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8④> 연예인들의 따뜻한 온정

선행은 나의 삶, 세상을 행복하게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의 선행 소식이 지면과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모양새도 다양하다. 입양에서부터 기부금 기탁, 골수 기증, 봉사활동 참여까지 다양한 형태의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올 연말 잇따른 선행은 연예인이 공인일 수밖에 없는 사실을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됐다.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인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돼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공인이다. 사회적으로도 선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연예인들의 선행을 종류별로 모아봤다.


기부천사

먹고 살 만큼만 남긴다

‘기부천사’로 유명한 대표적인 인물은 가수 김장훈이다. 김장훈은 올해도 어김없이 크고 작은 선행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에 올해에도 1억3000만원을 기부했으며 지난 7월9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즈에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게재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김장훈은 “기부는 세상에서 붙여준 단어일 뿐”이라며 “‘여력과 마음 있고 열정이 있는 한 죽는 날까지 밥 먹는 것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기부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은 5년여간 묵묵히 기부를 실천해 온 사실이 지난 11월 공개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문근영은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총 8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개인 기부자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문근영은 이외에도 2003년부터 5차례에 걸쳐 빛고을장학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으며 고교재학 중 학생복 모델료로 받은 3억원을 소아암환자 돕기에 내놓았다. 2006년 말에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끝공부방’에 토지 500평과 11인승 차량을 지원하는 데 1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한류스타 배용준의 선행 또한 규모가 크다. 10억원이 넘는 돈을 공개적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인표와 장나라는 자신이 모델로 출연하는 업체나 광고를 통해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차인표는 기업은행과 사랑나눔운동을 펼쳐 예금 평균 잔액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통장을 만들어 팔았고, 장나라는 출연료 중 일부를 우유와 생리대로 받아 북한에 기증했다.

연예계 ‘잉꼬부부’로 알려진 션-정혜영 부부도 후원회 ‘컴패션’을 통해 100명의 아이들에게 한 달에 350만원의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아들 하랑이의 돌잔치를 위해 모은 2000만원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이 돈으로 한 명의 아이가 다리 수술을, 한 명의 아이가 여러 합병증에 대한 치료를, 그리고 한 명의 아이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박명수와 유재석은 최근 수년 동안 매달 일정 금액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온 사실을 밝혀졌다. ‘CF 퀸’ 김태희는 선한 외모만큼이나 마음씨도 곱다. 김태희는 난치병 어린이 환자를 돕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봉사단체의 기부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수종은 알아주는 선행천사다. 불우 청소년 및 사회단체에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 있다. 부창부수라고 부인 하희라도 선행하면 빠지지 않는다. 저소득 노인들의 식생활 지원을 위해 청룡영화제에서 받은 상금을 푸드마켓에 기탁한 이나영도 만만치 않은 선행전도사.

‘이 시대의 영원한 어머니’ 고두심은 벌써 두 번째 자신의 모교에 3억원이 넘는 액수의 장학금을 쾌척하고 있다. 이들 외에 많은 연예인들이 알게 모르게 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입양
가슴으로 아이를 낳는다

돈을 내고 봉사하는 것만이 선행은 아니다.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동까지 준 대표적인 사례는 차인표-신애라 부부. ‘입양천사’라는 이들 부부는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입양을 해 감동을 줬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첫 입양이 어렵지 두세 번째는 자연스럽다”고 했다. 아동구호단체 컴패션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이들은 “입양을 하면서 이쪽 일에 대한 관심이 옛날보다 많이 생겨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개그맨 엄용수, 개그우먼 이옥주, 탤런트 김진아 등도 자식을 입양해 ‘가슴으로 낳는’ 사랑을 실천해왔다. 미혼인 김혜수와 바다 등도 입양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연예인들의 선행모임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지난해 12월1일 연말 공식 발대식을 가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하 따사모)’이다. 한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총망라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회원수를 자랑한다.

선행동아리
모이면 선행도 커진다

이경호 노조위원장이 회장, 영화배우 정준호가 부회장을 맡은 이 모임에는 장동건, 김정은, 김원희, 안재욱, 김민선, 김원희, 장진영, 김민종 등이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미 선행에 있어서는 인기만큼 유명한 장동건, 정준호, 안재욱은 장학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동건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상금 전액을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따사모’는 자선바자회와 밥차를 통한 무료급식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해 연예계의 사회봉사단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구성된 모임들은 처음에는 일종의 동창회였으나 차츰 선행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동국대 예술인 모임(이하 동예모)’과 단국대 출신 연예인들로 구성된 ‘단연회’가 대표적인 예이다. 동예모의 경우에는 어려운 처지에 처한 동료 대중연예인을 돕고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도 열심이다.

이덕화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이 모임에는 정진, 강석우, 한석규, 이경실, 유준상, 김혜수, 고소영, 이지훈, 채정안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연회의 경우 탤런트 안정훈이 대표다. 단연회는 매년 1일 찻집과 바자회, 불우 청소년 초청 등을 통해 일찍부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안정훈 외에도 탤런트 오현경, 김혜선, 이민영, 김현주, 김민정, 김연주, 가수 강현수, 바다 등이 단연회의 주축 멤버다.

특이한 선행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

돈만이 선행의 전부는 아니다. 연예인이라면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는 것도 바로 선행이다. 좋은 공익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봉사의 의미를 전파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김제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MBC <느낌표-눈을 떠요>에서 재치 있으면서도 감동적인 사연을 진행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라고 한다면 그리 달갑지 않은 프로일 수도 있다.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막기증이라는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로 인해 후속 선행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연예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일깨워주기도 했다. 김제동은 “사회적으로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언제든지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수홍과 윤정수도 <느낌표-아시아 아시아>를 통해 세계를 누비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족과 만나는 기쁨을 선사하기도 했다.

탤런트 성동일은 장애인 합동결혼식의 단골 사회자다. 그는 장애인, 사회복지단체 등에서 어렵게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을 위해 무료 사회를 봐주고 있다. 장기 기증을 서약한 스타들이 늘고 있다. 영화배우 최강희는 지난해 말 백혈병환자에게 자신의 골수를 기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헌혈 횟수도 30회가 넘는다.

모든 선행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연예인들은 선행을 가장하여 자신의 이미지 홍보를 하거나 마케팅에 이용되기도 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스타들이 참여하는 자선행사를 한다고 했으나 실은 제품 홍보 행사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우 스타들은 자선행사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실은 홍보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자선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스타들은 오히려 출연료를 받아 나중에 물의를 빚기도 했다. 수익금이 생기면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수익금이 생기지 않으면 기부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어서 이미지 홍보를 위해 기부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대기업이 성금을 낼 때 보다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유명 연예인이 성금을 낸 것도 아닌데 마치 그 연예인이 성금에 참여한 것처럼 끼워 넣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지만 진정한 기부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방송 활동 전에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의 경우 음주운전, 마약, 도박 등의 범법행위를 한 연예인들이 사전 정지 작업으로 언론에 자신의 활동을 노출한 채 봉사활동을 한다. 팬들에게 어필을 하는 것이다.

이런 ‘뻔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홍보효과 때문인 경우가 태반이다. 겉과 속이 다른 행각은 금세 사람들에게 들통이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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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