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 <특별인터뷰>

“5대 악법 통과 저지에 사활 걸겠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뿔났다. 정 대표는 야권의 실력저지에도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단독 상정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리더십에 손상이 가면서 정 대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 공룡여당에 끌려 다닌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입법전쟁은 정 대표의 정치 생명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이 시도하고 있는 한미 FTA 법안을 비롯해 5대 악법 저지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따라서 연말 정기 국회는 입법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 한미 FTA 비준안이 단독 상정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 민주당은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졸속비준을 반대하는 것이다. 충분히 대책을 세우면서 FTA 비준에 임하자는 게 당의 기본입장이다. △ 소 사육 직불금 등 농 축산업대책 △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감독 강화 △ 중소기업의 사업전환대책 △ 제약분야 보호대책 △ 영화 등 문화산업 전반 지원대책 등을 피해대책의 핵심내용으로 꼽고 정부에 대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FTA 비준을 위해 질서유지권 발동을 밥먹듯 하고 있다. 국회에 한나라당만 존재하고 야당이 필요없다면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모든 걸 결정하지 왜 국회가 존재하겠나. 미국 행정부가 의회에 내년 후반기에나 비준안을 보낼 예정인데, 미국이 준비될 때까지 국익차원에서 보조를 맞추고 피해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

- 한나라당은 무조건적인 반대라고 주장하는데.
▲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화를 하자면 충분히 논의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부분에 대해선 원천봉쇄할 수밖에 없다. 여야 합의를 거쳐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뒤집었다. 우리가 집권당(열린우리당)이었던 시절에도 지금의 한나라당처럼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짓은 하지 않았다. 거대여당은 대화와 타협 없이 그냥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인데 야당이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면 헌법상 정당 체제의 존재 자체 의미도 없어지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으로서 좀 더 성숙하고 스케일 큰 행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계속 강경 행보를 이어 나갈 경우 일방통행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민주당의 분명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5대 쟁점 법안 강력 저지 방침을 밝혔다. 사안별 대책은. 
▲ 법안별로 분석하면 우선 경제 분야의 경우 한나라당은 금산분리 관련 법안인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 및 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규제완화 법안을 `무조건 처리’ 법안 목록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민주당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는 대기업 위주 정책이고 금산분리 완화도 은행이 산업에 종속되면 대기업의 사금고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코 용인할 수 없다. 사회 관련 분야에선 무엇보다 집회시위 피해 구제를 위한 이른바 떼법 방지법(불법집단행위 집단소송법) △ 과거사위 통폐합법 △ 집회, 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 개정안 등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법안이다. 재정경제위 소위에서는 폐기된 불법시위단체 보조금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법 개정안의 경우 재발의가 추진중에 있다. 미디어 관련법의 경우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골자로 한 신문법 및 방송법 개정안,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골자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상정이 될 예정이다. 이념 관련법 중에선 국정원 업무범위를 포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이 법안으로 상정된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양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대북 전단 살포 단체 지원 등 내용을 포함한 북한인권법은 우리 민주당이 절대 받아들이지 못할 법안이다. 복지관련 분야에선 교육세법 폐지를 한나라당이 조속히 처리할 방침이지만 교육재정 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고 국민연금법 및 공무원연금법 개정 범위와 관련해 한나라당과의 의견 조율이 아직 안 되고 있는 상태다. 5대 쟁점법안과 관련 우리 민주당은 우리가 옳다고 보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실천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강력 저지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흩어지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서로 화합해야 한다. 우선 각 상임위부터 원내지도부가 요청하는 사항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임해 악법 통과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 종부세 폐지반대와 부가세인하 여론 조성에 적극 나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종부세 폐지반대와 부가세인하 국민서명에 265만 명이 참여해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265명이라면 1000만 명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지만 민주당이 추진한 일중에 전례 없는 성과다. 종부세가 부자감세 중 중요한데 그 목표가 6조였다. 우리가 저지한 것이 2조260억이었다. 이는 3분의 1을 성공시킨 것이다. 또 부가세 3%를 돈으로 환산하면 12조인데 부가세율은 만지지 못했지만 서민감세를 달성한 금액이 3조3천5백억이다. 이번 서명운동이 가치가 있었던 것은 당이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직능단체 분들이 같이 했다는 것이다. 정당이 민간단체와 함께 같은 목적을 가지고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당사에 기록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다.

- 한나라당의 내년도 예산 단독 처리를 막지 못했는데.   
▲ 1997년 시작된 IMF 위기로 실업이 큰 문제였을 당시 당 정조위원장으로 실업대책 만들고 논의할 때 말보다 실제 행동이 어려웠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국민 동의를 받는 예산 집행이 되게 하는 것이 야당 입장에서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일방처리에 의해 위기극복 예산이 만들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사실 예산안 처리를 놓고 약식 의원총회를 할 때 내가 제일 강경했다.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통과시키자고 하는데 ‘나는 반대다’라면서 세 번이나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의원들이 찬성한 것이다. 바깥에 계신 분들은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런 비판을 하는 것 같다. 당 안에서는 그런 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의도적으로 그러는지 의구심이 간다. 회의에 적극 참여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주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나중에 남의 일을 품평하듯 하면 안 된다. 내년도 예산안에 실업,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예산 반영을 주장했는데 성과가 미약해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 한나라당의 직권 법안 상정 사례가 늘어나면서 육탄전 사례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 직권상정의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국회사에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할 수 없다. 의회 독재가 자행되고 있고, 이런 쿠데타가 다시 시도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은 철저히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흩어지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6년말 노동법 날치기의 후예다운 의회독재, 의회쿠데타의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각 상임위 소속의원들이 원내지도부의 요청대로 하는 사항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이제 실력 저지 등 몸으로라도 막아 독재적 의회주의를 막는 것을 실천해보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몸으로라도 대응할 것이다. 내가 야당도 해보고 여당도 해봤지만 이렇게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일방통행식의 여당이 과거 대한민국에는 없었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여당일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 관련 예산 국회통과에 따라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 일반 국민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대운하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문제는 형님은 형님예산 챙기고, 대통령은 대운하 예산을 챙겼다는 점이다. 대운하를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대통령 답변을 요구할 시점이 됐다. 만약 대통령이 밝히지 않으면 당 차원의 대운하 저지 대책위라도 띄워야 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질서유지권 발동 ‘밥먹듯 한다’… “국회 필요없다는 얘긴가”
“떼법 방지법·과거사위 통폐합법 등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법안” 강조
 4대강 정비 사업 대운하 의심…“대통령 입장 확고히 밝혀야 한다”
당 효율성 강조 위한 체제·정체성 강화 만전…“당 화합해야 한다”

- 너무 무기력하고 선명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당 지지율 10%대는 국민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당 내외에서 그런 식으로 비친 면이 있다면 당 효율성 강화를 위한 체제와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구성원 한 사람이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거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라는 정당이 최소한 1987년 체제 이후 가져온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선명성이 부족하다는데 대안 없이 반대만 하면 잠시 어필할 수 있겠지만,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우리는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으로, 집권 안 해 본 정당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 한 번 한 이후 청와대 초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 중소기업 지원과 환헤지 파생상품 키코(KIKO) 대책 마련은 지켜졌다. 당시 공안정국을 조성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긍정적 이야기를 했는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 뒤 두 차례 회동하자는 데 응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방식을 그대로 고집하면 업적을 남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본인도 성공하기 어렵고 국민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대 쇄신을 해야 한다. 인적 쇄신을 포함한 국정 쇄신을 해야 한다.


- 한나라당 지도부는 중점 추진 중인 122개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임을 밝혔다.
▲ 예산안을 대하는 야당 태도와 이런 법안들을 대하는 야당 태도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반민주 악법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제 1야당의 책무를 다할 것이다. 재벌에 특혜를 주는 입법안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반민주악법은 절대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다.
 
- 경색된 남북문제와 관련 대안이 있다면.
▲ 한반도에서 평화는 곧 경제이며 미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남북관계의 개선은 절실히 요구된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이행의지 선언 △ 개성공단의 차질 없는 추진 △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재개 △ 남북 당국간 대화 개재 등 4대 혁신안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를 위해 언론단체 대표들과 만나 한나라당 언론법 저지에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 언론장악 7대 악법은 민주질서 수호 차원에서 맞설 수밖에 없다. 지난 12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 등 언론 단체 대표들과 만났다. 이날 나는 ‘(언론법은) 국가의 문제이고 국민의 문제다. 이것은 당의 이해를 훨씬 뛰어 넘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이명박 정권 출범 1년도 안 돼 20년, 30년 후퇴시키는 상황을 어떻게 우리가 좌시할 수 있나. 확실한 문제 의식이 있고 싸울 것이다. 의석수는 작지만 80석이 넘는 제1야당이다. 공동전선을 통해 언론장악 7대 악법을 저지할 운명적 상황에 같이 처한 상황이고 민주당과 언론인 여러분들 생각이 같으니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들 전국언론노동조합, 미디어행동 등 언론단체 대표들과 만나 한나라당 언론법 저지에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와 관련해 의회독재라고 비평했다.  
▲ 오늘 일방적 법안처리 행보와 이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살신성인의 모습에 국민들의 눈이 국회로 쏠려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눈과 귀를 열어 놓고 국회에서 어떻게 선량들이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다.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의회독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172석 거대여당의 지도자들이 하는 얘기나 국회를 운영하거나 정치를 해나가는 모양을 보면 의회독재로 흐를 위험이 대단히 많다. 국회의장이 16건에 달하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은 법안들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등 의장의 국회 운영 행태, 그리고 여당이 야당을 대하는 모습 등이 그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운영되는 것이 의회주의인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의회독재로 흘러가는 전주곡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우리는 이런 기도를 절대 그냥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의회주의를 지켜내고 여야가 공존하면서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공당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진 송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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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