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①> 집권2년차 이명박 정부 넘어야 할 3대 산맥 대해부


이명박 정부의 2년차 집권구상이 섰다. 집권구상의 큰 틀은 ‘경제 살리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경제 위기론이 대두됨에 따라 위기론을 한순간에 타파해야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경제 살리기’는 이 대통령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등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잣대로 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문제도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째. 과연 이 대통령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핵폭탄을 제거하고 순항할 수 있을까. 2009년 이 대통령이 넘어야 할 3대 산맥을 집중해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체질을 개선하는 나라만이 살 수 있다. 기업이 됐건 나라가 됐건 거품을 빼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남은 임기 동안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란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바로 1급 공무원 물갈이. 부처 간의 협력이 있어야만 경제 살리기 플랜을 가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연초 개각 성패
첫 단추 잘못 끼면 줄줄이 실패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작심’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은 산더미다. 특히 연초 개각설이 그 첫 번째 과제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친정체제를 구축할 태세다”, “과거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등의 얘기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연초 개각설에 대한 소문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중앙부처 1급들을 대상으로 일괄사표를 받고 있어서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한국수출보험공사 등이 대표적 케이스다.

실제 한전은 지난 5일 부사장, 본부장 등 상임이사 4명의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수자원 등 발전자회사 12명도 모두 사표가 수리됐고, 가스공사도 부사장, 지원본부장 등이 대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노무현 잔재 소탕 작전’인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통치철학을 반영하기 위한 공공부문의 인적쇄신이 ‘1급→차관급→장관 개각’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부처 간의 업무 협조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플랜을 가동한 만큼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며 “연초 개각설은 ‘설’로 끝날 게 아니라 단행할 필요가 있다. 탕평 개각 등이 나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대거 전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MB노믹스’를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즉 연초 개각은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플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연초 개각에 거론되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이재오 전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정종복 전 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고, 친정체제로 내각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갖가지 파열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총선에서 낙마한 인사들이 전진 배치될 경우 이 대통령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로 불리는 이 전 의원과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류 전 실장 등이 차기 내각에 합류할 경우 친박 인사들과 야권 인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을 공산이 크다. 또 이들의 복귀는 한반도 대운하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인사 기용 스타일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릴 소지가 있다. 강만수 장관 교체론 등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들을 전진 배치한다면 야당으로부터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직격탄과 함께 집권 2년차 구상은 순식간에 큰 암초에 부딪혀 험난한 항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4월 재보궐 선거
집권 2년차 구상 첫 번째 ‘심판대’

연초 개각 이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4월 재보궐 선거다. 집권 2년차 구상에 접근한 이 대통령의 중간평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은 인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반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다면 박희태 대표의 리더십 문제 뿐 아니라 ‘조기 전당대회론’까지 불거질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관계자들은 4월 재보궐 선거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이 내세웠던 7·4·7 공약 등은 집권 초기 미국발 경제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이미 폐기된 상태다. 그러나 집권 2년차 구상인 경제 살리기를 계기로 MB노믹스를 실천 중에 있다. 여-야간의 대치를 초래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해 신문·방송법, 국가정보원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수도권 개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4월 재보궐 선거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거물급 인사들의 복귀설 때문이다. 18대 총선 당시 패배했거나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의원직 상실이 유력한 지역구를 중심으로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재오 전 의원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문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형’을 받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경남 양산과 인천 부평(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 양산은 허범도 의원의 회계 책임자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0만원 이상 시 당선 무효)을 선고 받았고, 부평(을)은 구본철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 강재섭 전 대표는 수원 장안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맹형규 수석과 박형준 홍보기관의 수도권 출마설, 이방호 전 사무총장운 강기갑 민노당 대표 지역구인 경남 사천,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정종복 전 사무부총장은 경북 경주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들이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라는 점이다. 이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인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이들은 4월 재보궐 선거에서 ‘기지개’를 펼 계획이다. 아무래도 원외에 활동하는 것보다 원내에서 주군인 이 대통령을 보필하기가 한결 수월한 것이 이유다.

따라서 이들의 당선여부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관련이 있다. 주변 여건이 성숙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플랜이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이명박 정부는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에 반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큰 위기에 내몰린 공산이 크다. 향후 국정운영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탄핵’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구상은 경제 살리기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2009년 혼신의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 여부는 2009년에 판가름 날 것”이라며 “4월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일 뿐 아니라 향후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4월 재보선거는 이 대통령이 넘어야 큰 과제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는 4월 재보궐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잣대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10월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최종 검증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3>박근혜 관계 회복
  “‘핵뇌관’ 싣고 달릴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넘어야 최대 과제는 단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회복 문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져야 박 전 대표의 입지가 넓어진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서로 ‘공생 공존’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는 것.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설만 놓고 봐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친박계 중진 의원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이 전 의원의 복귀는 말 그대로 계파 ‘전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의 복귀는 당내 잠복중인 친이-친박간 계파갈등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이 전 의원의 복귀가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만큼 친박계 인사들이 이 전 의원의 복귀에 반발할 경우 한나라당의 핵분열은 가속화될 소지가 있다. 게다가 이 전 의원이 ‘알아서 조심한다’고 해도 잡음은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친박계 내부에서는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박근혜 4월 중대 결심설’ 등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조용한 행보를 통해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 실패론이 대두될 시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권 플랜을 가동할 수도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는 이 대통령과 넘어야 최대 과제라는 얘기인 셈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2년차 집권구상의 큰 기틀은 경제 살리기다. 그러나 곳곳에 핵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선거, 박 전 대표와의 관계 회복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문제만 무난히 해결된다면 이명박 정부는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연초 개각, 4월 재보궐 선거, 박 전 대표와의 관계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과연 이 대통령이 2009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핵폭탄을 어떻게 제거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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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