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송광호

“불법수령 진실규명 책임지고 파헤친다”


한나라당 3선 중진인 송광호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중요 직책을 맡았다.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 정치권의 최대 쟁점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송 위원장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이번 특위를 통해 “쌀 직불금 불법수령 진실규명과 재도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송광호 위원장은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다. 국민의 봉사자인 국회의원 역할을 비롯해 농민 출신답게 농민을 위한 일꾼 역할에도 충실히 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은 송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 특위 국정조사가 담고 있는 의미는.
▲ 과연 누가 수령을 했는지, 어느 정도 고위층 공무원이 수령했고 사회 지도층 인사가 수령했는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농민의 멍든 마음을 풀어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지난 쇠고기 국정 조사 때처럼 정쟁에 얽매이거나 결론 없는 소모전이나 정치적인 득실에 집착해서는 안 되며 현 정부 등 어느 한쪽에 책임을 떠넘기려 해서도 안된다. 쌀 직불금 불법수령 관련 사안은 실체만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 분노한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

-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는데.
▲ 쌀 직불금 불법수령 관련 사안은 실체만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 분노한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 야당이 여당을 공격하거나 여당이 야당을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회 지도층과 공직자들의 도덕불감증을 철저히 파헤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국조가 농민의 멍든 마음을 풀어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 농민의 마음만 풀어줘서는 안 되고, 농사짓는 분들에게 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국조만은 옛날과 달리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현재 행정안전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행정부 차원에서 쌀 직불금 부당 수령자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이 결과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행정부의 실태 조사는 12월 중순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 쌀 직불금 국정조사 운영 원칙과 기준은.
▲ 어떤 경우에도 농민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며 국정조사의 초점을 쌀 직불금 불법수령에 대한 진실규명과 직불제 제도개선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 정부와 과거에 치중하다 보면 국민이 원하는 해답을 얻을 수 없다. 위원장이 여당 소속이라고 해서 결코 정부나 여당에 유리하게 진행하지 않겠다. 내 자신의 지역구가 농촌인데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철저하게 차단해 생산적인 국정조사가 되도록 하겠다.

-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 그런 쪽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나. 단 선의의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농사를 짓고 있는데도 직불금을 부정 수령한 것처럼 돼 있는 부분은, 최대한 그런 것은 가려내는 방향으로 공개를 해야 한다. 그 기준은 이제부터 마련하겠다.

- 국조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입장이 다른 게 사실이다. 한나라당은 전 정권 실정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인데.
▲ 조금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에 가급적 정쟁은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려 한다. 그러나 사실을 밝히는 것까지 전 정권을 공격한다고 하는 것은 안 된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감사원에서 감사 결과를 언제 보고했느냐, 당시 배석자는 몇 명이나 됐느냐,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진실을 알아내는 과정을 정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당시 국조 결과 및 직불금 부당수령자 명단이 왜 발표되지 않았는지 진실을 알아내는 것까지 전 정권 탓한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증인채택 여부 전망은.
▲ 3당 간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을 꼭 증인으로 선택하느냐 여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게 도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가지고 하다보면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 따지긴 따져야 하겠지만 지나친 정치 쟁점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지도층 등 도덕불감증 지적, “농민 멍든가슴 풀어주는 계기”
직불금 수령자 명단 공개…“선의의 피해 입는 사람 없어야”
노무현 대통령 증인채택, “전직 대통령 예우 갖춰야 도리”
불법수령 실태 파악·불법수령금 국고환수 등 추진 계획     


- 쌀 직불금 특위 일정은.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쌀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뒤늦게 제출함에 따라 일정 재조정을 하게 되었다.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는 특위 활동기간을 12월23일까지로 연장하고 12월8일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 19일 기관종합보고, 23일 결과보고서 채택을 끝으로 국정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참여정부 당시 쌀 직불금 관련 대책회의 보고서, 회의록 등 대통령 기록물 일체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안과 국조 활동기한 연장안을 채택한다.

- 쌀 직불금 특위 구성 요건과 다루게 될 주요 현안은.
▲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한나라당 9명, 민주당 6명, 선진과 창조의 모임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위원장인 나를 포함해 한나라당 장윤석, 권경석, 주성영, 강석호, 박준선, 이범래, 정해걸, 황영철 의원, 민주당 최규성, 김우남, 백원우, 백재현, 우윤근, 최규식 의원, 선진과 창조의 모임 김창수, 류근찬 의원,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 등 18명으로 구성됐다. 조사 대상과 범위는 △쌀 직불금 불법수령 실태파악 △감사원 등의 감사경위 및 결과 은폐의혹 △감사원 감사에 대한 청와대 보고 경위 및 조치상황 △인수위 및 대통령에 대한 보고 경위 및 조치상황 △쌀 직불금 집행과정 및 제도개선 추진경위 △쌀 직불금 정책 관련 당사자의 책임소재 규명 △쌀 직불금 불법수령금 국고환수 추진 △쌀 직불금 관련제도 및 운영개선 대책수립 등이다.

- 지난 11월27일 청와대 조찬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모임과 관련한 특별한 소회는.   
▲ 이명박 대통령께서 그날은 정말 진짜 진솔하게 마음속에 있는 말을 아주 허심탄회하게 하셨다. 대통령과 식사하는 자리가 그동안 몇 차례 있었지만 그때처럼 참석자들과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말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다. 대통령께서는 조찬 간담회 자리에서 어떤 정책이 인기가 있는 것이고 어떤 정책이 인기가 없는 것인지 다 안다고 말씀하셨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비록 인기는 없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비판을 받으면서도 이것은 꼭 해야 되겠다, 그래야지만 다음 정권이 누가 되든 간에 그 정권이 일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 것이 아니냐 하는 말씀을 하셨다. 또 한 가지 말씀도 있었다. 정치인들이 대개 본인들의 정치적인 소신이나 철학이 있고 하니까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옳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밀고 나가야지 자꾸 좌측 우측 눈치 보다가 한 발자국도 못 나가면 그 정책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말씀도 하셨다. 그 같은 말씀은 간접적으로 우리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씀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참석한 인사 모두가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 주요 현안에 당내 3선 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하고 모임을 개최하는 등 뉴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나라당 내에는 나를 포함해 원희룡·권영세·김성조·서병수·이병석·장광근·정병국 의원 등 3선 의원이 교섭단체에 가까운 17명이나 된다. 우리 3선 의원들은 지난 12월1일 여의도에서 긴급 오찬 회동을 갖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정기국회 회기내 예산안 처리에 앞장서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이 수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야당 협조를 구하지 못하면 차선책으로라도 이번 국회에 통과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 민주당이 인수위 시절 자료를 공개토록 의결을 요구했는데. 
▲ 인수위 부분은 지정기록물로 지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의결 없이 통상적인 자료요청 절차를 거치면 된다.

- 쌀 소득보전 직불금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불가피하게 특검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한나라당 내에서는 말도 안 되는 요구라는 소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공세를 위한 것일 뿐 정상적인 국조특위 활동을 오히려 제약하는 것이라는 게 당내 다수 의견이다. 개인 정보 보호와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활동의 지원이라는 두 문제를 고심해서 특위의 명단자료 열람실을 설치하고 정부 명단을 비치하고 특위 위원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열람석을 만들어서 18명 위원 전원이 열람가능토록 했다. 개인정보보호와 국정조사 활동 지원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두 야당 간사로부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유출하지 않고, 유출시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확인서를 받고 명단 각 1부씩을 제공했다.

-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제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현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 정치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은 나라가 어려움에 있을 때 가능하면 그 해법을 제시한다든가 자기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박 전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제시할 수 있지 않겠느냐. 박 전 대표가 ‘정권이 바뀌었는데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한 얘기는 아마도 신중한 양반이 그렇게 말씀을 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요즘 ‘나라가 어려우니까 국민들이 고생이 많겠다’라든가 이런 말씀을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 정치권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 기득권의 이면에 있는 상대적 소외계층을 배려해야 한다. 국회의원도 그렇고, 고소득층도 마찬가지다. 이번 쌀 직불금 파동도 양심에 따라 행동했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직불제 개선 이전에 각자의 양심에 따라 어려운 농민들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저를 열렬히 성원하고 뽑아준 제천 시민, 단양 군민들을 위해 늘 지역현안 현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민원해결과 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농촌지역에 가서 농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어려운 소작농들이 안심하고 땅주인의 눈치 안 보고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역점을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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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