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파헤친다" 가상자산 칼 대는 국세청 표적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6.07 13:39:50
  • 호수 13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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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돈 끝까지 쫓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어떤 이에게 가상화폐는 취미이자 재테크 수단이다. 가상화폐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나면서 국세청은 가상자산 관련 TF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열풍이 식은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상화폐는 관련 책 출간을 비롯해 유튜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에 빠진 직장인이 늘었다. 

늘어나는 
범죄 악용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가상’의 화폐로 눈에 보이지 않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충분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가상화폐와 관련된 범죄 피해액은 수천억원대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 금액(추정치)은 2017년 4674억원,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 지난해 213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만 해도 지난 1~4월까지 가상화폐 관련 피해액은 942억원이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수조원에 달하는 가상화폐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관련 범죄 건수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41건(126명)이었던 가상자산 관련 범죄 단속 건수는 지난해 333건(560명)으로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가상화폐 관련 범죄에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가상화폐와 관련이 있는 6개 정부 부처가 피해 사례에 대해 한 번도 조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손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1년으로 기간을 좁혀도 가상화폐는 각종 범죄에 악용됐다. 지난 1년간 마약사범 가운데 20%가 가상화폐로 마약을 판매하는 등 가상화폐가 마약, 탈세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됐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한 20·30대가 관련 범죄에도 함께 연루되고 있다. 

코인 부작용↑ 1월 TF 신설
신종탈세유형·과세정보 수집 

지난 1일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국내에서 대마를 재배하거나 외국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다크웹(일반 검색엔진으로 찾을 수 없는 웹사이트)과 가상화폐로 유통·판매한 4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가상화폐를 송금해 마약류를 매수·투약한 472명도 적발했다.

경찰은 지난 5월까지 약 1년간 수사해 총 521명을 검거했다. 다크웹·가상화폐를 이용한 마약 사범은 같은 기간(2020년 5월~2021년 4월) 서울청이 검거한 전체 마약 사범(2658명) 중 19.6%에 해당됐다. 전체 마약 사범 5명 중 1명이 가상화폐로 마약을 사거나 팔았다는 의미다.


이번에 검거된 마약사범 수법은 이른바 가상화폐 세탁을 통해 마약 대금을 현금화한 것이다. 대개 마약 구매자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판매자의 텔레그램 아이디 등을 검색한 뒤 채팅을 신청해 흥정한다.

구매자가 거래를 결정하면 대금 지급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통해 진행된다. 판매자는 지정한 코인 지갑에 송금됐는지를 확인하고 구매자가 가져갈 수 있는 곳에 마약을 던진다.

판매자는 이후 최초에 어떤 사람에게 가상화폐를 받았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이른바 ‘코인 믹싱(세탁)’ 작업을 한 뒤 이를 현금화한다. 코인 믹싱은 코인이 지갑 A에서 지갑 B로 이동할 때 고유번호가 바뀐다는 점을 이용한 ‘가상화폐 세탁’ 작업이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면 1비트코인을 다양한 비율로 쪼개 수차례 다른 지갑으로 입금한 뒤 마지막으로 인출용 지갑에 모으는 방식이다. 지갑 이동 횟수만큼 고유번호가 바뀌어 이동 횟수가 늘어날수록 가장 처음의 고유번호를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마약 판매자들은 본인이 직접 믹싱 작업을 하지 않고 이를 대행해주는 업체를 주로 이용한다. 가상화폐는 마약 판매 수단으로뿐만 아니라 탈세에까지 사용되기도 했다.

불법행위
집중단속

국세청은 지난달 25일 치과의사 A씨가 고가의 비보험 현금 매출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이를 숨기기 위해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실을 적발했다. A씨가 가상화폐에 투자한 돈은 수십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구입한 뒤 유학 중인 자녀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유학자금을 사용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가상화폐와 관련된 범죄가 늘자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월, 서울청장 직할 첨단탈세방지담당관실에 가상자산TF를 신설했다. TF는 가상자산 연구·검증, 과세 정보 수집 등 과세를 위한 준비하고 있다. 첨단탈세방지담당관실은 신종 탈세 유형, 사이버거래 자료, 탈세 금융정보, 국제거래 관련 자료의 수집·분석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첨단탈세방지담당관실은 최신 탈세 기법을 분석하고 그 추적 방안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서울지방국세청에만 있는 기구다. 신종 탈세 유형, 사이버거래 관련 자료, 탈세 관련 금융정보, 국제거래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첨단탈세방지담당관실은 재계 저승사자로 유명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만큼이나 전국에서 영향력을 갖는 조직이다.  

이미 가상화폐를 이용한 신종 탈세 방법도 적발한 바 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지난 1월 “코로나19로 반사적 이익을 누리면서도 정당한 납세의무를 회피하는 경우는 공정성 관점에서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관련 조직 운영은 지난 3월 가상자산에 재산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 2416명을 적발해 정부 부처 최초로 약 366억원을 강제징수한 사실을 공개하며 암시됐다. 당시 국세청은 재산 은닉행위에 대해 새로운 기획분석을 추진하고, 외부기관 자료수집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징수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담당 조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조세 회피 사례도 지난 3월 이후 거의 매달마다 소개해왔다.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호화생활 중인 C씨는 체납액 27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수입 금액을 가상자산으로 39억원가량 은닉했다가 현금 징수를 당했다.

내년부터
과세 적용

정부는 오는 사업자 신고유예 기간 도중 불법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6월까지로 예정된 ‘범부처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불법 다단계, 사기, 유사수신, 해킹, 피싱·스미싱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가상자산 거래로 이익을 거뒀다면 내년부터 세금을 내야 한다. 과세를 유예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으나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상화폐 관리·감독은 금융위원회가 담당하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산업 육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은 그동안 사업자 관리·감독 및 제도 개선 등을 담당할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았다. 앞으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맡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관련 기구와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불법 행위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무조정실에서 가상자산 관계부처 태스크포스(이하 TF)를 운영하고, TF에 국세청과 관세청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 행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거래 투명성은 높이면서도 블록체인 기술발전 및 산업육성은 계속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 부처로서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는 예정대로 내년 소득분부터 적용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과 소득 간 형평성, 해외 주요국 과세 동향 등을 고려했다고 국조실은 설명했다.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20% 세율로 분리과세(기본 공제 금액 250만원)를 하게 되며, 2023년 5월부터 종합소득세 신고 때 첫 납부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수익이 발생할 경우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뺀 750만원에 대해 20%인 150만원을 세금으로 걷는다.

1000만원 벌면 150만원 세금
“주식보다 더 많다” 비판도

과세 시 1년간 여러 가상자산에서 낸 소득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손익 통산을 적용하지만 이월공제는 적용치 않는다. 국세청은 거래소와 실시간 협업으로 개인별 거래자료를 파악하고 과세 대상자를 걸러내는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오는 2023년부터 주식이나 채권 거래를 통한 양도차익은 ‘금융투자소득세’를 적용한다. 금융투자소득세는 5000만원까지 공제한 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린다.

일각에서는 주식보다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과 소득간 형평성, 주요국 과세 동향을 고려한 것 조치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상자산 과세 논란과 관련해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들에서는 조세 형평성상 과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 광풍이 불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선 “리스크가 큰 자산으로, 막대한 손실이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과세와 관련해 국세청 직원들은 가상화폐 공부에 돌입했다. 국세청 직원 50명은 6월부터 7월까지 가상화폐 집중 교육을 받는다.

국세청은 6월 중 ‘암호 화폐 이해와 활용, 세무’ 위탁 교육 과정을 개설하기로 하고, 최근 조달청 용역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교육과정 수행 업체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국세청 가상화폐 교육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조사국은 조사 요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매년 15개 정도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데, 올해 초 직원들에게 교육 수요를 조사했더니 가상자산 교육을 받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국세청은 본청과 지방청, 세무서에서 가상자산 분야를 주로 맡을 직원들을 선발해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해당 분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지식을 오래 가용할 수 있는 30·40대 젊은 직원들 위주로 교육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조사요원
공부 열풍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가상화폐 수익에 대한 과세를 1년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선이 열리는 내년부터 가상자산으로 인한 소득에 과세하겠다는 문재인정부 기조와 다른 입장이다. 이어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1년 때문에 젊은이에게 상실감이나 억울함을 줄 필요가 있나 싶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양도차익에 과세를 시작하는 2023년과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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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