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정신 나간 산부인과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0:09:44
  • 호수 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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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 보니 애가 지워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정신 나간 산부인과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pixabay

최근 서울의 한 산부인과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온 임신부가 신원을 착각한 병원 측 실수로 낙태 수술을 받은 것.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은 이내 수사에 착수했다.

실수?

서울 강서구의 유명 산부인과서 6주된 태아를 실수로 낙태 수술을 한 것은 지난달 7일. 피해자인 베트남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남편과 함께 임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산부인과를 찾았다. 

임신 6주 진단과 함께 영양수액을 처방받은 A씨는 진료실을 나와 수액을 맞으려고 분만실로 이동했고, 환자 신원을 착각한 산부인과 의사 B씨와 간호사 C씨가 동의 없이 낙태 수술을 진행했다. C씨는 본인 확인 없이 임신부에게 마취제를 주사했다. B씨 역시 환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은 채 마취제를 맞고 잠든 A씨를 상대로 낙태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 수면마취서 깨어난 A씨는 자신이 하혈한 사실을 알고 병원에 문의했으나 병원 측은 “의사가 퇴근했다”며 답을 주지 않았고, 다음날 찾은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다른 의사를 통해 낙태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A씨는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B씨와 C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경찰은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부동의 낙태’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법리상 범죄 성립이 어려워 일단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했다.

수술을 집도한 B씨는 사건 발생 후 해당 산부인과를 그만두고 다른 대학병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병원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산부인과 측은 “답변할 게 없다”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영양제 맞으러 갔는데 낙태
본인 확인 없이 마취·수술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건 미친 거 아닌가 싶다’<yuns****>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낙태 수술인데 인적사항 확인을 안 했다고?’<7vas****> ‘베트남인이었으면 한국 이름도 아니었을 텐데 그걸 헷갈릴 수가 있나?’<palt****>

‘이 정도면 역대급 의료사고 아냐?’<vlfr****>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간호사입니다. 이런 사건을 보고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의료인의 기본 중의 기본은 환자 확인입니다. 병원서 환자확인은 신입 때부터 항상 강조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신규간호사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환자 확인을 제대로 안해서 약물이 잘못 투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물만 잘못 투여되도 난리인 판국에 시술도 아닌 수술을? 간호사로서 참 부끄럽고 화가 납니다’<gusw****>
 

▲ ⓒpixabay

‘이 무슨 황당한… 엄마 심정이 참담하겠네요. 여러 가지로…’<815k****> ‘간호사나 의사나 둘 다 정신 놓고 일하는 듯. 사람 생명을 그렇게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 건지…’<zkdh****> ‘의사들도 힘든 건 알지만 실력도 없는 의사들로 인해 욕먹거나 낙인찍히지 말자!’<lhi2****>

‘베트남 여성인데 몰랐다?’
‘그걸 헷갈릴 수가 있나?’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허나 의사는 실수 해서는 안 된다. 가장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는데 무슨 생명을 다루는 의사냐? 실수를 간과하다간 반복적으로 사고가 일어날 것이다’<hong****> ‘대한민국 의료 수준…해외토픽에 나올까봐 창피하다’<jeak****>

‘낙태를 밥 먹듯이 하나 보네. 기계적으로 수술을 했구먼 늘 있는 일이라∼’<jyc0****> ‘법은 의사에게 유리하다’<love****> ‘드라마에도 나오면 안 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다니…’<dzlj****> ‘국가고시는 평균점수 60점이면 합격. 60점 의사도 있고 90점 의사도 있으니 잘 찾아가야 합니다’<rnjs****>

‘의사 친구 말 들어보면 뒤로 의대 들어오는 애들이 10∼20% 정도 되는데, 의대 수업이 외울 건 많지만 크게 어렵지 않아서 공부 잘하는 편 아니더라도 유급 한두 번이면 졸업해서 의사 된다고 함. 운 없으면 돌팔이한테 걸리는 게 현실’<pgwn****>

죄목은?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 강아지를 학대해도 처벌받는 세상인데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죄는 엄중히 물어야 한다’<kore****> ‘병원서 절대 의사나 간호사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뭔가 상식적으로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클레임 걸어야 자기 신체를 지킬 수 있다. 까칠하게 하나하나 체크하고 절대 혼자 병원 가지 마라. 생각 외로 의료사고 많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mcho****>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서구 산부인과 의사 처벌은?

강서구 산부인과 수사를 맡은 경찰은 당초 의사와 간호사에게 부동의 낙태 혐의 적용을 검토했다.

부동의 낙태죄는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낙태를 시키려는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고심 끝에 일단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했지만 끝내 적용되지 않았다.

형법상 태아는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상 과실치상·치사 혐의는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의사 자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 면허취소 요건은 ▲허위 진단서 작성 ▲업무상 비밀 누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진료비 부당 청구 ▲면허증 대여 ▲리베이트 등으로 인한 부당 경제적 이익을 취득해 금고형 이상을 받은 경우 등이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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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