인상과 어울리기는 하나, 너무 같은 느낌을 준다는 데 문제가 있다. 패션회사 디자인 팀장 하영은으로 출연 중인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역시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작품을 보는 듯하다. 

연기력도 퇴화한 느낌이다. 하영은은 송혜교의 전작과 비슷하게 말을 빨리하는 타입인데, 발성이나 발음이 매우 좋지는 않아 웅얼웅얼하는 느낌을 준다. 직장 경험이 없어서인지 ‘다 혹은 까’를 붙이는 화법도 어색하며, 불어를 쓰는 장면은 보고 듣기가 어려울 정도다. 

감정선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확실한 장기가 있던 송혜교인지라, 감정신에서는 탁월한 연기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긴 하나, 다소 말이 되지 않는 장면에서는 단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우연한 계기로 나간 윤재국(장기용 분)과의 소개팅 자리는 현실성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송혜교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두고 ‘현실적인 멜로’라고 했지만, 4화까지 공개된 시점까지는 ‘그들만의 사랑’에 가깝다. 윤재국(장기용 분)과 하영은의 만남에 우연성이 너무 짙고, 갈등이 발생하고 문제가 해결되는 대목에서의 짜임새도 헐렁한 편이다.

갑작스럽게 이별을 당한 전 남자친구의 동생과 사랑을 나누는데, 그 과정이 지나치게 우연적이고 억지스럽다. 개연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법한 장면이 그득하다. 

아직 초반부이기도 하고, 작품의 매력이 없는 편은 아니나 기대만큼 인상적이지는 않다. 

2000년 KBS2 <가을동화>로 인지도를 높였고, 노희경 작가를 비롯해 국내 능력 있는 연출진과 협업을 해왔음에도 송혜교는 배우보다는 광고 스타의 이미지가 강하다. 연기력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연기를 못하는 편이 아닐뿐더러,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강점이 있음에도 광고 스타의 이미지는 굳건하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역시 작품이 아닌 연기를 하는 송혜교의 패션쇼를 보는 기분이다. 


광고 스타

굳혀진 광고 스타 이미지는 그간 변화를 자제해온 태도에서 비롯된 문제는 아닐까. 10년 넘게 변화의 폭이 좁고, 배우가 가진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은 배가 된다. 어쩌면 너무 안일한 태도로 작품에 접근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intellybeas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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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