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말 좋아하다…’ 잘리게 생긴 김우남 한국마사회장

말 좋아하더니 말로 망할 판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김우남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 회장은 국회의원을 지내던 당시 국감에서도 말과 관련된 제품을 언급할 정도로 말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말 전도사’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의원 재직 당시 보좌관이었던 측근을 마사회 비서실장으로 취임시키려는 과정에서 폭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회장은 취임 때부터 낙하산 인사 우려가 있다며 노조 측에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취임 직후 측근 채용 지시 의혹과 관련해 채용을 반대한 직원에게 폭언했던 녹취가 공개되며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마사회 채용 의혹과 관련해 신속한 감찰을 지시했다.

욕설, 막말…
진퇴 기로 

마사회는 대한민국에서 경마를 합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단체다. 마사회는 1949년 회명 변경 뒤, 많은 사람들이 회장 자리를 거쳐 갔다. 

새로운 회장이 임명될 때마다 마사회는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통 정부여당 출신 인사가 회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마사회 내부에서 승계돼 회장이 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 

일전에도 마사회는 낙하산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적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된 현명관 전 회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의 공약을 기획하고 마사회 회장직에 오르면서 논란이 됐다.

현 전 회장은 마사회에서 설립한 산하재단에서 과거 자신이 속했던 회사 출신 등을 임명하며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김 회장 역시 회장직에 임명되자, 낙하산 회장이라는 논란이 들끓었다.

그는 17~19대까지 국회의원을 3차례나 지냈던 인물이다.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그의 말 사랑은 남달랐다.

국회의원을 지내는 12년 동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위원을 맡으며, 말 산업 육성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국회 통과까지 이뤄내 정부가 말 산업 육성을 지원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도 큰 논란을 빚었다. 말 전문가답게 김 회장의 취임으로 위기에 빠진 마사회를 구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비서실 직원 채용 두고 담당자에 폭언
업무 미숙 질타? 대통령 직접 감찰 지시

취임식에서 김 회장은 침체에 빠진 마사회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크게 3가지를 내세웠다. 온라인 발매의 조속한 법제화를 통한 경영위기 극복과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 구축 및 내부 경영혁신을 통한 말 산업의 경쟁력 향상 등의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위기 상황을 선포했던 김 회장은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 김 회장은 취임 뒤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별채용하라고 지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마사회 인사담당자는 김 회장의 요청을 고사했다. 정부 지침과 관련해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김 회장은 만류하는 인사담당자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마사회는 회장이 비서실 직원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내규가 존재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채용비리가 우려된다며 해당 규정을 오는 6월까지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인사담당자가 해당 사실을 김 회장에게 전달했지만 그는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인사담당자가 마사회의 상급기관인 농림부에 측근의 채용 여부와 관련해 문의했는데, 농림부에서도 측근을 채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내로남불
측근 챙기기

이 같은 사실을 인사담당자가 김 회장에게 다시 전달하자 “그렇게 까지 할 일이냐”며 다시 폭언을 했다. 결국 김 회장은 자신의 측근을 비서실장 대신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인사담당자는 “군사 정권 시절부터 근무했던 사람인데 장성 출신 회장들에게도 이 정도의 폭언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당사자에게 언행에 대해 사과했지만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으니 부정채용이 아니라면서 인사담당자의 업무 미숙으로 질타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하자 김 회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말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국민께 죄송하다는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자문위원으로 채용했던 측근과 계약도 해지했지만 여론은 냉소적이다. 마사회 노조는 김 회장이 채용 문제 뿐 아니라 평소에도 폭언을 일삼았다며 퇴진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회장의 해당 논란을 정권의 마구잡이식 낙하산 인사 시스템의 민낯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측근 채용에 대해 내로남불의 행태라 비판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 인사나 기관장들이 측근을 채용하는 것에 대해 질책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국정감사에서도 농해수위의 피감기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와 농협, 마사회에게 거침없이 비위 의혹 부분을 지적해 국정감사에서 ‘저승사자’로 불렸다. 

과거 자신이 지적한 행위 
입장 바뀌자 똑같은 만행

또 김 회장은 의원 시절 공공기관장의 채용비리를 비판하는 정책 자료집까지 발간한 이력도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사건을 분석한 자료집에서 공공기관은 상명하복의 구조라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렵고, 직원들이 피해를 받기 쉽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마사회는 여러 논란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의 의혹까지 더해져 마사회에 대한 국민인식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원 조사 결과 마사회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조사 직전 기간에 지사장과 실무자를 대상으로 대책을 강구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마사회가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해 마련한 대응 지침에는 마사회에 우호적인 고객을 미리 선별해 조사원의 동선에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조사가 불시에 이뤄져야 함에도 마사회는 주관사로부터 조사 일정을 미리 입수하고, 조사원의 성향까지 알아냈다. 일부 마사회 지역본부에서는 조사 참가자로 직원의 가족까지 동원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마사회는 조작을 통해 3년 동안 고객만족도조사에서 S등급을 받았다. 먼저 조사를 받은 지사에서는 조사관의 얼굴을 CCTV로 무단으로 캡쳐해 다른 지사에 알리기도 했다.

그 결과 마사회는 해당 기관 임·직원의 성과급으로 100억원 이상을 챙겼다. 마사회는 조작 의혹을 부인했으나 지난 3월 감사원의 조사가 이뤄지자 사실을 시인했다.

마사회와 관련된 외국인 특혜 의혹도 드러났다. 마사회가 외국인 경마 도박단에게 마권 자동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무제한 베팅이 가능하게 하는 등 많은 특혜를 제공했고, 서울 워커힐 화상 경마장에서 200억원이 넘는 외화도 유출됐다는 의혹이다.

사고친
낙하산

감사원이 지난 2019년 가장 많은 마권이 발행된 경주를 분석한 결과, 마감 5분 전 내국인은 1분당 마권 1매를 구매한 반면 외국인은 분당 15매 구매가 가능했다. 외국인이 내국인에 비해 베팅에서 유리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내국인은 일반 발매 창구나 무인 발매기에서 순서를 기다려 순서대로 마권을 구매하지만, 외국인 경마 도박단은 각각 배치된 마사회 직원을 통해 무제한 베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사회가 내국인을 차별했다는 논란이 일자, 오는 5월부터 해당 경마장이 폐쇄되는 결정이 내려졌지만 국고를 유출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위기가 지속되자, 김 회장은 온라인 마권 판매 허용 법제화를 제시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회장이 마권 온라인 판매 카드를 꺼내고, 21대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마사회의 온라인 마권 허용을 뼈대로 한 법안을 4건 발의 해 힘을 보탰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소관위에서 계류 중이다. 

마사회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온라인 마권 판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열린 임시국회 농림부 소위원회에서 의원들과 농림부 차관의 설전이 오갔지만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농림부의 입장은 경마사업은 여전히 국민들에게 사행성이 강하다는 이유와 마사회에서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 점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도 온라인 마권 발매가 이뤄진다면 청소년 보호 문제와 경마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회장의 취임 전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마사회는 이미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다. 마사회의 매출은 1949년 설립 뒤 6·25 전쟁 때를 제외하고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첫 적자를 기록했다. 마사회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20년 매출은 1조850억원, 순손실은 4380억원이다. 

2019년 매출 7조4000억원과 비교했을 때와 크게 감소했다. 마사회는 현재 무관중으로 경마를 진행하고 있지만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김 회장의 취임 이후 마사회와 말과 관련된 사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마사회 전체까지 위기감이 조성된 와중에 국민의 신뢰까지 회복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부가 땅을 키우는 마음으로 국민 친화적인 사업 발굴과 민간 경쟁력 강화,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함께하는 말 산업 육성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마사회와 말 산업을 하는 많은 경영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말 전문가 김 회장은 취임으로 한껏 기대감이 높았으나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 됐다. 김 회장의 사과와 감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말에도 여론은 부정적이다. 

여론은 하루 만에 김 회장과 관련해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중 다시 악재가 발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레임덕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지시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엎친데
덮쳤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를 비롯해 공기관·공기업의 비위, 인사 문제는 여느 정권에서도 끊어낸 적이 없다. 마사회 뿐 아니라 다른 공기업의 문제까지 즉각 해결하려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차철우 기자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권 바뀌어도…
마사회 과거 논란은?

마사회 관련 논란은 과거에도 들끓었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때마다 정권은 마사회 비리 척결을 앞세웠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총리 재직시절 마사회의 비위 문제를 끊어내라고 강력하게 지시한 적 있다.

마사회는 과거 동물보호법 위반 논란, 박 전 대통령 정권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마방 이용 특혜 의혹 등을 겪은 바 있다.

마사회에서 경주마로 달린 뒤 은퇴 한 경주마 ‘승자예찬’은 폐사 처리했다던 이야기와 다르게 도살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법률상 경주마도 가축이기 때문에 도축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이 과정에서 학대가 있었다는 의혹이다. 마사회는 경주마의 은퇴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유라 마방 이용 특혜 의혹도 논란으로 번졌는데 과거 정유라의 개인 훈련을 위해 마방과 훈련장 이용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 시절 마사회에서 1560억짜리 중장기 발전 계획을 작성하고, 24억을 들여 정유라가 있던 국가대표 승마단을 지원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전해진다. 

마사회의 이 같은 행태에 정권이 바뀌어도 개혁은 이뤄지지 않고, 자신의 사람만을 앉히는 행위만 지속된다면 공기관·공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