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구 두 명이 술자리에서 심하게 다퉜고, 결국 한 친구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폭행을 저지른 또 다른 친구가 이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검사가 술자리에 동석했던 저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반드시 참석해야 하나요? 잘못 진술하면 처벌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형사소송법 제146조에 따르면, ‘법원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증인으로 출석한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에서 이유 없이 증인출석을 거부한 때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이후에도 출석에 불응한다면 7일 이내에 감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자가 있습니다.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세무사, 대서업자,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약종상, 조산사, 간호사,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이런 직에 있던 자가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증거 거부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149조).
이 경우에는 본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을 때에는 증언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자기나 친족, 친족관계가 있던 자, 법정대리인, 후견감독인에 해당한 관계가 있는 자가 형사소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염려될 경우 증인은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148조).
질문자는 위 사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증언을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증인신문을 할 때는 있는 사실 그대로 진술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진술의 신빙성을 낮추는 것으로 그치지만, 재판할 때는 증인이 선서하고 증언하게 됩니다. 선서 이후 거짓을 증언할 경우 위증죄가 성립됩니다.
형법 제152조에 따르면 ‘법률에 의해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할 때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위증죄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거짓말을 할 의도 없이 기억이 희미해 정확하지 않은 진술을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잘못된 기억으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된 사건에서 재판부는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 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해 판단해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해진 경위 등을 종합해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사건의 개요상 진술인도 잘못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부득이 출석이 어려운 경우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재판기일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증인으로 참석 가능하면 기억대로 진술해야 위증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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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