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아나운서가 살아남는 법은?

무기는 필템 인기는 득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하면 ‘배신’이라는 오명이 뒤따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언은 관례가 된 듯하다. 실제로 다양한 영역에서 인기를 얻은 아나운서들이 대거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아나운서 시절에 얻은 인기를 몰아 승승장구하는 방송인도 있지만, 오랫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도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아나운서계에도 존재한다.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은 20년 전만 해도 상당히 큰 이슈였다.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중 전현무와 함께 투톱으로 평가받는 김성주는 퇴사 당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오명

여러 오해가 불거져서 나온 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존 회사가 아닌 타 방송사에서 방송하는 것 자체가 역린을 건드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MBC 소속 당시 스포츠와 예능을 넘나들며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무려 1년 동안 일을 얻지 못한 것도 프리 선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의 연장선에 있다.

김성주와 관련한 이슈가 다른 아나운서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법도 한데, 수많은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KBS에서는 KBS2 <상상플러스>로 큰 인기를 얻은 노현정을 비롯해 박지윤, 이지애, 오정연, 최송현, 조수빈, 한석준, 전현무, 조우종 등 간판이라 불릴만한 아나운서들이 대거 퇴사했다. 최근에는 장윤정 남편으로 알려진 도경완과 전현무의 여자친구로 더 알려진 이혜성도 프리랜서가 됐다. 

MBC도 마찬가지다. 오상진과 문지애, 서현진, 김소정 등 얼굴을 알린 아나운서 모두 자유의 몸이 됐다. 

인기 아나운서들이 즐비했던 SBS에선 최근 물밀 듯이 빠져나왔다. 스포츠 캐스터의 원톱으로 꼽히는 배성재를 비롯해 ‘올림픽 여신’이었던 박선영, 어린 아나운서 중에 두각을 나타낸 장예원과 김환도 SBS를 떠났다.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행은 사실상 스카우트에 가깝다.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월급과 복지를 뒤로 하고 회사를 나온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아나운서들은 인기가 있더라도 쉽게 방송사를 퇴사하지 못한다고 한다. 회사를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불안함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은 스카우트로 봐야 한다. 대부분이 회사를 나오는 것에 엄청난 불안을 느낀다. 각종 연예기획사에서 이에 상응하는 계약금과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신자서 관행이 된 ‘독립 선언’
불안감 딛고 싸우는 그들의 세계

특히 최근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은 각 방송사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다. SBS의 배성재와 박선영, 장예원은 SBS ‘아나운서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스포츠 캐스터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매력을 보인 배성재는 스포츠 중계에 대한 욕심으로 SBS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SBS가 스포츠 중계권을 따지 못하면서 중계할 일이 없어졌다. 중계에 대한 마음이 커서 퇴사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배성재는 2021시즌 K리그 1 캐스터로 연맹 자체 중계진 사단에 합류했다. 퇴사 전부터 진행을 맡은 라디오 <배성재의 텐>은 유지 중이다. 이 외에도 각종 예능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다.

약 8년 넘게 <SBS 8 뉴스>를 진행한 박선영 아나운서는 교양형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그는 SKY채널 <헬로! 플레이트>, MBC <아무튼 출근!>, 채널S <신과 함께> 등에 출연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독보적인 텐션과 예능감을 선보인 장예원은 MBC 에브리원 <영화 왓수다>, tvN <월간 커넷트> 등에 출연하고 있다.

도경완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서 인지도를 높였으며, 이혜성도 KBS2 <해피투게더>를 비롯한 각종 예능에서 끼를 보여왔다. 각자만의 무기가 있었기에 프리랜서 선언이 가능해진 셈이다. 

특히 도경완은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뒤 각종 예능에 얼굴을 비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도장TV>까지 개설했다. 

생존

한 예능국 관계자는 “‘프리 아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간이 많이 남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반대로 불안감은 더 커진다. 프리랜서가 된다고 훨씬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인기가 있어야 행사도 들어오는 법”이라며 “프리랜서가 돼서 살아남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퇴사 후의  프리 아나운서 수입은?

MBC에서 퇴사한 후 책방을 운영하는 김소정은 약 4배가량 수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SBS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 신아영은 프리랜서 선언 후에 한 달 월급이 아나운서 때의 연봉이라고 했다. 무려 1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지상파 방송 3사 10년 차 아나운서의 경우 월급이 약 500만원에서 800만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프리랜서로서 연착륙에만 성공해도 10배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 

직장에서 벗어나다 보니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면서, 활동 범위도 넓어진다.

하지만 이는 인기 있는 자의 전유물로 스타 아나운서가 아닌 경우 퇴사 후에 오히려 더 열악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프리랜서가 되면서 경쟁자는 연예인이 된다. 인기와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아무래도 각종 행사에서 큰 돈을 받을 수 있으나, 이 역시도 인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도 굉장히 줄었다. 프리랜서 전보다 꼭 낫다고 보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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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