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세계가 인정한 방탄소년단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46:00
  • 호수 1168호
  • 댓글 0개

‘신 한류’ 싸이마저 뛰어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한국 가수로서 최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션 멘데스 등의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제치고 이 상을 수상. K-POP(이하 케이팝)으로 세계를 평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TS∼” 지난 21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서 BTS(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울러 퍼졌다. 관객들은 물론, 세계적인 팝 스타들 모두 크게 환호하며 축하를 보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탑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넘어
전 세계 주목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세계 대중음악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1894년 미국 뉴욕서 창간한 <빌보드>지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중음악의 인기 순위를 집계, 발표했다. 이 순위는 앨범의 판매량과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한 것으로서 그 공신력을 인정받아 이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가 됐다.

‘톱 소셜 아티스트’상은 지난 한 해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지난 3월까지 1년 간 빌보드 ‘소셜 50’ 차트 랭킹, 주요 SNS서의 팬 참여 지수 등의 실적과 14일부터 20일까지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세계적인 팝스타를 제치고 수상했다. 이 시상식서 한국 가수가 수상한 사례는 2013년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상을 받은 싸이가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수상 직후 “감사하다. 2년 연속 소중한 상을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이나 연속으로 받게 돼서 소셜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몇몇 팬들이 방탄소년단 뮤직이 삶을 바꿨다고 했다. 말이라는 게 소셜을 타고 넘어 전달되는 게 얼마나 힘이 있는지 알게 됐다”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방탄소년단은 수상에 이어 이날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8일 발표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또 좌중을 압도하는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펼쳐 관객의 한국어 가사 떼창을 끌어냈고 전 세계 팬들의 열광스러운 호응을 받았다.

2년 연속 빌보드뮤직어워드 수상 ‘쾌거’
한국 가수 최초 “K-POP으로 세계 평정”

뿐만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을 방탄소년단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등 이들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퍼렐 윌리엄스, 릴 펌, 존 레전드 등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DNA’와 ‘불타오르네’ ‘쩔어’에 이어 최근 ‘피 땀 눈물’까지 3억뷰를 돌파하며, 한국 그룹 최초로 4편의 3억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했다. 이처럼 전 세계를 평정한 방탄소년단은 가수 브랜드평판 5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18년 4월20일부터 2018년 5월21일까지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 8923만개의 소비자 브랜드 참여, 미디어, 소통, 커뮤니티 분석을 했다.


 가수 브랜드평판지수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음원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분석을 하여 참여가치,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커뮤니티가치로 분류하고 긍부정비율 분석과 평판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된 지표다. 

브랜드 평판분석을 통해 브랜드에 대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왜, 이야기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2018년 5월 가수 브랜드평판 순위서 방탄소년단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워너원, 아이콘, 트와이스 등 순이다. 

엄청난 국내 팬덤을 자랑하며 ‘국민 그룹’으로 꼽힌 워너원을 꺾고, 방탄소년단이 ‘세계 그룹’으로서 인기를 입증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로 데뷔 4년 차에 불과한 그룹이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해외 시장서 큰 화제가 되며 역으로 국내 시장가지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알렸다. 지난 2월 말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청와대 만찬서 케이팝에 관심을 보이며 방탄소년단을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케이팝을 보여줬더니 매일 댄스파티를 한다. 한국어를 가르쳐 문재인 대통령 내외 앞에서 케이팝을 부르게 하겠다”고 말해 만찬장을 훈훈하게 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케이팝에 맞춰 자녀들과 흥겹게 춤추는 영상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별 마케팅 없이 
해외시장 개척

국내 1위 게임회사 넷마블은 지난달 방탄소년단 소속 회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넷마블은 이들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 ‘BTS 월드’를 상반기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멤버들은 미국 등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화보 1만장, 스토리 영상 100개 이상을 찍을 정도로 애를 썼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파급 효과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트라(KOTRA)는 2013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히트가 만들어낸 국가브랜드 자산 창출액이 6656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BTS 신드롬’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서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돌 그룹이다.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로, 10대의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멤버는 진(김석진, 1992년생, 서브보컬), 슈가(민윤기, 1993년생, 리드래퍼), 제이홉(정호석, 1994년생, 서브래퍼·메인댄서), RM (김남준, 1994년생, 리더·메인래퍼), 지민(박지민, 1995년생, 리드보컬·메인댄서), 뷔(김태형 1995년생, 서브보컬), 정국(전정국, 1997년생, 메인보컬·서브래퍼·리드댄서)으로 구성돼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방송 데뷔는 2013년 6월13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서다. 그 전날인 12일 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싱글 앨범 <2 COOL 4 SKOOL>(데뷔곡 타이틀 ‘No More Dream’)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앨범은 멜론 뮤직 어워드, 서울가요대상과 골든 디스크, 가온 차트 K-POP 어워드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데뷔 후 2년여 동안 <학교 3부작> 앨범을 연이어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그들은 첫 번째 정규 앨범 <DARK&WILD>(2014)를 발매했다.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세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1>(2015)에 이어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2015)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첫 진입했다. 이듬해 이 시리즈를 총망라하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2016)를 발매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화양연화> 시리즈는 2017년 현재까지 105만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시리즈의 성공으로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2년 만에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앨범 <WINGS>(2016)를 통해 케이팝 아이돌 그룹으로 해외서 전례 없던 대기록을 세우며 톱 아이돌 반열에 등극했다. 이 앨범은 발매 전 선주문 50만장을 기록하며 두 달 간 총 75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판매량은 가온차트 집계 사상 최고 기록(2016년 가온차트 연간 결산 1위)을 갈아치우며 그들의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빌보드 200 차트에 26위로 진입해 한국 가수 중 최고 기록을 세운 동시에 ‘빌보드 200’에 3개 앨범 연속 진입 기록과 2주 연속 차트 유지,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 앨범차트 진입(62위)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18주 연속 톱10에 들었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 12월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올해의 가수상, 멜론 뮤직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첫 수상하며 데뷔 3년 만에 국내 가요계 정상에 올랐다.


2017년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케이팝 그룹 최초로 시상식에 참석해 톱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다음 앨범으로 2017년 9월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 앨범 <Love Yourself 承 `Her`>은 출시 이후 13일 만에 12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해 이는 가온차트 집계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량이자, 단일앨범 월간 판매기준 2001년 11월 god 정규 4집 앨범(144만장, 한국음반산업협회) 이후 16년 만에 120만장 돌파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가요계 새 역사를 썼다.

편견 이겨내고
새 역사 쓰다

이후 가온차트 누적 집계 사상 최다 판매량인 149만장(1월 12일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다판매량으로 가온차트 연간앨범차트 1위에 등극하며 명실상부 ‘음반킹’ 자리를 확고히 했다. 

빌보드 200 7위에 진입해 한국 가수 최고 순위이자 아시아 최고 신기록을 세우며 기존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타이틀곡 ‘DNA’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에서 85위로 진입하며 방탄소년단의 첫 번째 핫 100 진입의 쾌거를 이뤘다. 

이후 일주일 만에 67위로 순위가 상승해 케이팝 그룹 최고 순위(원더걸스의 ‘Nobody’ 영어버전이 기록한 76위)를 갈아치웠다. 또한 한국 가수 최초로 5개 앨범이 연속 빌보드 200 차트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가수 최초로 4주 연속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200에 동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7년 11월 K-pop 그룹 최초이자 2017년 올해 아시아 뮤지션으로서는 유일하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퍼포머’로 초청받은 방탄소년단은 성공적인 미국 데뷔 무대를 마쳤다. 2017년 12월 신곡 ‘MIC Drop’ 리믹스 버전이 빌보드 핫100서 28위에 오르며 방탄소년단의 자체 기록이자 케이팝 그룹 최고의 기록을 또 갈아 치웠다.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서 K-pop 그룹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12월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올해의 가수상, 멜론 뮤직 어워드 올해의 베스트송상, 글로벌 아티스트상에 이어 2018년 1월 골든디스크 시상식 음반부문 대상과 서울가요대상서 첫 대상을 수상했다. 

총 4개의 대상 트로피, 주요 시상식의 대상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들의 데뷔 이후, 전 세계서 약 500만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92∼97년생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데뷔 4년 만에 각종 신기록 갈아치워

탄소년단 앨범은 상당수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슈가와 RM의 경우 프로듀싱도 맡았다. 연습생 시절부터 프로듀싱을 해왔다. 멤버들도 종종 ‘곡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각 세대별로 공감대 있는 가사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온라인서부터 시작됐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팬들과 소통해 온 결과 빌보드 소셜50 차트 1위에 올랐고 SNS서 강력한 파급력을 바탕으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데뷔 전부터 유튜브와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비롯한 SNS, 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그들의 활동이 국내외 팬들의 접근성을 높인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 받는다. 

트위터 코리아 공식 계정은 지난 11월13일, 방탄소년단 그룹 공식 트위터(@BTS_twt) 팔로워 수가 1000만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기네스 세계기록 2018(기네스북)>의 ‘트위터 최다 활동’ 남성 그룹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언론들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앞 다투어 그들을 소개하고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지인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늘리고 있는 헌신적인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미국 음악 차트서 역사적인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방송 매체 BBC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BTS: 케이팝 왕자들의 지속적인 힘’이라는 기사를 통해 “싸이가 2012년 강남 스타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 인기는 곧 잠잠해졌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어느 케이팝 스타도 하지 못했던 악명 높은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소셜미디어서도 역사를 다시 썼다”고 평가했으며 큰 인기를 끄는 비결로 세심하게 유지하는 팬과의 소통을 꼽기도 했다.

인기 비결은?
세심한 소통

국내 음악 평론가들도 독보적인 위상을 떨친 방탄소년단은 연거푸 극찬했다. 지난해 11월20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국내 생중계서 사회를 맡은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참석에 대해 “싸이 미국 진출 이후의 쾌거”라며 방탄소년단의 행보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미국내 정서적 지분이 대단하다는 걸 입증하는 무대”라며 “아직도 케이팝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싸이 이후 위기 국면이었는데 방탄소년단 덕분에 다시 살았다”고 언급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TS 만든 방시혁의 파워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세계 음악시장을 움직이는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International Power Players)’에 선정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빌보드는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 73인을 발표하며,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가 음악제작(Recording) 부문 파워 플레이어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빌보드는 “방시혁 대표가 프로듀싱 한 그룹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Her)’앨범이 전 세계적으로 160만장 이상 팔렸으며, 한국 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 TOP 10 안에 이름을 올렸고, 앨범 타이틀 곡 DNA는 Digital Song Sales 37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방 대표는 빌보드 매거진을 통해 “더 많은 K-Pop 가수들의 음악이 차트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는 미국 음악 팬들을 만족 시킬 아티스트들이 아주 많이 있다”고 말했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