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대로?’ 검찰 무리한 기소 내막

결론 내고 수사 시작했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삼성이 난처한 입장에 직면했다.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건 다행이지만, 검찰의 총수에 대한 불구속 기소 결정이 제법 큰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검찰과의 지리멸렬한 공방전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비관론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고성준 기자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핵심 관련자 11명을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9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과잉, 표적…
무성한 논란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서 "이재용 부회장은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며 "이를 위해 각종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불리한 중요 정보는 은폐했으며 다양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조직적으로 자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8년 1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의혹을 고발한 이후 수사를 이어왔다.

유례없는 장기간의 수사 기간 동안 50여차례의 압수수색, 300여명에 대한 860회 상당 조사 및 면담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은 기소 강행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지만 당시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합병비율 조작이 이뤄진 건 최소 비용에 의한 이 부회장의 지배권 확보라는 목적서 이뤄졌음을 재차 강조하며 불구속 기소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부정 거래 행위·시세 조종·업무상배임 행위가 뒤따랐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 이외에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 등 6명이 같은 혐의로 기소됐고, 장충기 전 차장(사장)은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1년9개월 질질 끌더니…불구속 기소 처분
무리수를 두면서 강행…개운치 않은 뒷맛

이 부회장에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또 검찰은 최 전 실장과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등 5명도 그룹 수뇌부의 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정당한 절차임을 강조한 검찰과 달리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 11명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를 ‘표적수사’라며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불구속 기소가 결정된 지난 1일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수사팀의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는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을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건 이미 소명됐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뿐 아니라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 과정서의 모든 절차는 이미 적법 판단을 받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 ⓒ고성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검찰과 상반된 입장을 전달했다.


변호인단은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수차례 번복됐고, 12명의 회계 전문가들도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원 역시 증선위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영장심사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고 무시
이럴거면 왜?

검찰은 불구속 기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강행한 불구속 기소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무엇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앞서 수심위는 ‘10 대 3’ 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및 수사중단 권고를 내놓았지만, 검찰은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소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수심위 의견을 거부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1년9개월간 끌어온 수사서 기소에 실패하면 엄청난 비판을 감내해야 한다“며 ”무리해서라도 기소하고 법원에 책임을 떠 넘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수사 기간 동안 한 번도 언급된 바 없는 업무상 배임죄를 기소 과정서 새로 추가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검찰은 이 부회장에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행위 및 시세 조종, 업무상배임, 외부감사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최악 시나리오 피했지만…
삼성 향한 서슬 퍼런 칼날

업무상배임은 지난 6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당시나 수심위가 개최될 때를 비롯해 장기간에 걸친 수사 과정서 한 번도 거론된 바 없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 측은 추가 수사나 반론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에야 업무상 배임죄가 포함된 사실을 알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2015년 4∼5월 삼성물산 및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합병의 사업적 타당성, 합병 시점·비율의 적정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등의 충실·선관 의무에 위배해 이재용과 미전실의 전단적 결정에 따라 합병을 실행했다“며 ”이로써 물산 및 물산 주주들에게 물산 기업가치가 반영된 적정한 합병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증대 기회 상실의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고성준 기자

검찰이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삼성은 총수의 경영 공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 부회장은 3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국정 농단 사건과 더불어 또 다른 재판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재판으로 이어지면 최소 2∼3년서 길게는 4∼5년 혹은 그 이상까지 걸릴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물론 수십명 임직원들이 같은 사안에 대해 소환 조사, 심리 등을 모두 다시 받아야 한다. 

재계에선 사법리스크가 삼성의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삼성은 미·중 대치 심화, 한·일 외교갈등,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명확한 타깃
예고된 수순

이렇게 되자 일각에선 정부여당이 삼성을 타깃으로 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며 이른바 삼성 해체 시나리오가 가동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속 기소가 아니라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지만,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임해야 하는 만큼 경영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며 “정권 초기에 회자됐던 삼성 압박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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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