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야구단 품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2.01 11:56:07
  • 호수 13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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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볼~” 유통+스포츠 야구로 만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야구장에 ‘용진이형’이 뜬다. ‘용진이형’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을 친근하게 부른 표현이다. 최근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프로야구 명문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했다. 이로서 정 부회장은 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야구팬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SK와이번스 인수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가 SK텔레콤의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 금액은 훈련장 등 자산을 포함해 총 1352억원이다. 신세계는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를 100% 고용 승계한다는 방침이며 연고지도 인천으로 유지한다.

‘용진이형’
1352억원 인수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춰 광적인 집중을 해달라”며 “자신이 속한 사업만 바라보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자”며 사업의 방향성을 넓혔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 프로야구 팬과 그룹 고객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고객 경험의 확장’을 꾀할 수 있고, 야구팬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즐기는 야구’를 표방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바꿔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팬과 지역사회, 관계 기관의 의견을 수립해 돔을 비롯한 다목적 시설의 건립 추진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고 선수진의 기량 증가를 돕기 위해 훈련 시설 확충 등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만간 구단 이름과 캐릭터를 확정하고 오는 3월 중 정식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야구단 이름으로 새로운 팀 이름 앞에 ‘SSG’를 붙이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나 신세계가 국내에 익히 알려진 터라 야구단 이름에 붙이면 마케팅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SSG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통합 브랜드다. 2014년 브랜드 출범 당시 SSG를 발음 그대로 한글로 옮긴 ‘쓱’을 활용한 TV 광고 등이 화제가 되면서 함께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세계나 이마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높아서 그룹 전체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 등을 구단명 앞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야구단 관계자는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그동안 야구단 매각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특히 이번 SK와이번스 인수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동호회에서 투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

돔구장·다목적 시설 건립 추진
새로운 경험 제공…즐기는 경기

두터운 야구팬층을 ‘신세계 팬’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는 충성고객이 많은 경쟁사 쿠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프로야구단 인수에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야구장은 정 부회장이 유통업의 경쟁상대로 수차례 거론한 곳이다. 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향후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신세계그룹과 프로스포츠와의 인연이 좋지 않기 때문에 프로야구 진출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존재한다. 신세계는 여자프로농구 원년부터 리그에 참가해 1999~2002년 우승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선민의 이적과 주전의 노쇠화 및 구단의 투자 부진 속에 팀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그 뒤로 2012년 4월 팀 해체를 선언했다. 15년간 이끌던 팀을 단번에 없애버린 것이다.

프로 스포츠계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비시즌 중에 갑자기 다음 시즌부터 팀을 해체하겠다고 팩스 한 통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통보했다”며 “사전에 어떤 언질도 없이 팩스 한 통으로 팀 해체를 전하는 모습이 스포츠계 입장에서 봤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팀을 운영할 때 선수 영입 등에 있어서 굉장히 인색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성적이 나빠지고 모기업에선 굳이 스포츠단을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손들고 나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이마트 라이브 ⓒ유튜브

이 때문에 스포츠계에서는 여자농구단을 무책임하게 해체했던 신세계가 프로야구단을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포츠를 무시했던 기업이 야구단을 맡겠다고 하니, 스포츠업계에서는 또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과거 농구단 신세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포츠업계에 발을 들일 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1968년 9월19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정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정 부회장을 기억하는 동창들은 이구동성으로 ‘팔방미인’이었다고 말한다. 정 부회장은 활달한 성격인 만큼 친구들을 좋아해 모임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특히 사회에서 만난 인사들보다 초·중·고 동창들과 가깝게 지낸다고 한다. 

경쟁상대로
거론하더니?

호남형의 정 부회장을 시원시원한 성격에 대단한 ‘학구파’였다고 지인들은 입을 모았다. 정 부회장과 같은 반이었다는 한 지인은 “용진이는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했다. 고3 때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다. 남자답고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1995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신세계 전략기획실에 입사한 후 15년 만에 그룹의 얼굴로 전면 등장한 그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2006년 이후 구학서 부회장의 뒤에서 묵묵히 현장을 돌며 3년여 동안 굵직한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는 등 경영 수업을 받았다.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새로 여는 이마트 개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백화점 점포도 수시로 들르는 등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해외의 선진 유통 현장도 자주 시찰하는 등 풍부한 경험으로 쌓아 다진 전문적인 식견엔 담당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꼼꼼함’도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 중 하나로 꼽힌다. 유통업의 특성상 모든 게 잘 돼있어도 사소한 한두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가 잘못되면 매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상실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MD(상품기획), 집기 개발, 상품 포장 등 매장 운영에서부터 상품정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지적해 담당자들의 진땀을 빼놓기도 한다. 


그렇다고 사원들과 거리를 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과거 직원들과 소주에 삼겹살 회식은 물론 이마트 개점 때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 잔이고 받아 마셨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 부회장의 친화적인 성격은 소비자와의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52만90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마트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부회장’이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플루언서로서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 효과를 봤으며 이 같은 정 부회장의 SNS 마케팅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마트 PB브랜드를 소개하면 해당 제품의 매출이 곧바로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지난 1일 ‘이마트LIVE’는 ‘배추밭 비하인드와 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정 부회장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영문 이니셜을 딴 ‘YJ로그’ 공개를 알린 바 있다.

꼼꼼하고
친밀하게

이날 공개된 영상은 지난해 12월17일 이마트LIVE가 공개한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의 촬영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홍보하는 영상으로, 전남 해남의 한 배추밭에서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배추를 활용한 요리 역시 직접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정 부회장이 출연한 이마트 홍보 영상은 그가 직접 연기와 내레이션을 한 것이 알려지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는 125만회(지난달 11일 기준)를 넘기며 이마트 홍보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이날 첫선을 보인 YJ로그는 정 부회장의 공식 유튜버 데뷔인 만큼 ‘마트맨 Y’라는 호칭으로 소개됐다.

영상은 정 부회장의 이마트 홍보영상 촬영 뒷이야기를 주로 담았는데, 추위에 몸을 떨면서도 직접 배추를 나르고 요리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 배추로 2행시를 짓거나 오일장에서 직접 장을 보는 등 일상 속 모습도 공개됐다. 해남읍 오일장에서 장을 보는 정 부회장에게 상인이 “뭐하시는 분이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장사해요”라고 답하며 촬영 스태프들을 웃게 만들었다. 끝내 정 부회장의 정체를 알지 못한 상인이 “셰프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네”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공개된 5분 분량의 YJ로그는 배추밭 광고 촬영의 뒷이야기만 담고 끝났지만, 앞으로 정 부회장의 일상 속 모습을 소개하는 영상이 추가로 업로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예고 영상에는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과 한복을 차려입고 직접 슬레이트를 치는 모습이 담겼지만, 이날 영상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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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취미는 각종 스포츠와 음악이다. 정 부회장은 사석에서 “나는 경영인이 안 됐다면 음악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한다. 학창시절 어머니 이명희 회장의 조언에 따라 ‘체르니 40번’까지 피아노를 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을 좋아해 클래식 음악 파일만 수천개 들어 있는 MP3와 아이팟을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듣고, 국내서 열리는 유명 음악 공연도 빠짐없이 본다고 한다. 

또 자녀들과 함께 첼로를 배우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로 와인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다. 한때 신세계 직원들 사이에 ‘와인 공부를 열심히 하면 비서실로 특채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인스타그램·유튜브서 활발한 활동
배추 직접 수확하고 요리까지 콜∼

정 부회장이 즐기는 스포츠 가운데 오토바이 레이싱은 수준급이다. 정 부회장은 할리 데이비슨, BMW 등 60여대의 명품 바이크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오토바이 레이싱을 즐기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때 모터사이클 동호회 회장직을 맡아 서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1000㎞를 달린 적도 있다.

최근에 그룹 전반을 책임지고부터는 시간을 낼 수 없어 오토바이는 거의 타지 않는다. 오토바이 외에 요트도 즐기는 편이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만능스포츠맨이지만 호화스포츠만 즐긴다는 지적도 있다.

운동 마니아기도 한 정 부회장은 소문난 ‘몸짱’이다.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매일 거르지 않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다. 지금도 하루 2~3시간씩 꼭 짬을 내서 몸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력이 밑받침돼야만 좋은 사고도 나온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 실력은 핸디 18,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다. 예전에는 80~85타를 쳤지만 경영에 매진하면서 골프를 거의 못 치고 있다고 한다. 힘이 좋아 250~300야드를 치는 장타자로 소문이 나 있다. 

정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후 르네상스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 ▲구성원 간의 원활한 협업과 소통 ▲다양성을 수용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정 부회장은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불요불굴’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을 위해 SSG닷컴의 라이브방송 채널 ‘쓱라이브’와 손을 잡고 화장품 쇼케이스를 기획했던 시도 등을 예로 들었다.

또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광적인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One Team, One Company’가 돼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등 관계사 간, 부서 간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음악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

그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졌다며, 새로운 IT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인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다’라는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명언을 인용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세계그룹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한 해로 만들어달라”고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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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