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세계에서 가장 ‘효’를 중시하는 나라인 한국.
그러나 끔찍한 패륜범죄는 잊을만하면 한국사회를 뒤흔들어놓습니다.
작년 보건복지부의 노인학대 현황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6년 4280건에서 2020년 6259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복지관에도, 야외에도 나가기 꺼려지는 지금,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은 집안에서조차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일요시사>는 서울특별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노인학대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Q. 노인 학대를 알아챌 수 있는 시그널은 무엇인가요?
거리를 가다가 어디서 집에서 큰 소리가 난다든지, 또 배회하는 어르신의 몸에 멍이라든지 흉터 자국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발견되거나 어르신이 무언가 고민이 있어 보이는 모습을 보고 한 번 말씀을 건네보신 다음 (시민이)신고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신고가 들어오면 어떤 식으로 조치가 이루어지나요?
일단 어르신과 학대 행위를 한 가족에 대한 기본정보를 파악하고, 그 이후에 이제 현장조사를 통해 어르신의 욕구나 학대 행위자가 왜 학대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부분을 파악하고, 바로 즉각적인 분리가 필요한 상황일 때는 어르신에 대한 임시보호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인학대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집단은 친족, 특히 배우자와 아들이었으며 ‘방임’보다 ‘신체적, 정서적 학대’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Q. 인상적이었던 사례가 있다면?
‘알콜릭(알콜중독)’이 있는 아들이 어르신을 학대하는 게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어르신 가정에 방문해보니 실질적으로 어르신 얼굴과 몸에 멍이 좀 심하신 상황이었어요.
어르신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사이에 행위자분이 술에 취해서 들어오셨어요.
그 학대 행위자를 잠깐 막아 놨을 때 어르신 짐 같은 것을 싸가지고(구출해서) 다른 자녀분들에게 인계했고.
현재 어르신은 요양병원에 입소하셔서 잘 지내시고 있는 것까지 확인한 상태입니다.
Q. 재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이 있나요?
상담사들이 계속 (피해자의)우울감이 낮춰질 수 있도록 개입하기도 하고, 교육을 통해서 접근하기도 하면서 재학대 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Q. 사회적으로 미비한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장기요양법상 (노인)2.5명당 (보호사)1명으로 지정되어있지만 업무환경은 3교대로 이루어져있고, 24시간 케어하다 보면 1인당 감당해야 할 인원수가 10명 정도로 초과해요.
피로해지고 힘들다 보면 어르신들에 대한 케어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바야흐로 노인 인구 820만명 시대, 한국은 2017년에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는 전국 18개소에 불과합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머지않은 지금,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더불어 보호사의 처우개선이 절실해 보입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취재: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