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부동산 구원투수’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2.14 11:52:14
  • 호수 1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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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필패’ 누가 와도 도긴개긴?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물러나고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새 장관으로 내정됐다. 과거 도덕적인 논란에 휩싸였던 변 후보의 김 전 장관 후임 자격 적절성 여부에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

정부가 신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내정했다. 업계에선 주택정책 실무 책임자를 끌어올려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현재 복잡하게 꼬여있는 주택문제 해결을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환매조건부 
사회주의적?

지난 7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한 변 후보자는 주택공급과 관련해 “주택 공급 확대는 (현행)정책 취지에 맞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일단 보고를 받고 청문회에서 검증을 받은 다음에 구체적으로 정책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정부가 주택공급확대 정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여러 방향을 정하고 있어서 그런 취지에 맞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변 후보자는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보다 규제가 더 강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나중에 한번 보시라”고 말했다.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한 소신에 비춰보면 최소한 수요억제책이라는 큰 틀은 유지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환매조건부 주택 도입이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서 정책과 괴리가 있는지 미세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기존 정책 노선을 틀 여지는 뒀다.

학자 출신의 변 후보자는 과거 토지 공개념과 재개발·재건축 이익 환수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취임 이후에는 이미 규제 일변도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 추가로 ‘좌클릭’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 후보자가 공동 저자로 집필한 서적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맡은 칼럼인 ‘기로에 선 주거 불평등 문제와 개선 과제’에서 고령자의 보수 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보수 정권이 집값을 올려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변 후보자는 “2014년 기준으로 40세 미만 가구의 자가주택 보유율은 32.8%에 불과하지만 60세 이상 가구의 보유율은 73.9%에 이른다”며 “자가주택 보유율이 높을수록 주택 가격 하락에 저항하는 보수적 성향을 띨 확률이 높다”고 썼다. 

공공 재개발·재건축 가속화 예상
국민의힘 “김현미보다 더할 사람”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고령자일수록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과거의 경제성장 경험과 지역 기반 네트워크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보수정당일수록 각종 개발사업과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자신들의 주택 자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세대 간 주거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청년층이 노인 세대보다 주거문제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으니 이들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촉구하는 의도로 보이지만, 자가 보유자나 고령자에 대한 정치적 편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변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정권 4년 가까이 엉망이 된 국정을 고칠 의지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며 “너무 늦었다” “24번의 실패로 이미 부동산 시장은 수습 불가한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규탄했다.

같은 당 이혜훈 전 의원도 SNS를 통해 “변창흠 내정자는 김현미보다 더할 사람”이라며 “김현미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 정해주는 대로 따라 했다면, 변창흠은 문정부 부동산 정책의 이론가요 뒷배였으니, 김현미가 종범이라면 변창흠은 주범 격”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에도 변 후보자와 관련해 “개각이 묘하고, 시기와 대상이 묘하다”며 “국민의 절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현하는 능력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끝까지 따지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 변창흠 국토부장관 내정자

또 변 후보자는 과거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제기한 의혹으로, 변 후보자가 LH 사장에 취임한 이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등 현 정부 실세들이 소속된 특정 학회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8일 국정감사에서 “변 후보자가 LH사장 취임 이후 1년 반 만에 LH에서 11건, 36억원 규모의 연구용역 수의계약이 체결됐다”며 “전임자가 3년간 8건, 17억원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적으로 217%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24번 실패
수습 불가”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일감을 몰아준 몸통으로 ‘사단법인 한국공간환경학회’를 지목했다. 한국공간환경학회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10대 학회장), 조명래 환경부장관(5대 학회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9대 학회장)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을 대거 포함한다. 

변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한국공간환경학회는)주거복지 및 지역발전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우연하게 모인 학회”라며 “학회가 어떻게 이권단체가 될 수 있겠는가, 학회에 있다는 것만으로 ‘나눠줬다’ 또는 ‘부동산 마피아’라고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해명한 바 있다. 

‘서초구 아파트’ 재산 축소신고 의혹은 변 후보자가 올해 초 자신 소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전용 129.73㎡)를 6억원도 안 되는 가격에 신고해 제기된 의혹이다. 변 후보자는 2019년 7월 재산신고 당시에는 ‘실거래가’ 항목 아래 5억9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후 올해 3월에는 비고란에 ‘공시가격 변동없음’이라며, 동일하게 5억9000만원을 적었다. 

해당 아파트는 한 동짜리 아파트로 최근 거래내역이 없어 정확한 시세 파악은 힘든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현재 10억원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야당에서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가격변동이 없고, 주변 시세와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H 측은 최초 매입 후 거래가 없어 불가피하게 국토부 공시가를 기준으로 신고한 것으로, 재산신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의혹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은 지난 2017년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당시 국감에서는 SH공사가 주요 간부들의 정치적인 성향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친분 여부에 따라 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에 반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 국감에서 야당은 ‘SH 인사조직 책임자 풀’ 문건을 언급하며 변 후보자(당시 SH사장)를 소위 박 전 시장 라인으로 평가하고, SH를 정치 성향의 조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당시 1급 임원을 외부에서 9명 영입하는 등 ‘변창흠 사단’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당시 변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리스트에서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실제 대부분 승진했거나 임원직을 맡고 있으며, 문건 작성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외부 인사도 새롭게 시작한 도시재생 등 사업을 위해 영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직원들과의 불화 의혹도 있다. 실제로 과거 근무했던 조직으로부터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SH의 경우 노조가 변 후보자의 인사 전횡 의혹을 제기하며 대립한 사례가 있다. 당시 SH에서는 내부 인사가 승진하던 기획경영본부장(상임이사) 자리에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했다.

그런데 노조는 변 후보자가 낙하산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때 벌어진 변 후보자와 노조의 사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변 후보자가 근무했던 LH 직원들의 혹평도 나온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을 통해 “(변 후보자는)본인이 사장이면서 진주 본사에 안 내려오려고 온갖 핑계를 대서라도 한 주 내내 서울에서 버텼다”며 “팩트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는 불편하다고 태클을 걸고 내용을 숨기라 지시하기 일쑤였다. 직원들이 하는 말을 절대로 안 들음”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또 “회사 다니면서 이만큼 최악인 윗선을 못 봤는데 국토부 장관으로 올라갔다. 정말 신기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변 후보자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도시 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시도시개발공사 선임연구원과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세종대 교수 등을 지냈고 비영리 민간연구기관인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맡아 주거복지와 도시 빈곤 분야의 정책 대안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2기 시절인 2014년부터 3년 임기의 SH 사장을 역임하며 행정가로서 경험을 쌓았다. 당시 서울연구원 원장이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하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의 초석을 닦았다.

김 전 실장과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연구원의 전신인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SH·LH 사장 거친 ‘주택전문가’
방배 아파트 재산 축소신고 의혹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과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며 국토 균형 발전과 도시재생 정책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4월에는 LH 사장으로 취임해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현장에서 시행했다.

변 후보자는 지난 3월 재산공개 당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129.73㎡ 아파트를 1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동이 하나인 ‘나홀로 아파트’로, 올해 3월 기준 공시가격은 5억9000만원이다. 이 아파트를 2006년 매입한 뒤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 후보가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공공자가 주택’이 본격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분양가를 낮추면서 개발 이익 사유화를 방지해 ‘로또 청약’ 논란도 잠재울 방안으로 그가 제시해온 개념이다.

공공자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한 뒤 일정 기간 토지 임대료를 저렴하게 받는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 후 일정 기간 내 집을 팔 때 반드시 LH 등 공공기관에 되팔아야 하는 환매조건부 주택 두 가지를 묶어서 이른다. 

변 후보자는 “공공 분양과 공공임대 등 2개 제도만으로는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자가주택이면서 분양가가 낮을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개발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공공자가 주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변 후보자가 2007년 세종대 교수 시절부터 강조해온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구상은 최근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며 입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지난 6일 국회와 국토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이 최근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토지임대부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집을 매각할 때 LH 등 공공기관에 되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토지임대부
급물살 예상

과거 토지임대부 주택은 이명박정부에서 시범 도입된 적 있으나 분양 후 약 10년 뒤 시장에서 분양가 대비 5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로또 아파트’ 논란에 휩싸였다. 전매를 허용한 탓에 저렴한 분양 가격과 주변 주택의 높은 시세 간 차익이 고스란히 분양받은 이들의 불로소득으로 귀결됐다.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고 변 내정자가 국토부 수장이 되면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도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3조 공기업’ LH 신임 사장은?

차기 국토교통부 장관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되면서 공석이 될 LH의 신임 사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조만간 LH 사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준비로 인해 사실상 LH 사장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운 데다, 3기 신도시 등 추진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인 LH의 신임 수장 인선 작업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변 후보자의 사표가 수리되면 LH의 후임 사장 인선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LH는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를 성해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원서를 접수받은 뒤 이를 토대로 후보자 검증과 면접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임원추천위원회가 보자 중 2~3배수를 추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하면 공운위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국토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신임 사장이 선임된다.

공공기관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184조3249억원, 직원은 9567명에 달한다.

또 올해 예산이 23조855억원에 이르고 작년 공사 발주금액만 16조6504억원에 달한다. 

LH가 국내 최대 공기업인 데다 국민 주거복지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기관인 만큼 수장 자리를 놓고 항상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2013년 LH 사장 공모 때는 20명이 넘는 후보자가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동안 LH 사장은 주로 국토부 등 관료 출신 사장이 많았지만 정치인, 교수 등을 지내다 선임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관가에서는 최근까지 국토부 제1차관을 지낸 박선호 전 차관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손발을 맞춰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데다 소통에 능하고 정무감각이 뛰어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전직 공무원이나 학자, 정치인 등 다수의 인물이 LH 사장 공모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주택 문제를 총괄하는 수장 자리인 만큼 다주택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과거에 비해 후보자가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H 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차기 LH 사장의 임무도 막중하다.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한 3기 신도시 조성 사업 시행자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데도 일조해야 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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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