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긍정 에너지 넘치는 오나라

“전 남편 친구와 사랑? 충분히 가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까르르 하며 웃는 모습이 익숙한 배우 오나라는 23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다. 뮤지컬 단역과 앙상블로 출발해 차츰 경험을 쌓고 40대가 넘어서야 비로소 빛을 본 케이스다. 굴곡진 인생이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늘 생기가 돈다. 웃음기가 가득하고, 밝고 긍정적인 하이 텐션을 유지한다. 옆에만 있어도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 출연한 오나라를 최근 만났다. 화상으로 만난 그는 ‘언제나 사는 게 즐겁다’며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뿌렸다.

조은지 감독의 신작 <장르만 로맨스>는 매우 독특한 콘셉트의 영화다. <스물> <극한직업>과 같은 이병헌 감독의 작품처럼, 말장난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 장르다. 주요 인물 간의 관계가 매우 복잡한데, 그 관계 속에서 인간 간의 존중과 진심을 낚아챈다. 근래 보기 힘든 신선하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파격적 말장난

오나라는 문학계의 거장이지만 누구에게도 존중받지 못하는 김현(류승룡 분)의 아내 미애를 연기한다. 둘은 이미 10년 전에 이혼한 사이지만, 아들 성경(성유빈 분)이 사춘기라 어쩔 수 없이 만난다. 비록 좋지 않게 헤어졌으나 오랜 친구처럼 대화가 곧잘 통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는 사이다.

하지만 미애에게는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다. 김현의 30년 지기 친구이자 김현이 소속한 출판사의 대표 순모(김희원 분)와 연애 중인 것. 

사춘기에 걸린 아들은 삐딱하게 행동하면서 대들기 일쑤인 데다, 하다못해 선생님에게까지 불려가지만, 미애는 남자친구와 여행 가는 게 먼저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여자로서 가진 정체성이 더 분명하다. 평범한 듯 어딘가 색다른 맛이 있는 캐릭터다.


신선함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아기자기한 연기, 그 안에 담긴 독특한 대사와 복잡하게 얽힌 인물 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서사에 강점이 있는 <장르만 로맨스>는 수준이 매우 높은 코미디를 구사한다. 

“류승룡 선배를 중심으로 다들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감독님은 이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정말 높으셨고, 각 캐릭터와 모든 장면을 완벽히 해부하셨어요. 상대역인 희원 오빠와는 눈빛만 봐도 느낌이 오는 사이거든요. 매 신마다 아이디어가 팡팡 터져 나왔어요. 그 순간에 늘 유쾌하게 반응했던 것 같아요. 촬영 초반부터 엄청 즐겁게 찍었어요.”

영화는 배우 간의 합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 웃음을 만드는 연극을 보는 듯하다. 하나같이 난도가 높은 생활연기를 구현하는 데 단 한 순간도 흠이 없다. 감독과 배우들의 협업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제가 호기심이 많은 타입이에요. 사람을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평소 생활 연기를 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요. 처음 보는 사람을 봐도 특별한 매력을 잘 알아채서 빨리 친해지는 편이에요. 그런 게 몸에 익숙하다 보니 일상 연기가 편해요. 사실 평소 생활에서 제 행동이 크고 연기하는 것 같다고 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보였는지 모르겠네요.”

결혼 전부터 미애를 흠모했던 순모는 진심으로 미애를 아낀다. 미애와 보낼 시간에 들떠 여행 스케줄을 짜오는 그의 노력은 순수하고 예쁘다. 때론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질투의 베이스는 사랑이다.

<장르만 로맨스> 뛰어난 생활연기
“저는 왜 이렇게 사는 게 재밌죠?”

누구보다도 예쁜 사랑을 하는 중이지만 이들에게는 난관이 있다. 둘의 사랑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출판업계에 큰 파장이 미치는 것을 알기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는 것.


친구들에게 배신자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순모 역시 쉽게 미애와의 관계를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다. 흔치는 않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미애는 끝내 순모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경험하지 못한 관계잖아요. 미애에게 놓인 불편한 상황이 재밌었어요. 남편의 절친이라고 하지만 이혼한 지는 10년이 넘었잖아요. 또 순모가 미애를 꾸준히 아껴왔던 것 같고요. 순애보를 보여준 순모는 이혼한 미애를 품었겠죠.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사랑 괜찮다고 봐요. 하하.”

올해로 데뷔 23년 차인 오나라는 드라마 JTBC <스카이캐슬>로 비로소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20년 넘게 무명생활을 한 셈이다. 뮤지컬 단역과 앙상블을 거쳐 배우가 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고,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계로 넘어오고도 한참을 무명으로 지냈다. 

재능이 뛰어났어도 쉽지 않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무용단을 박차고 나와 뮤지컬로 뛰어들었다가, 연기 향상을 위해 일본에서 연극도 경험했다. 오랜 경험을 마치고 실력을 갖추고 얼굴을 알리는 데 20년 이상 걸린 것이다. 

“왜 그렇게 무모하게 살았는가 싶기도 해요. 인생을 개척해도 좀 알아보고 해야 했던 건데 말이죠. 지금은 잘 극복해서 웃고 있지만, 사실 힘들었던 시절도 길었죠. 23년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왔어요. 조바심은 없었어요. 뮤지컬 앙상블을 할 때도 행복했어요. 늘 즐기면서 해서 위축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나라의 실제 모습은 tvN 예능 <식스센스>에서 보이는 모습과 닮아있다. 작은 것에도 밝게 웃고, 늘 친절하며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20대의 성유빈은 오나라가 늘 밝은 에너지를 줘 촬영장이 즐거웠다고 했는데,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았다. 

즐거운 인생

“저는 왜 이렇게 사는 게 재밌나 모르겠어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요. 제가 웃는 건 정말 재밌어서 웃는 거예요. 일이 일처럼 안 느껴져서 그런가 봐요. 저도 슬럼프가 있기는 있어요. 부족함도 느끼고요. 그럴 때마다 반성해요. 되도록 제 잘못으로 넘기고 보완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금방 일어서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가늘고 길게 배우생활을 하고 싶어요. 잔잔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처럼요. 그런 행복한 삶이 오길 고대하며 살아간답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