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낡은 건물이 있습니다. 아버지 명의로 25년이 될 만큼 낡은 건물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리모델링을 하게 됐고, 기존 담장도 철거하고 새로 지었습니다. 그런데 담장 부분이 사실은 옆집의 토지를 침범하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옆집 주인이 자신의 땅을 침범했다며 저에게 담장을 철거하고 철거일까지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년이 지난 건물이라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것은 알고 있는데, 제가 리모델링하면서 철거했다가 다시 지어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A] 점유취득시효는 민법 제245조 제1항에 따라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돼있습니다. 이는 외관상 권리가 존재하는 것처럼 상당기간 계속되는 경우 그것이 진정의 권리관계와 불일치하더라도 그 외관상의 권리자에게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먼저 1필의 토지의 일부에 대해서도 점유취득시효가 인정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대법원은 “일필의 토지의 일부에 대한 시효취득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부분이 다른 부분과 구분되어 시효취득자의 점유에 속한다는 것을 인식하기에 족한 객관적 징표가 계속해 존재할 것을 요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89년 4월25일 선고 88다카9494 판결).
그러므로 일필의 토지의 일부라도 담장과 같이 다른 부분과 구분하는 객관적 징표가 계속해서 존재한다면 점유취득시효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담자의 경우와 같이 기존 담장을 철거한 후 새로 지었다면 점유취득시효는 어떻게 될까요? 이에 대해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현재 담장의 기초 부분은 새롭게 시공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아버지가 원래 설치했던 담장과 일체로 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점, 기초 부분을 남겨두고 윗부분만 철거해 담장을 시공했으며, 피고가 담장을 설치하며 새롭게 경계를 침범했다면 바닥 콘크리트를 파쇄하는 등 토지를 파내는 작업이 없었던 점 등을 이유로 20년간 점유한 사실은 그대로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기존 담장을 철거하고 새로 시공했더라도 토지를 파내는 등 점유의 계속이 끊겼다고 볼 정도의 공사가 아니었던 이상 기존의 점유취득시효의 효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상담자의 경우 담장을 리모델링한 것은 점유의 계속을 끊기게 할 만한 것이 아닌 이상 이미 완성된 점유취득시효의 효력은 그대로 존재합니다. 점유취득시효의 효력을 주장하셔서 소송에 대응하시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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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