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연애에 빠진 요즘 예능프로그램 리얼 후기

대놓고 바람 피고 내놓고 음주방송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을 뜻하는 PC주의가 국내 미디어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나 동물 학대, 지나친 선정성, 범죄의 묘사, 술·담배 등의 장면에는 어김없이 냉혹한 여론이 형성된다. 여러 제재가 있음에도, 국내 방송계는 여전히 금기에 도전 중이다. 특히 술을 소재로 한 예능이 범람하고 있으며, 연애 예능도 이전에는 없었던 독한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애주가로 불리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예능인 신동엽이 녹화 끝나고 스태프들과 늘 한 잔씩 기울이는 애주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tvN <신서유기>의 규현은 술을 좋아해 ‘조정뱅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 외에도 많은 스타가 술을 즐기는 것을 편히 말했다. 

금기와 
대리만족

1년에 36억병의 소주를 먹는 국내 정서에 술을 즐기는 라이프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편안함과 익숙함이 무기인 예능인들에게 술로 인한 큰 문제가 없었다면 대체로 친숙한 이미지를 준다. 

tvN <인생술집>은 이러한 대중의 코드를 읽어내며 방송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강수를 뒀다. 연예게 대표 주당인 신동엽을 MC를 전면에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술을 통해 연예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호평과 동시에 음주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018년 12월17일 <인생술집>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줬다. 방심위는 당시 “출연자 간의 대화보다 음주 장면을 지나치게 부각해 자칫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거나 음주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비록 비판 의견이 있긴 했으나 2016년 1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장수한 프로그램이다. <인생술집>의 안정적인 성공 이후 술 예능이 생겼다. 채널 십오야의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는 규현이 지인들과 술 한 잔하는 장면을 관찰 예능으로 공개했다. 

규현은 막걸리 소주, 옛날 양주, 전통주 등 술을 가리지 않고 마셨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고, 새로운 게임을 배우기도 했으며, 각종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찾기도 했다. 유튜브 조회수 200~300만을 기록하는 등 웬만한 예능프로그램보다 더 강력한 화력을 보였다. 

규현은 이를 통해 단독 MC로서도 손색없는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서유기>에서 친분을 맺은 뒤 출연진의 특성을 개발하는 데 특출한 능력을 가진 나영석 사단의 재기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술 예능이 호평을 받자 갑작스럽게 대다수 채널에서 술 예능을 론칭한다. 술을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대거 나왔다. 술을 소재로 저마다 조금씩 내용을 비튼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한다. 

먼저 지난 9일 KBS 웹 예능 <조세호의 와인바>가 술 예능의 시동을 걸었다. 조세호가 ‘조믈리에’라는 부캐로 바(Bar)를 차린다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와인이나 샴페인 등에는 문외한인 조세호가 실제로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붙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지인 혹은 게스트와 함께 즐기는 방송이다.

먹고 취하고 즐기는 취중 프로    
지상파·OTT 가리지 않고 제작

외국 술을 알고 싶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첫 화 게스트로는 차태현이 등장했다. 아직까지는 1회까지밖에 나오지 않아 프로그램의 정확한 기획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채널 S의 <신과 함께>는 지난 16일 시즌2를 맞이했다. 신동엽을 비롯해 성시경, 이용진, 박선영, 시우민 등 연예계 애주가들이 특별한 날 어떤 술과 안주를 먹을지 고민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조합의 안주를 추천해주는 포맷이다.

시즌1은 주문자들의 사연에 맞춘 주식을 선보이며 애주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MC들은 술을 마시며 더욱 솔직한 토크로 웃음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는 26일에는 IHQ, 디스커버리 채널의 새 예능프로그램 <마시는 녀석들>이 첫 방송된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인 <마시는 녀석들>은 그동안 먹방계의 블루오션이었던 ‘안주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으로 주류에 따라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다. 

<마시는 녀석들>은 무분별한 음주 문화를 지양하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스포츠, 친목 등 야외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미식가와 애주가들의 대리만족을 선사할 예정이다.

다채로운 매력의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높고 건전한 애주가로 알려진 배우 이종혁, 코미디언 장동민, 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 골든차일드 이장준이 출연한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앞둔 <백스피릿>도 새로 론칭하는 술 예능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과 마주 앉아 술 한 잔 기울이며 술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다. 

나영석 PD부터 ‘배구 여제’ 김연경, 배우 김희애 등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이미 소문이 났다.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했던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박희연 PD가 백 대표와 다시 손잡았다.

이렇듯 술 예능이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했다는 데 기인한다. 과거 지상파와 일부 케이블 채널 등 이른바 올드 미디어가 채널의 전부였던 때에는 집단이 미디어를 소비한다는 마인드로 인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술을 소재로 하는 건 터부시됐다. 

채널 개인화
아이템 오버

하지만 최근 채널의 개인화가 이뤄지면서 누구나 즐기는 술을 예능으로 활용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문화로 번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에도 술 예능이 한창 나왔었다.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았는데, tvN <삼시세끼>나 SBS <미운우리새끼> 등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조금씩 나오면서 비판 의식이 옅어졌다”며 “사실 술은 누구나가 즐기는 소재라서 금기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청소년에게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는 제작되는 게 무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술과 함께 또 하나 범람하고 있는 예능 소재가 있다. 바로 연애 예능이다. MBC <사랑의 스튜디오>를 비롯해 SBS <짝>, 채널A <하트시그널> 등 국내 연애 예능 계보가 존재한다. 

최근 들어 각종 채널에서 연애 예능을 제작하고 있다. 다만 뻔한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금기시 되는 부분을 갖고 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와 tvN <환승연애>다.

먼저 <체인지 데이즈>는 위기의 세 커플이 제주도 팬션에서 일주일 동안 생활하면서 다른 커플의 이성과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겹도록 다투면서 소통이 되지 않기도 하고, 너무 오랜 기간 연인으로 지내다 보니 설렘이 완전히 사라진 커플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게 포인트다. 

다만 내 연인, 그리고 상대의 연인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이성과 스킨십이나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탄다. 타인에 대한 인의예지를 강조하는 국내 사회에서 그야말로 ‘금기’에 해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공개된다. 

그 과정에서 내 연인이 이성과 잘 지내는 것이 못마땅해 괜히 다른 이성과 더 잘 지내보려는 노력이 꼭 예뻐 보이지만은 않는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 그저 본능에 이끌리는 것 같은 장면도 눈에 띈다.

출연자에게 너무 리스크가 큰 설정 탓에 자신의 업종에서 홍보하기 위해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한다. 


강력한 본능
판단력 상실

일각에서는 <체인지 데이즈>가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대리만족감을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애하면서 다른 연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냐는 추측에서 비롯된다. 비록 옳다고 할 수 없겠지만, 머릿속에만 있던 상상이 현실로 펼쳐지는 게 <체인지 데이즈>의 묘미라는 것. 

<환승연애>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귀었다가 헤어진 네 커플이 한 곳에서 지내며 새로운 인연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다만 커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내 연인이 누군지 밝히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채널A <하트시그널>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포맷이다. 달라진 건 한 번 헤어진 커플이라는 것.

이른바 ‘마라맛’이라 불릴 정도로 독한 설정을 끌고 왔다. 정작 방송은 이별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건전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랑의 속도가 서로 다르듯 이별 앞에서도 각자 다른 시계가 흘러간다.

이미 헤어짐을 완전히 받아들인 남자와 아직 헤어진 것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다가 전 남자친구를 만나고 이별했다는 것을 깨달은 여자, 완전히 잊은 줄 알았는데 여전히 미련이 있다는 것을 안 여자와 미련이 있는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마음이 굳어버린 남자 등 현실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이별 이야기를 생중계 보듯 관찰하게 된다. 

다른 연애 예능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 대신 이별의 슬픔에 공감하며 눈물짓게 된다. SBS <룸메이트>의 박상혁 CP와 나영석 사단에서 <삼시세끼> <여름방학> 등 힐링 예능의 선두주자에 있었던 이진주 PD의 합작품이다. 

박상혁 CP는 “새로운 연인의 후기를 전할 때 먼저 만났던 사람에게 후기를 들으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새로운 사람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으니까.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환승연애>에서는 가능하다”며 “설정은 강하지만 내용에는 힐링이 있다. 이게 가능할 수 있는 건 출연자들의 진심 덕분”이라고 말했다. 

돌싱에 스와핑까지…짝짓기 예능의 변화
‘잠자리 안 돼’ 비틀어 찾는 자극 포인트

두 프로그램이 연애 예능의 새로운 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새로운 연애 예능이 나오고 있다. IHQ에서 방송된 <리더의 연애>는 최근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 리더와 다섯명의 스타가 데이트 시간을 갖고 매칭되는 포맷이다. 

배우 한정수와 배구선수 출신 김요한, 개그맨 이상준, 야구선수 출신 이대형, 격투기 선수이자 가수인 이대원이 여성 리더와 데이트를 한다. 진행은 김구라와 박명수, 한혜진이 맡는다. 

여성 리더를 내세우며 시대의 흐름에 적절히 편승한 느낌이지만, 방송은 어딘가 어수선하다. 마치 데이트가 경쟁하듯이 치러지며, 여성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내쫓기는 형식이다. 모든 데이트 코스는 여성이 정한다. 새로운 방식을 도모했지만, 서로의 교감보다는 누가 더 여성에게 달콤한 남성인가를 겨루는 느낌이다. 

지난 14일 SBS Plus와 NQQ에서 동시 방송된 <나는 SOLO>는 SBS <짝>을 연출한 박규홍 PD의 신작이다. <짝>에서 보여준 사랑의 극사실주의를 보여준 박 PD는 <나는 SOLO>에서도 비슷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다만 사실주의에 너무 치중한 탓인지 로맨틱한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커플 유튜버로 유명한 손민수와 임라라는 새로운 커플의 호스트가 됐다. 왓챠 <러브&조이>를 통해서다. 네 쌍의 남사친(남자사람친구)과 여사친(여자사람친구)들이 출연해,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넘나든다.

친구로만 생각하던 상대방이 실제로 다른 이성과 있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질투를 조금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아니면 그동안 몰랐던 감정이 솟구치게 되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 <체인지 데이즈> <환승연애>의 순한 맛으로 정리된다.

MBN <돌싱글즈>는 이혼의 경험이 있는 8명의 남녀가 이른바 ‘돌싱 빌리지’에서 새로운 연인을 찾아간다는 포맷이다. <하트시그널>의 돌싱 버전이다. 한 번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미혼 남녀들과는 달리 훨씬 더 수위 높은 대화가 오간다. 

자녀에 대한 이야기,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이 비교적 자극적이다. 어쩌면 이혼을 경험해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겐 현실적인 조언과 정보가 되기도 한다. 

좀 더 자극적인 연애 버라이어티가 범람하는 이유로 한국식의 자극을 찾고 있는 형태라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미국 연애 버라이어티에는 남녀가 잠자리에 이루는 과정까지 여과 없이 보여주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아직 그 수위까지 갈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자극적인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더 세게
더 강하게

정덕현 평론가는 “요즘 연애 예능은 한국적인 ‘마라맛’을 찾고 있는 느낌이다. 외국 연애 예능은 성적인 부분까지 다 보여주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거기까진 쉽지 않다. 대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새로운 걸 찾는 것”이라며 “자극적인 예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어쩌면 한국 연애 예능의 한계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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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