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이중 결혼’을 주제로 한 영화다.
10여년 전 개봉했음에도 상당히 도발적인 소재다.
영화 속 인아는 ‘그’가 아닌 ‘그들’을 사랑하는데, 인아와 같은 사람을 ‘폴리아모리스트’라고 부른다.
여기서 ‘폴리아모리’란,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 ‘아모리’ 앞에 ‘많은’을 뜻하는 그리스어 ‘폴리’를 붙인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다자 간 연애’로 번역된다.
즉, 폴리아모리는 일 대 다수, 혹은 다수 대 다수의 연애 방식을 뜻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부일처제는 폴리아모리의 반대말인 ‘모노가미’(독점적 사랑)로 불린다.
폴리아모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모노가미’가 통제와 구속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관계 속에는 필연적으로 위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 폴리아모리 관계에서는 그 누구도 우위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더 행복하고 건전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자료만으로는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실제 폴리아모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Q. 폴리아모리를 언제부터 알게 되셨나요?
25살 때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교제를 하다가 인터넷에 ‘0000’라는 글을 한 번 접하게 되었는데 그런 쪽의 취향을 접하고 나서, 취향이 그렇게 바뀌게 된 것 같아요.
20대 중반 때 독신으로 살다가, 네이버 웹툰을 보고 알게 되었어요.
Q 혹시 폴리아모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아뇨, 오히려 편했어요.
기존 일반 연인들처럼 연애할 때는 서로 집착하고… 의견 갈등도 많고 그랬는데 독점을 안 하게 되니까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Q 폴리아모리에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폴리아모리가 유별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고, 보통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냥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연애를 한다는 거...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소수집단에 대해 낙인 찍고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외에는 이미 다수의 폴리아모리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우리나라에도 폴리아모리의 존재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
일대일 연애든 폴리아모리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폴리아모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애 방식으로 받아들여질까? 아니면 비윤리적 행위라고 비난을 받게 될까?
판단은 결국 각자의 몫이다.
총괄: 배승환
기획&취재: 강운지/김희구
촬영: 권도현
구성&편집: 김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