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수칠 때 떠난 김종인

윤석열 데리고 다시 돌아올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언했던 대로 당을 떠났다. 총선에 참패한 당을 맡은 지 1년 만에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당 안팎의 잡음은 끊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김종인의 정치력‘은 또 한 번 증명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다음날인 8일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승리에 대해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길 소원한다”고 밝혔다. 

또 증명된
김의 정치력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선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내려놓는 건 지난해 6월 취임한 지 10개월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고별사를 통해 국민의힘에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대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주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민생회복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종인 비대위’는 더 이상 외부인사에 운명을 맡기지 말고 스스로 혁신하자는 이른바 자강론에 막혀 무산될 뻔 했지만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선택받았다. 

“착각 말라” 가는 날까지 경고 메시지 
재보선 완승 안겨주고…당분간은 휴식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보수라는 말을 안 좋아한다”며 당내에 의도된 파열음을 만들어냈다. 일련의 변화는 중도층을 잡기 위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었다.

당 이름을 변경하고 기본소득이 명시된 정강·정책을 새로 만드는 등 당의 겉과 속을 다 바꿨다.

불편함을 느끼는 의원들과 보수진영의 비판도 적잖았지만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끊임없는 호남 구애 행보도 펼쳤다. 지난 여름 수해 때 여당보다 먼저 전라도를 찾았고 5·18 묘역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에도 대국민사과를 했다.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에서도 ‘김종인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1월만 해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세로 여겨졌지만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입당 카드를 던진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3월 협상으로 전격 방향을 틀었다. 결국 ‘기호 2번 단일화‘를 성공시켰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안 대표를 철저히 무시하는 언행을 안 좋게 보는 여론도 있었고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막은 것에도 비판적 시각이 상당했다. 

경제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들이 강력 반발한 법에 비교적 긍정적 입장을 보였던 것도 논란이 됐다. 재계에서는 국민의힘조차 기업들의 하소연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11개월 행보
압도적 평가

그러나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누구보다 김 위원장에게 비판적이었던 한 중진의원은 “결론적으로 김 위원장의 공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약 10개월 만에 물러나는 김 위원장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재추대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직자 노조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과 함께 한 지난 11개월이 ‘별의 순간’이었다”며 “붙잡고 싶지만 목소리가 작고 가진 힘이 없어 슬프다”고 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직히 잡고 싶다. 김 위원장만한 경륜가가 사실 주위에 찾기 어렵다”며 “그래도 내년도 우리 정권 창출, 정권 교체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 퇴임과 동시에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차기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까지 당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대표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지도체제, 안철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전당대회 개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선출 방식 변경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서울·부산 보궐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국민의힘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정당으로서 최대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내년 실시되는 대선에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당분간 국민의힘 내에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다만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엔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선거가 끝나면 일단 정치권을 좀 떠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에선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 위원장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김 위원장 체제 연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예정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성공
압도적 당선

김 위원장이 본인 말대로 완전히 정치권을 떠난다고 보는 이들은 없다. 언제든 복귀해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의 퇴임 소감을 뒤집어보면 알 수 있다.

당이 이번 재·보선 승리로 자만에 빠져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정권 창출의 길은 멀어진다. 대선을 앞두고 위기가 닥친다면, 자신이 또 다시 나서서 당을 구해내겠다는 숨은 의미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세간의 예상대로 그가 복귀를 한다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지난달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윤 전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대권 잠룡으로 불리고 있다. 

김 위원장도 꾸준히 윤 전 총장을 주시하는 모양새였다. 한때 그는 윤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붙잡았다”고 표현하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기도 했었다. 윤 전 총장이 결심만 선다면, 제1야당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김 위원장을 믿고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이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역할론에 무게를 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의당과 합당하고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 거취 문제 등을 정리할 것이라고 보고, 자신은 윤 전 총장과 범 보수진영을 엮는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윤 전 총장도 김 위원장과 손을 잡아야 실수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자연인, 할 수 있는 일 하겠다”
윤·안 세워 막후 ‘킹메이커’ 역할?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김 위원장의 역할은 매우 컸다. 그는 호남에서도 먹힐 수 있는 인물로, 대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시기와 김 위원장의 복귀는 관련이 매우 깊다. 김 위원장을 추대를 하는 한이 있어도 빨리 복귀를 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윤 전 총장의 결정이다. 대권도전을 결심하고 김 위원장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대선 전략 등에서 거의 전권을 줘야할 수도 있는데 쉽지 않은 판단이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만난 이후에 부정적 평가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또한 부담이다.

당장 특정 주자에 힘을 실지 않더라도 제1야당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선거 대응을 위해 당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2016년 19대 총선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주며 신화를 써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며 참패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맡은 그는 당명은 물론 정강·정책까지 바꿔가며 당에 혁신을 불어넣었다. 최순실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완전히 떠난다?
관건은 타이밍

사실상 이번 보궐선거의 승리는 그런 김 위원장의 ‘마법’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서울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에서 우세한 상황이 연출되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자칫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지휘 하에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성공했고. 최종적으로 오세훈 시장의 압도적인 당선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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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