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흙수저 신화' 이수진 야놀자 대표

모텔 벨보이 10조를 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숙박 레저 플랫폼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소프트뱅크 투자로 10조원으로 치솟게 됐다. 모텔 종업원으로 시작해 10조원 가치의 회사를 일군 이수진 야놀자 대표의 흙수저 신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1위 여행 플랫폼인 야놀자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비전펀드의 한국 벤처 투자 규모로는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야놀자는 2023년께 미국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손정의 선택
2조원 베팅

야놀자는 지난 15일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비전펀드는 야놀자 지분 2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벤처캐피털(VC) 등 기존 주주의 지분 인수에 약 1조원, 신주 인수에 약 1조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야놀자는 약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조원의 비상장사)에 등극하게 됐다. 

계약이 확정되면 야놀자는 쿠팡에 이어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은 두 번째 기업이 된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달러(약 3조4350억원)을 투자받았다.

야놀자는 1000만 다운로드(구글)를 달성한 국내 최초의 여행앱으로, 명실상부한 업계 1위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야놀자 앱을 이용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만 3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야놀자가 세계적 기술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 2005년 모텔 정보 온라인 공유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는 숙박 외에도 항공·KTX·렌터카·레저상품 등 여행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판매하는 ‘슈퍼앱’으로 변모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호텔·레저시설·식당 등 여가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에 나선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여가 부문에서 B2C 플랫폼과 B2B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거머쥔 것이다. 

호텔을 예로 들면, 야놀자는 예약부터 객실 관리, 사업 운영 등 자산관리 전 과정을 자동화한 솔루션을 판매한다. 이 부문에서 야놀자는 지난 2019년 세계 2위 호텔 자산관리 시스템(PMS)기업인 인도의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 

소프트뱅크, 지분 10% 주식 매입 의결
거래 성사 땐 야놀자 기업가치 10조원

1위 업체는 10여년 전부터 관련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 오라클인데, 야놀자는 1~2년 내에 오라클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정의 회장의 파격적인 투자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금을 받게 될 이수진 야놀자 대표를 향해 자연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이다. 

이 대표의 과거 인터뷰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됐다. 중학교 1학년에는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당시 소작농이었던 작은 아버지와 함께 살며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후 전문대를 졸업한 이 대표는 무작정 상경해 고모 집에 얹혀 살며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 당시 모았던 돈 약 4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했지만 잘못된 투자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고모 집을 나와 숙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찾은 것이 모텔 종업원이었다. 2년여간 모텔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여러 사업을 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하게 된 일이 ‘모텔투어’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2005년 ‘모텔투어’ 인수는 그의 사업 인생을 바꾸는 변곡점이 됐다. 모텔투어는 당시 회원 수가 20만명에 이르는 업계 3위의 인터넷 카페였다. 이 대표는 과감히 모텔투어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고 모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모텔 홍보 사이트에서 이용자와 숙박업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는데 사실상 야놀자의 원형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청소부 시작
끝없는 노력

야놀자는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이 대표 지인의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숙박업계로 한정하지 않고 제휴 업소를 늘렸다. 모텔만이 아니라 데이트 코스 등을 소개하며 콘텐츠도 다각화했다. 

그러던 차에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다. 이 대표는 시장 변화를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단기간에 이용자 수십만명을 확보했다. 확신을 얻은 이 대표는 앱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찾고자 했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야놀자는 이후 사세를 급속히 확장해가면서 국내 1위 숙박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에는 싱가포르투자청(이하 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1억8000만달러 투자받기도 했다.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1조원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중에도 야놀자의 성장세는 지속 중이다. 해외여행 수요 상당수를 국내로 흡수한 영향이다.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9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9년 기준 이수진 대표의 야놀자 지분은 특수관계자 포함 41.62%다. 비전펀드 투자로 인한 지분율 희석을 감안해도 이 대표는 지분 가치로만 3조원가량의 주식 부자 대열에 오르게 된다.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수수하고 인간적인’ 창업자로 통한다. 이 대표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직원들은 대부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평소 청바지를 즐겨 입고 옷차림도 수수해서다. 신입사원에게도 깎듯이 존댓말을 사용한다. 

엇갈린 평가
모텔업 혁신

야놀자의 한 직원은 “회사 사주들은 세련되고 차가운 분위기 같은 게 있는데 이 대표는 비싼 옷을 절대 입지 않고 중저가 옷만 입어서인지 그냥 일반 직원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담배는 피우지 않지만 술은 종종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야근하다가 이 대표의 ‘벙개’(번개 같이 빠른 모임) 제의에 ‘치맥(치킨+맥주) 회식’을 한 직원도 적지 않다.  

밖에서 이 대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모텔업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원성도 높았다. 3년 전만 해도 야놀자는 가맹사업을 했다. 모텔 점주가 일정 비용의 가맹비를 내고 야놀자 회원이 되면 예약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가맹비와 예약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방식에 대해 ‘이중 수수료’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를 테면 100실 규모의 모텔을 소유한 점주는 100실에 대한 가맹비를 내고 매월 실제 예약이 이뤄진 객실 수에 따른 예약 수수료 10%를 또 냈다.

한 야놀자 가맹점 점주는 “공실인 객실에 대한 가맹비를 내고 실제 사용 객실료 4만원 받으면 또 4000원을 떼줬다”며 “여기에 정기 감사에서 지적을 받으면 리모델링도 해야 하니 지금 생각해보면 야놀자 배만 불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모텔 일해 종자돈 모아 ‘모텔투어’ 인수
업소 연결·데이트코스 소개 ‘주춧돌’로

야놀자는 현재는 가맹사업을 하지 않고 예약 서비스만 제공한다. 모텔업계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높은 평가도 나온다. 야놀자가 등장한 2005년을 전후로 모텔 시장 흐름이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

국내 모텔업계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호황을 맞았다. 정부가 밀려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 마련을 위해 모텔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지원했다. 

당시 주요 상권의 모텔은 관광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추게 됐고 공주방, 거울방처럼 객실마다 색다른 주제의 인테리어가 도입됐다. 하지만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유흥업소와 연계해 음성적으로 영업했던 모텔은 철퇴를 맞았고 손님이 확 줄어 혼란에 빠졌다.

이 틈을 뚫고 2005년 모텔 등 중소형 숙박시설 예약업체인 야놀자가 등장했다. 이전에는 모텔 외관만 보고 선택했지만 야놀자 등장 이후 객실 내부 사진에 이용 후기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기 주요 모텔 이용객이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20~30대로 확대됐다.

객실 내부 인테리어뿐 아니라 PC나 게임기 같은 부대시설에 대한 정보까지 공개되면서 모텔은 ‘노는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모텔 내부정보 공개가 음지에 있던 모텔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야놀자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놀이터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숙박앱의 제휴점 계약 체결 과정을 점검한 결과 야놀자 등이 광고상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계약서에 제대로 적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중소기업중앙회의 ‘숙박앱 활용업체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소 94.8%는 ‘숙박앱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상생 이슈 부담
남은 숙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연일 커지는 상황에서 야놀자는 상생 이슈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숙박앱 혁신을 이끌며 흙수저 성공신화를 쓴 이 대표가 ‘야놀자 매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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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