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낳은 원격진료 부작용 

음식 주문하듯 약도 뚝딱?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맞춰 한시적으로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시행했다.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감염원으로부터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원격의료의 틀을 세워보겠다고 나선 비대면 진료서비스의 최근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2019년 12월 처음 등장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제공되며 뉴노멀(new normal)의 세계로 진입했다. 바이러스 감염 방지와 격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철통같던 의료 분야에서도 비대면 시스템 도입이 논의됐다. 

5분 만에…

이후 지난해 12월 감염병 예방법이 개정돼 재난 발생 시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화상으로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다. 정부가 지난해 2월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는 이때 마련됐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에서 혁신과 기존 업계 질서 사이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 A씨는 원격진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 병원에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고 싶다는 요청을 보냈다. 병원에선 이전에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물었고 ‘향정신성’으로 분류되는 약 이름을 대자 바로 한 달 치 가격을 계산해 알려줬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별도로 없었으며, 문자로 보내온 ‘복용 동의서’에 부작용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B씨는 원격진료 앱을 통해 의사에게 불면증 증세를 호소했다. 의사는 졸피뎀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졸피뎀은 불면증 단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수면효과를 유도한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 번에 졸피뎀을 28알 이상 처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복용 시 환각과 두통 증세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고 의존성이 강해 ‘향정신성’으로 분류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B씨가 원격진료 앱을 통해 졸피뎀 10알을 처방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이었다.

모바일 원격진료·처방약 배달 앱 ‘닥터나우’는 비대면 원격진료 이후 처방전을 내려준 뒤 약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앱에 접속하면 먼저 비급여 진료와 급여 진료가 구분돼 뜬다. 비급여 진료엔 다이어트, 여드름, 사후피임약, 발기부전, 탈모 등이 있다.

언택트 서비스 뉴노멀시대
아직 갈길 먼 비대면 의료

급여 진료에 속하는 증상은 정신과 공황장애, 방광염 질염, 감기, 복통, 통증, 만성질환 등이다. 해당 증상을 선택하면 연결된 병원에서 원격진료와 약 배달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앱으로 비대면 원격진료를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편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닥터나우는 구글 앱스토어에서 5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닥터나우에 따르면 월평균 이용자는 9만명이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닥터나우를 통해 원격진료를 받은 건수는 211만건을 넘어섰다.

앱 내 비대면 원격진료 후 작성한 리뷰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편리했다” “신세계를 경험했다”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앱을 통한 비대면 원격진료는 어디까지나 제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약식으로 이뤄진다. 그 때문에 개인 특성에 맞지 않는 처방을 내릴 우려가 높다. 기존 대면 진찰 시 의사는 환자의 유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통 오진-문진, 시진, 청진, 촉진, 타진을 한다.

반면 비대면 원격진료는 눈으로 보는 진료만 가능해 진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기 어렵다. 대면 진찰에 비해 오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서울 성동구에 소재한 병원의 한 의사는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진찰이 약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대면 진찰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1일 장기간 복용하던 통풍약을 처방받고자 앱을 통해 비대면 원격진료를 받은 C씨는 동명이인의 처방전을 받았다. 병원과 몇 번의 전화통화가 오고 간 후 자신의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이어트, 탈모, 발기부전…
약물 오·남용 문제 불거져

약물의 오·남용 문제도 따른다. 전문가들은 편리성을 무기로 다이어트 약·탈모 약·발기부전제 등 전문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약물이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인 대부분인 만큼 더욱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지침을 틈 타 플랫폼에서 의원의 진료와 약 배달 등이 성행했다. 특히 비급여 처방의 경우 의약품 안심 서비스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의약품 처방·조제 시 중복 처방의 우려가 있다”며 “약국에서는 마약류를 관리하는 통관시스템에 입력한다고 하더라도 이전 단계에서 스틸녹스나 졸피뎀 처방 등을 걸러낼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5일부터 올해 8월22일까지 비대면 진료 건수는 132만건, 원외 처방 건수는 87만 건이다. 향후 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진료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선포했다. 이에 비대면 원격진료를 정규 의료서비스로 편제하기 위한 방안 역시 모색될 예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속에 비대면 원격진료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약사는 “위드 코로나로 나아간다면, 이에 맞춰 비대면 진료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부작용이 큰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 등을 제외 하는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정부에 위드 코로나가 ‘단계적 일상 회복’인 만큼 비대면 진료 중단 등을 건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도 논란이 지속되자 대책을 강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를 열고 마약류 또는 오·남용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큰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 방안과 의료현장 내 불법 의료행위 근절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은?

또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제기한 우려에 대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필수 의료와 긴급한 경우에 한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의한다”면서 “저런 상황(무분별한 의약품 처방이나 택배 배송)이 발생되지 않도록 논의하고 진행해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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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