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③> ‘경제 살릴’ 재계 신사업 대해부

남들 다 하는 미투 옛말 ‘각자도생’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재계가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새해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양한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재계의 성장은 곧 국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들의 가계를 풍성하게 할 재계의 사업계획을 살펴봤다.
 

지난해 국내 경제는 2012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인 2.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에 강경했던 기존 기조에서 다소 완화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불황 타개책
한 우물 판다

재계는 신사업을 통해 경제 위기 속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의 맏형격인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AI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기업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케이엔진은 AI검색엔진 스타트업 회사다. 케이엔진은 인간의 두뇌처럼 설계됐다. 문서, 책, 설명서, 웹 등을 지속해서 읽고 내용을 이해한다.

삼성벤처투자는 2014년부터 케이엔진에 투자하면서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체 AI 인터페이스인 빅스비는 한층 정교화될 전망이다. AI 관련 투자는 꾸준했다. 2017년에는 미국 빅데이터 스타트업에 500만달러(약 54억원)를 투자했다.
 

그동안 삼성의 성공이 국내 경제에 끼친 영향을 고려하면 재계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매출 90%는 해외서 발생하지만 전체 투자액 180조원 가운데 70%인 130조원이 국내에 투자된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거의 매달 해외출장을 떠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도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현대차는 수소차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서 가진 전국경제투어서 현대자동차 관계자에게 수소차 ‘넥쏘’에 관한 설명을 듣고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에선 내가 아주 홍보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넥쏘를 출시하면서 수소차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 아래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를 180만대까지 늘리며 점유율 1위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다양한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소차 보급에 가장 중요한 수소차 충전소와 관련된 규제를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이 검토되면서 관련 사업이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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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기존 에너지, 반도체, 통신, 바이오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모빌리티(이동성) 사업에 발을 넓힌다. 완성차 제조를 제외한 나머지 관련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이천 포럼’서 자율차와 관련된 사업성을 확인했고,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AI부터 로봇까지 첨단사업 추진
각양각색 해법으로 위기 극복!

SK이노베이션은 폴크스바겐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나흘간 열린 세계 가전·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서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등 SK그룹 4개사는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소재를 선보였는데 중앙 계기판 등에 곡면의 터치 스크린을 적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혹독한 환경서도 강한 내구성을 가진 차량용 반도체를 선보였다. 자율주행차를 외부와 연결시켜주는 5G 통신 사업은 SK텔레콤서 맡기로 했다.

LG의 경우 로봇산업에 뛰어들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을 낙점한 모습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서 로봇을 LG전자의 새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LG전자는 올 조직개편서 로봇사업센터를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두면서 힘을 실었다. LG전자는 2년 안으로 순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생활로봇, 공공로봇, 산업로봇,  착용(wearable·웨어러블)로봇, 놀이(Fun)로봇 등 5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될 방침이다.

과감한 투자 
성장동력 발굴

LG전자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LG전자와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법인 네이버랩스는 LG 안내로봇에 네이버의 ‘xDM’ 플랫폼을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양사는 CES 2019에 출품된 서로의 로봇을 보고 공동연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는 과감한 시도를 하기로 했다. 본원 사업인 철강을 중심으로 두고 2차 전지 사업은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차 전지사업 매출액은 800억원 수준으로 2020년까지 종합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차 전지는 양극재(리튬 포함),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며 포스코는 리튬, 양극재, 음극재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리튬은 2010년 리튬 직접추출 독자기술을  개발한 지 7년 만에 광양제철소 내 연산 2500톤 데모플렌트를 준공해 탄산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는 호주와 남미에서 리튬광석과 염호를 확보해 국내외서 5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생산한 리튬은 양극재의 주원료로 포스코ESM과 국내외 주요 베터리사에 공급된다.

GS의 GS리테일은 미래형 편의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마곡 LG CNS 사이언스파크 내 스마트 GS25를 테스트 점포로 운영해 안면인식기술을 통한 출입문 작동, 상품 이미지 인식 방식의 스마트 스캐너, 진열상품 품절을 알려주는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 등 ‘스마트스토어’를 지향하는 다양한 솔루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일단 스마트 GS25에선 점포 출입문부터 첨단 안면인식기술로 자동 개폐된다. 출입문 옆에 있는 안면인식카메라를 통해 사전 등록 절차를 마친 LG CNS 임직원들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안면인식을 통한 상품 결제도 가능하다. 스마트 GS25의 전자장비, 에너지 관리는 원격점포관리시스템(SEMS)이 담당한다. 이 시스템은 이미 전국 5000여개 GS25 점포에 도입돼 에너지 절감과 점포 관리 편의 제공에 기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SEMS는 점포의 온도, 습도, 조명 등의 에너지 관리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전자장비의 이상 유무를 즉시 파악해 관제본부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GS리테일은 올해 말까지 총 13가지 신기술을 실증, 보완해 가맹점의 인력 운용 부담을 크게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분주히 뛰고 있다.

한화는 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는데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한화에너지(대표 류두형)는 지난 21일, 미국 하와이 전력청이 주관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건설과 운영사업 입찰서 최종 계약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하와이 오와후 섬에 태양광발전 52MW와 ESS 208MWh를 연계한 발전소를 20년간 운영하게 된다. 전체 사업규모는 프로젝트 개발비용과 건설비용 1억4000만달러(1570억원)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다.
 

국내기업 가운데 단일 프로젝트 배터리 용량 기준으로 최대 용량 사업을 에너지 신사업 분야 강국인 미국서 수주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류두형 한화에너지 대표는 “태양광과 ESS 융합은 미래 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혁신적인 기술이며, 한화에너지는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변화를 목표로 경영행보를 펼친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경영체질 개선과 잠재 수익역량 확대’로 확정하고, 순이익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개선하고 신사업으로 수익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 신성장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데이터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2020년까지 1000명 이상 양성하기로 했다. 은행·핀테크기업·제휴기업이 함께 공동 연구하는 ‘NH디지털캠퍼스’를 조성해 AI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은 전략적 선택과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다. 신규 진출 대상 지역 선정, 신사업 발굴, 정보 공유 등 그룹 차원의 추진 체계를 강화한다. 
 

범농협 시너지도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다. 금융, 경제 자회사 간 영업채널 매칭 등 범농협 시너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홍콩, 뉴욕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CIB 추진기반을 확충하기로 했다.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범농협 통합멤버십은 광범위한 시너지 자원을 결집시켜 마케팅 기회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활로 찾기 분주
국가의 지원은?

현대중공업은 신사업으로 빅데이터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8월29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상도 서울아산병원 병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이 총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하는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지는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다. 사업모델 다각화 및 전략 등을 담당할 계획이며, 서울아산병원은 비식별화 및 익명화된 의료정보와 교수들이 참여한 의학자문정보 등을 제공키로 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플랫폼을 구성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 정보들은 의료 환경 분석을 통해 서비스 질 향상을 원하는 의료 기관이나 희귀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인사를 통해 신사업 육성의지를 드러냈다. 온라인 유통채널 강화가 목적이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사업 강화와 새로운 성장 모멘텀 창출에 중점을 뒀다. 백화점과 이마트 등 기존 사업에서는 임원 수를 줄였다. 지난해 11월30일, 앞으로 문을 열 온라인 신설법인 대표에 현재 신세계그룹 쓱닷컴을 총괄하고 있는 최우정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로는 조창현 신세계 부사장을, 까사미아 대표로는 임병선 전략실 인사총괄 부사장을, 신세계 TV쇼핑 대표로는 김홍극 이마트 상품본부장 부사장보를 각각 앉혔다.

기업 경영 성적표
올 국가경제 좌우

다양한 사업군으로 구성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푸드는 사업 전문성 강화를 위해 부문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 대표 및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엔 차정호 대표를, 코스메틱 부문 대표이사에는 이길한 글로벌2본부장을 내정했다. 

김운아 신세계L&C 대표가 신세계푸드 제조 서비스 부문 대표이사로, 성열기 매입유통본부장이 매입유통본부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제주소주와 신세계L&C 대표에는 우창균 대표를 신규 영입했다. 반면 신세계그룹을 이끌어왔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선 임원 수가 각각 1명씩 줄어 눈길을 끌었다.

KT는 중소기업과 손잡고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기로 했다. KT가 공동 사업이 가능한 유망 중소·벤처기업 발굴 프로그램인 비즈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메를로랩 등 3개사를 대상 기업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비즈 콜라보레이션’은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협업이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아이디어 단계부터 KT 부서와 일대일로 매칭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T는 선정한 중소·벤처기업에게 연구개발은 물론 특허출원, 시제품 제작, 마케팅·홍보 등을 위한 비용으로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한다. 이 중 메를로랩은 비즈 콜라보레이션 지원 이외에도 KT로부터 1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는다. 이에 따라 메를로랩의 ICT 기반 IoT 전구, 조명 기술은 KT의 IoT 연계 신사업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협동로봇 부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제조용 로봇을 앞세워 중국로봇시장에 진출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9일, 중국 쑤저우(蘇州)서 중국 최대 산업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인 보존 그룹의 링호우(Linkhou)와 중국 내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공급을 위한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동로봇은 산업 제조용 로봇의 하나로 기계, 차량 부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리서치 회사인 루프 벤처스(Loup Ventures)에 따르면 올해 13억8000만달러 수준인 전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2025년에는 6.7배 증가한 92억1000만달러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생협력
이제 세계로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계약으로 협동로봇을 포함한 전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의 36.1%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 기업들은 각양각색 해법을 내놓고 있다”며 “기업들의 성과에 따라 국내 경기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따뜻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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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