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다시 서는 '봉달이' 이봉주

달리고 싶은 국민 마라토너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이봉주는 지난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병을 진단받았다. 1년8개월간 투병 생활을 한 그는 성공 확률이 낮다는 수술을 결정했고, 지난 7일 7시간에 가까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수술을 마친 이봉주는 근황을 알리며 다시 달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봉주의 쾌유를 기원하며 동료 스포츠 선수들과 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나섰다. 응원에 힘입은 이봉주는 “꿋꿋하게 이겨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봉주는 한국 마라톤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수많은 마라톤 대회들에 출전하며 큰 족적을 남긴 그는 예능 방송에도 출연하며 순수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근육 이상
투병 생활

지난해에 그는 고정 예능 <뭉쳐야 찬다> 출연을 통해 그라운드 위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봉출귀몰’ ‘무한체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예능에서도 그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직 야구선수 양준혁은 “경기를 뛰는 40분 동안 자신은 정말 조금 뛰는데 이봉주는 10km를 뛴다”며 “카메라가 어디를 잡아도 항상 앵글에 잡혀 이봉주가 언제나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 마라토너답게 근성 축구를 선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봉주는 지난해 2월 훈련을 위해 떠난 사이판에서 출연자들과 폐타이어를 허리에 끼고 하는 훈련을 진행한 뒤 몸에 무리가 생겼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부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프로그램을 쉬면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봉주는 복귀할 수 없었다. 좀처럼 회복에 차도가 없어서다.

이후 <뭉쳐야 찬다> 마지막 회에서 지팡이를 짚고 나와 근황을 알렸다. 그의 투병 소식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가 밝힌 병명은 ‘근육긴장이상증’이다. 근육긴장이상증은 뇌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명령 체계에 문제가 생겨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스스로 긴장, 수축하는 질환을 말한다. 몸을 펼 수 없고, 근육이 비틀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주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세다.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봉주의 경우 증세가 심해 치료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의 몸에는 몸을 지지하기 위해 압박 붕대가 감겨 있었다.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 한방, 경락 마사지 등까지 시행했다.

그러나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걷기도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는 결국 휠체어에 앉아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일상생활은 중단됐고, 활동을 중단하면서 수입도 끊기는 어려움에 처했다. 오랜 기간 치료한 탓에 심신장애까지 겪게 됐다. 

길어진 투병 생활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위축돼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 다녔다는 이봉주는 방송 출연을 결심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병을 알려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처럼 병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근육긴장 이상증 진단…고통의 나날
어려운 수술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1년이 넘게 병을 앓던 이봉주는 전과는 다르게 살이 5kg 빠진 채 스틱을 짚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방송에 출연한 이봉주는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 없이는 걷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통증은 줄었지만 여전히 허리를 펴지 못하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봉주는 한 예능에 출연해 “현재 제일 중요한 고비인 것 같다”며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기간을 정말 잘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마라톤을 해왔듯이 마라톤처럼 하면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늘 그렇듯 정신력으로 버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상황과 반드시 완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특히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서는 “아프게 되니 육상의 기본을 가르쳐 준 코치님 생각이 많이 났다”며 “성공적인 마라토너 인생의 토대를 만들어 준 코치님을 만나면 큰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방송을 통해 근황을 전하며 전해지자, 팬들은 이봉주를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천안시는 이봉주를 응원하는 마라톤대회까지 개최하는 등 주변에서도 그를 지속적으로 응원했다. 이런 가운데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튜브를 통해 근육긴장이상증의 발병 원인을 찾았다는 것. 

고민 끝에
수술 결정

척추 6, 7번 쪽에 낭종이 생겨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다만 당시에는 원인 자체를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비치료와 수술 사이에서 고민했다.

이봉주는 수술을 마지막 선택으로 여겼다. 수술을 하게 되면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낭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척추에 1.5cm에 달하는 구멍을 뚫어 현미경으로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또 척추에 바늘만 넣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살을 열어서 하는 수술이다. 

이봉주는 “저보다도 안사람이 수술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며 “수술이든 일반 치료든 고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에 대해서도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완치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발병 초기에는 누워서 잠을 자기도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잠도 충분히 자고 허리가 조금은 펴진 느낌이라는 것.

신경이 눌리지 않을 때 한 번씩 허리가 펴져 과거 허리를 바르게 세웠던 느낌이 있다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후 이봉주는 CT촬영을 진행한 뒤 낭종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앞둔 이봉주는 다시 봉주르 라이프를 외치고 싶고, 반드시 일어나 자신의 발로 뛰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약 7시간의 수술을 마친 이봉주는 수술 후 전처럼 머리와 배가 뛰지 않는다며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수술이 성공적이었음을 알렸다. 수술 당일 배 쪽에 미세한 경련이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복근 경련도 멈췄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도 경과가 좋지만, 앞으로 회복·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며 이봉주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을 시사했다.

쾌유 기원
모두 응원

이봉주는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수술을 잘 받았다”며 “반드시 달리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봉주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며 한층 더 회복된 상태의 이봉주의 근황을 알렸다.

앞서 천안시체육회는 이봉주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되자, 지난 4월 이봉주의 고향을 방문해 시민과 공무원 등으로부터 모금한 성금을 그에게 전달한 바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과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의 고향 집을 찾아가 격려했다.

박 시장은 “이봉주가 병마와 싸워 이기고 다시 일어나 힘차게 다시 뛸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봉주가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곳은 자신의 고향인 천안이다.

명실상부 한국 마라톤 레전드로 평가받는 그는 한국 마라톤의 역사를 다시 쓴 주역 중 하나다. 어려서부터 달리기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왕복 12km의 거리를 오가며 평소에도 스스로를 단련했다.

평발과 짝발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노력과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날씨가 궂은 날에도 굴하지 않고 새벽 4시면 일어나 개인훈련을 했다. 한창 연습할 시기에는 6개월 동안 마라톤 풀코스 거리인 42.195km를 40번 완주해냈다. 

평균 하루 반에 한 꼴로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당시에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된 육상부가 해체되는 아픔을 겪는 중에도 이봉주는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 이봉주의 재능을 알아본 팀에서 스카웃 뒤, 전국체전에 출전해 2위를 달성해 승승장구하는 듯싶었으나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부상까지 겹쳐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며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기록 역시 좀처럼 줄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봉주는 평소처럼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다. 

아파도 이웃 위해 봉사
주변서 많은 도움 손길

그 결과 1993년 호놀룰루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났다. 1995년 동아마라톤대회 우승을 하며 통해 이름도 알려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그는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마라톤은 이봉주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만큼의 업적들을 달성하는 등 이봉주 시대의 문을 열었다.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분류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1위와는 불과 3초밖에 차이나지 않았을 만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올림픽 마라톤 사상 최소 차이의 격차다. 

이봉주는 2001년 출전한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에도 많은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2009년에 전국체전에 출전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봉주는 40세에 은퇴하기까지 국제대회에서 44번 도전해 41번 완주를 했다. 훈련을 통해 완주한 거리까지 합치면 그가 뛴 거리는 지구 4바퀴에 이를 만큼 많은 시간을 달렸다. 현재까지도 이봉주가 세운 한국 신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 생활 제의도 받았으나 거절하고 치킨집, 홍보대사 등을 하며 마라톤 꿈나무를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는 제2, 제3의 이봉주 탄생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소 해오던 봉사활동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통해 이봉주의 인간적인 면모가 주목받았다.

전설의 귀환
“기다릴게요”

이봉주는 자신이 아픈 것은 방송국 탓이 아니라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뜻을 밝혔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7월부터 시작 예정인 재활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하고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육상 발전을 위해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봉주의 예능 도전
순수한 매력으로 시청자 사로잡다

이봉주의 첫 예능 도전은 2011년 출연했던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다. 봉달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이봉주는 의외의 댄스 실력과 입담을 뽐냈다. 

당시 봉달이 아저씨의 반란이라며 시청자들에게도 예능인으로써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출발 드림팀>에서는 조커 분장으로 분장만으로 스태프를 폭소시키는 가하면, <무한도전>에 출연해서도 ‘순수함’으로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었다. 

<자기야 백년손님> 출연을 통해서도 장인어른과의 케미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봉주의 어눌한 말투가 시청자들과 한층 더 교감할 수 있었던 정겨움의 상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후 <뭉쳐야 찬다> 고정 출연을 통해 스포츠 스타 특유의 진솔함과 순수함을 뽐내며 예능 대세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는 관측이 있다. 또 마라토너 특유의 ‘근성’과 ‘열정’을 뽐내며 역시 마라톤 레전드답다는 평가도 있다.

<뭉쳐야 찬다>를 통해 동네 초등학생까지 알아보며 이봉주에게 싸인 요구를 한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확실한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에 나오는 이봉주의 성격과 실제 성격이 비슷하다”며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성격으로 앞으로도 많은 예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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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