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73)'말 많은 양식장' 통영 아쿠아넷 폐수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6.28 15:17:40
  • 호수 1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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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궁항마을이었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번 <일요신문고>는 폐수 방류로 인해 피해를 입은 통영의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최근 수산 양식 전문기업 아쿠아넷이 환경파괴를 일삼고 있다는 제보가 입수됐다. 아쿠아넷이 운영하는 양식장으로 인해 경남 통영 궁항마을 주민들이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책위 집회

궁항마을 주민은 마을 한복판에 비닐하우스가 생기면서 고통받고 있다. 궁항마을 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양식장의 오염된 물이 궁항마을 갯벌의 어패류를 병들게 하고 좁은 골목길에 차가 다니면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위원회는 피해 대책과 관련해 아쿠아넷과 협의를 시도했다. 지난 3월12일 아쿠아넷 대표와 위원회 5명과 주민 피해 대책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같은 달 19일까지 아쿠아넷은 위원회 요구사항과 관련한합의점을 찾았다.

8일 뒤 다시 만났지만 이전에 합의 내용과 전혀 달랐다. 아쿠아넷 측은 아쿠아넷이 국가사업인 부분이 있어 마음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태도를 바꿨던 것이다. 위원회 측은 “아쿠아넷 관계자와 다시 만났을 때도 이들은 ‘소음, 오염 등을 법에 맞춰 준수하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4월이 되자 아쿠아넷이 지은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염물로 인해 악취가 발생했다. 위원회는 해당 사실을 아쿠아넷 측에도 전달하고 해양경찰에 고발조치하기도 했다. 

궁항마을은 숙박과 갯벌 체험 및 바지락을 뿌려 키우는 수익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아쿠아넷이 지은 양식장으로 인해 오염물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갯벌과 어패류까지 썩게 했다는 게 위원회 주장이다. 

결국 위원회는 4월22일부터 아쿠아넷 양식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3차 집회까지 진행되면서 통영시청 직원과 면담까지 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5월21일 위원회 5명과 통영시청 직원 3명과 2차면담이 진행됐다. 위원회는 요구사항과 함께 호소문까지 통영시청 직원에게 전달했다.

호소문에는 ‘궁항마을에 있는 아쿠아넷의 불법 건축과 폐수 방류로 인해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문구가 담겼다. 또 ‘아쿠아넷은 약속을 져버리고 흉물스러운 대형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태풍이 불 경우 안정성이 불안해 주민에게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악취·소음 등 주민들 고통 호소
국가보조금 지원받은 국비 사업

폐수로 인한 악취로 주민들이 힘들어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들은 ‘(아쿠아넷 직원이)마을 사람을 속여 밤에 몰래 오염수 버리는 모습을 주민에게 발각됐다’며 바다가 오염된 건 폐수를 방류하고 나서부터’라고 주장했다. (중략) ‘조용한 주거지 전용에 양식장이 들어서는 것을 동의할 수 없으며 환경문제를 고려해 양식을 철수를 검토해달라’고도 호소했다. 

결국 5월26일 통영시청 건설과는 아쿠아넷 양식장을 원상복구하라고 통보했으나 이후에도 폐수로 인한 악취가 진동했다. 5월 말까지 원상복구가 되지 않자 위원회는 지난 1일 마을회관으로 향했는데 아쿠아넷 직원들이 마을회관의 진입을 방해했다. 

요구사항이 조율되지 않자 위원회는 매주 금요일 통영시청 앞과 아쿠아넷 앞에서 집회를 재개했다. 그러던 중 지난 18일 아쿠아넷은 ‘마을 발전기금에 대한 안내문’ 현수막을 설치했다.

현수막에 따르면 아쿠아넷은 지난해 1월23일 250만원, 5월27일 1000만원을 전달했다. 또 같은 해 12월 마을 주민이 금액 1000만원이 적다면서 1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경고 안내문’이라는 제목으로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에 대해 영업손실, 명예훼손, 정신적 피해 등이 담겼다. 

궁항마을의 한 주민은 “아쿠아넷이나 통영시청은 주민들과 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성어 양식에서는 당연히 악취와 오염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양식장 착공식 때 ‘궁항 마을주민과 협의를 잘 해서 주차장 공간 확보 및 조경시설도 갖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주민들은 바지락 종패를 뿌려 키워 얻는 수익과 ‘갯벌 체험’ 행사 및 관광·숙박 등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마을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갯벌 오염으로 어패류 수익은 물론 관광객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아쿠아넷 측은 이와 상반된 입장이다. 지자체의 정식 허가를 받아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았으며 양식장 건립 허가부터 완공까지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아쿠아넷 대표는 “국가 소유 공공재인 궁항마을 바다와 지선을 어촌계가 권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바다를 이용해야 하는 아쿠아넷의 약점을 이용하면서 회사 상대로 공갈, 협박, 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을과의 공존공생과 상생의 원칙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한 뒤 국가 지원사업을 진행해 수산양식산업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아쿠아넷이 설치한 양식장은 건축법상 위법 사항이 없다. 이 건축물은 국비사업을 받아 지었다. 갈등이 된 부분은 기존 아쿠아넷 부지와 국유지 사이에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도로”라고 말했다. 

“위법 아니다”


이어 “해당 부분에 신축 건물을 올리는 동안 자재가 국유지의 일정 부분에 점령하고 있었다. 주민이 요구하는 상황인 파이프 제거 등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음과 관련해서 경찰관이 현장에 와서 점검했고 기준치 이하로 나온다고 해서 조율된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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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