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3℃맑음
  • 강릉 1.1℃맑음
  • 서울 -1.8℃맑음
  • 대전 1.4℃구름많음
  • 대구 2.1℃맑음
  • 울산 2.7℃맑음
  • 광주 4.6℃구름많음
  • 부산 3.3℃맑음
  • 고창 3.0℃흐림
  • 제주 8.7℃구름많음
  • 강화 -2.5℃맑음
  • 보은 0.3℃맑음
  • 금산 0.2℃구름조금
  • 강진군 4.6℃구름많음
  • 경주시 1.9℃맑음
  • 거제 4.3℃맑음
기상청 제공

1351

2021년 12월03일 17시10분

일요초대석


<일요초대석> ‘미나리’ 수입사 판씨네마 백명선 대표 “여우조연상 윤여정, 작품상은 <더파더>가 됐으면…”

URL복사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영화 수입배급사인 판씨네마의 백명선 대표의 일은 해외영화를 장바구니에 담는 일을 한다. 전 세계 각국의 마켓을 돌며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영화를 찾는다. 때로는 시나리오와 캐스팅 정보만 확인한 채 구매한다.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와 같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영화부터 <노예12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미나리>와 같은 예술성이 있는 영화도 사 온다. 판씨네마의 모든 길은 백 대표로 통한다. 
 

▲ ‘미나리’ 수입사 판씨네마 백명선 대표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고성준 기자

영화의 성공은 기적을 담보로 한다. 아무리 시나리오를 잘 쓰고 감독이 잘 찍고,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 해도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천운’이 따라야 1000만 관객을 넘긴다고 한다. 손익분기점만 넘겨도 성공으로 받아들인다. 손해를 보는 영화가 부지기수며, 개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기적

영화인들은 영화산업이 열매의 단맛을 느끼기까지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누가 봐도 잘 될 것 같은 작품이 힘을 못 내고 쓰러지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작품이 의외의 대박을 친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한국 영화도 앞날을 예견할 수 없는데, 타국에서 만든 영화를 국내로 들여오는 영화수입사의 처지는 말할 것도 없다. 시나리오와 캐스팅 정보만 보고 영화를 사와야 하는 긴박한 순간도 있다. 1년 동안 수입하는 10여개의 작품 중 하나만 잘 돼도 성공으로 쳐준다.

영화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 <트와일라잇> 등 대중성을 갖췄거나 <노예 12년> <미나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핵소고지> <청춘의 증언> 등 예술성이 분명한 작품을 수입한 판씨네마는 국내 영화계에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갖춘 수입사로 꼽힌다. 

“저희가 잡식성이에요. 어디서는 ‘판씨네마는 예술영화’라고 공식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냥 작품성만 봐요. 장르는 따지지 않아요. 저희가 구입하는 영화에는 일관성이 없어요. 퀄리티만 따져요.”

판씨네마의 모든 작품의 구매 선택은 백명선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한다. 먼저 본인이 선택하고 직원들과 상의하는 구조다. 70대가 넘는 지긋한 나이임에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감각적인 영화를 택한다. 

“영화를 선택하는 게 이삿짐도 아니고 복잡한 게 아니에요. 여러 손이 필요 없어요. 직원들하고 같이 사보고 했는데, 오히려 어중간한 작품을 고르게 되더라고요.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기투표인데, 매번 최고의 작품이 작품상을 받지는 않잖아요. 결정권자가 그 영화에 미쳐서 사야 더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갑질하는 건 아니고, 이게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열리면 그 옆에서는 일명 영화 마켓도 열린다. 수많은 나라의 영화 배급사가 자신의 영화를 사달라고 이른바 ‘호객행위’를 한다. 모래밭에서 진주를 찾아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하루에 많으면 시나리오 4개를 읽어야 하기도 한다. 한글도 아니고 외국어로 된 시나리오를 주어진 시간 내에 읽고 이해한 뒤 거액을 들이는 판단을 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도 뭐 속속 다 보진 않아요. 다른 회사의 경우 시나리오를 안 보고도 사기도 해요. 배우와 감독, 예산 정도만 확인하고 사기도 하죠. 그래도 저는 시나리오를 최대한 깊게 들여다봐요. 어차피 50:50인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키워야죠. 나머지는 운에 맡기고요.”

<미나리> <더파더> 수입, 기념비적인 업적
 “<미나리> 걸작은 맞는데, 고민도 많았다”

올해 판씨네마의 성과는 기념비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무려 세 작품이나 노미네이트됐다.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와 안소니 홉킨스가 주연한 <더 파더>가 작품상 및 다수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튀니지 영화 <피부를 판 남자>가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피부를 판 남자>는 국제영화상 후보 중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전에는 시나리오만 보고 작품을 사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안 사요. 너무 위험성이 커서. 세 영화 모두 미리 작품을 보고 샀어요. 세 작품 모두 정말 좋은 영화예요. 그런 영화를 골랐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죠.”

<미나리>는 독립영화계의 최고 권위를 가진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독립영화 중에 최고라는 의미가 있다. 선댄스영화제 수상작은 엄청난 사람들이 영화를 사겠다고 손을 내민다. 
 

▲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워낙 평가가 좋았던 영화인데, 영화를 미리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미나리>를 보고 크게 감동했죠. 그럼에도 고민이 좀 있었어요.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인데, 이민이라는 소재가 약간의 거부감도 있거든요. 영화가 좋다고 수익과 꼭 연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마케팅 업무에 들어가서부터는 이민이라는 단어를 뺐다. 최대한 가족애를 부각했다. 외국에서 만든 한국 영화라 해서 모두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현재 80만명이 넘게 이 영화를 봤다. 코로나19 시국에 놀라운 성과다.

“미국 배급사에서 매일 전화 와요. ‘<1917>보다 잘 됐냐, <작은 아씨들>하고 비교하면 어떠냐’라고 물어봐요. 신이 난 거죠.”

<미나리>는 오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한다. 무려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이다. 배우 윤여정이 속한 여우주연상과 각본 혹은 감독상 정도만 예상했는데, 스티븐 연까지 후보에 올랐다. 

“정말 예상도 못 했죠. 사실 한예리씨도 정말 연기를 잘했는데, 다 올려주긴 그랬는지 억지로 뺀 것 같아요. 정이삭 감독님도 노미네이트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대단하죠. 저는 윤여정씨가 꼭 상을 받았으면 좋겠고, 작품상은 사실 <더 파더>가 받았으면 해요. 그 영화도 정말 좋은 영화거든요.”

그는 스스로 “영화에 미쳤다”고 말한다. 그러지 않고는 도박에 가까운 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기루

“영화가 신기루를 줘요. 다음엔 잘 될 것 같다는 희망이죠. 다른 수입사 대표님들과 경쟁하는 처지이긴 한데, 그래도 저희끼리는 동질감이 있어요. 서로 생존해나가는 게 힘들다는 걸 아니까. 안 그래도 영화계가 지금 너무 힘든데, 다시 햇빛이 뜰 날을 고대하고 있어요.”
 



배너


설문조사

가상자산 과세 연기 및 1주택자 양도세 완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기간 2021-12-03~2021-12-31

많이 본 뉴스

더보기

일요시사 주요뉴스

<단독>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삼가면 힐링농장'의 비밀

[단독]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삼가면 힐링농장'의 비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년은 매일 새벽 신에게 기도했다. “하느님은 뭘 하고 계십니까. 저 좀 도와주십시오. 너무 힘듭니다.” 소년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엄마’를 자처한 수녀들은 소년의 아픔을 외면했다. “삼가면으로 가라”는 말과 함께 소년에게 주어진 건 버스표 한 장. 돌아오는 버스표는 없었다. 보육교사는 서준(가명)이 고속버스에 타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나온 서준이는 자신이 어디에 내려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정차한 버스에 멍하니 있던 서준이에게 한 수녀가 다가왔다. 또 다른 차를 타고 한참 동안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버스 태워 일단 가라 서준이의 초등학생 시절은 끔찍한 기억으로 얼룩져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 서울 꿈나무마을로 올라온 그는 보육교사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했다.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문에 가까운 기합이 4~5시간씩 이어졌다. 보육교사는 화장실 바닥에 물을 뿌렸다. 서준이는 엉덩이를 45도 들고 손을 앞으로 나란히 한 채 맨발로 서 있어야 했다. 나란히 내민 팔 위엔 무거운 책이 놓였다. 보육교사가 화장실 불을 끄면서 사위가 고요해졌다. 서준이의 작은 움직임에 물소리가 울렸다. 보육교사의 휴대폰 손전등이 서준이를 향했다. 무거운 책 묶음이 더 얹어졌다. 엉덩이를 45도 들고 앞으로 나란히, 엉덩이를 45도 들고 반짝반짝, 엎드려뻗쳐 등 한창 자라야 할 초등학생 시절에 서준이가 당했던 기합이다. 무거운 책을 팔에 얹는 건 덤이었다. 그 후유증은 허리와 목디스크로 나타났다.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날 서준이는 집에 오는 내내 하염없이 울었다. 또 다시 ‘불행한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서준이에게 가해진 보육교사의 학대는 잔인하고 집요했다. 성경 쓰기를 빨리 끝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45도 들고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하게 한 후 온몸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기도 했다. 웃통을 벗긴 후 턱, 눈썹, 입술, 목, 팔 등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고 같은 자세로 버티게 한 것이다. 또 거실 가운데 서준이를 앉혀두고 집단 린치를 가하도록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는 플라스틱 봉을 물도록 한 뒤 떨어뜨릴 때마다 폭행을 가했다. 너무 세게 깨물어 봉이 망가지자 그걸 버리게 됐다며 또 혼냈다. 서울서 6시간 거리 ‘강제노동’ 도망칠 곳도 없는 농장서 열흘 수녀에게 방을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서준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한 서준이는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시설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매번 잡혀와도 다시 도망쳤다. 가출은 서준이가 보내는 일종의 SOS였다. 하지만 아무도 서준이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경찰에 잡혀 시설로 보내져도 바로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 일이 반복되던 중 가출을 했다 밤늦게 잡혀온 다음 날 사무실에서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 앞에 놓인 건 버스표 한 장. ‘벌칙’이라면서 삼가면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삼가면은 꿈나무마을 아이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다. 삼가면에 가면 농사일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안 돼 서준이는 앞서 삼가면에 다녀온 아이들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밤에 도착해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웠다. 난방을 세게 틀고 잤는데, 다음 날 관리하는 분이 와서 ‘난방을 틀지 말라’고 혼냈다”고 했다. 옆에는 수녀를 위해 만든 신축 건물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식사시간 외에는 그곳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묵주기도한 뒤 밭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도 똑같았다. 땅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는 등 부산 소년의집에서 왔다는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서준이는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다. 서준이는 말 그대로 기약 없이 삼가면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였다. 학교도 계속 결석 상태였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일대. 마리아수녀회가 1999년경 후원자로부터 증여받은 곳이다. 마리아수녀회는 2013년 4월8일 해당 장소에서 ‘삼가면 수녀원’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수녀들이 머물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삼가홈(삼가면에 자리한 집)’이라고 칭했다. 학대 피해 가출했지만… 삼가면까지는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자동차로 최소 3시간57분, 부산 소년의집에서는 1시간42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시간49분, 2시간45분 등 각각 2시간, 1시간 이상 늘어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장소까지 가려면 차편에서 내린 후 1㎞는 걸어야 한다. 입구와 출구가 같아 들어간 그대로 돌아서 나와야 하는 구조다. 갈림길에서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뒤편은 산이다. 서준이는 길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농사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관리인에 따르면 논과 밭이 각각 1000평에 달한다. 삼가면에 다녀왔거나 보고 들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벌칙’과 농사일을 언급했다.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이의 경우 잦은 가출이 삼가면에 가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때 여러 차례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수녀님들에게 많이 반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벌칙의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문제아도 삼가면에 다녀오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 최소 8명가량이 삼가면에 다녀온 것을 봤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엄청난 문제아가 있었는데 삼가면에 다녀온 뒤 정말 조용해졌다. 삼가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준이의 경우 열흘 만에야 서울 꿈나무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서준이는 “원래(삼가면에) 한 달 이상 보내려고 했는데, 학교 상담 선생님이 연락해서 빨리 풀려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훈이(가명)와 마찬가지로 상담 선생님의 구조로 벌칙에서 벗어난 셈이다. 서준이가 상담 선생님에게 연락한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준이는 삼가면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했다. 아침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는 하루가 기약 없이 이어지자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로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 선생님은 서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서준이는 상담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후 상담 선생님은 꿈나무마을에 서준이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전 존재했던 곳 2009년경을 기점으로 마리아수녀회의 운영 방식이 변화되면서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게 영향을 끼친 셈이다. 과거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산 소년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생활한 뒤 반 전체가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이들은 다 같이 알로이시오초등학교(2015년 2월 폐교)를 다니다가 졸업 이후 다시 부산 소년의집으로 간다. 부산에 알로이시오중학교(2016년 1월 폐교),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2018년 3월 폐교) 등 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 그리고 18세로 보호 종료가 되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서준이는 초등학교까지만 알로이시오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외부로 다녔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한 제보자는 아이들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18세까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 같이 소풍을 가거나 161번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에서 하는 행사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바깥 구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갈 때도 나가는 시각과 들어오는 시각을 체크했다. 모든 상황이 마리아수녀회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시켜도 학교에서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서준이처럼 삼가면에서 농사일을 한 사람이 과거에도 상당수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중학생 때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삼가면에 가 있는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출석은 인정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침 먹고 일, 점심 먹고 일 “컨테이너 같은 시설서 지내” 삼가홈 관리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삼가면으로 오는 아이들을 자신이 픽업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아수녀회 측은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정학 등 등교 제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되는 좋지 못한 감정, 외로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등교 제재를 받은 기간 동안 시설을 떠나 심신을 휴식할 수 있도록 삼가홈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라 수녀님들이 하시는 농사일을 거들었을 수는 있겠으나 일체의 강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벌칙에 대한 노동’ ‘컨테이너 박스’ 등은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며, 삼가홈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삼가면에 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는 서울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 등에서 아이들을 벌칙 명목으로 삼가면에 보낸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단 종합법률사무소 대정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64조에서는 15세 미만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경우도 근로시간과 업무영역에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서 벌칙 명목으로 가해진 2주~한 달의 노동 행위가 ▲시설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 노동이 이뤄진 점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거처에서 지내게 하면서 노동을 하도록 한 점에서 단순한 벌칙을 넘어 강제노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삼가면 문제는 시설폐쇄 사유를 넘어 법인설립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만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뜻”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재단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들었을 뿐 노동 아니다” 이어 “나도 보육원 출신이고 어린 시절 많은 학대를 당했다. 그때는 이게 내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모나 모욕, 학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 여러분의 입을 막으면 시설 앞에라도 찾아가 항의하겠다. 불만을 이야기해야만 치유된다.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