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의사봉 잡는 문희상 국회의장 후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1 15:05:01
  • 호수 1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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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선택 기다리는 ‘여의도 포청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으로도 잘 알려진 ‘여의도 포청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0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른다면 사실상 차기 국회의장이 된 셈이다.
 

6선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20대 국회 후반기 여당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문 의원은 당내 선거서 116표 중 67표를 얻었다. 47표에 그친 5선의 박병석 의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문 의원은 2016년 6월 20대 국회 상반기 의장을 뽑는 당 경선에도 나섰지만 121표 중 35표를 득표해 낙선한 바 있다. 이번엔 재수에 성공했다.

성실한 의정활동 
국회 출석률 100%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입법부의 장(長)으로 임기는 2년이다. 입법부를 대표하며 입법부의 사무를 집행한다. 본회의서 사회를 맡는다. 대법원장,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와 함께 삼부요인이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의 국회의장은 보통 국가 의전서열 2위다. 국회의장 개인의 권한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대표로서 높은 위상을 갖고 있다. 

2002년 개정된 국회법에 의해 당적 보유가 금지되고, 임기 중에는 당적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정당추천 후보자로 추천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의원 임기 만료일 전 90일부터 당적을 가질 수 있다.

문 의원은 경선 후 인사 말에서 “정치한 지 40년인데 그 동안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벌이면서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생각이 든다”며 “애초에 얼굴 큰 사람 뽑자,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 뽑자 했으면 걱정을 덜했을 텐데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다선 의원인 이해찬 총리께도 고마운 말씀드린다. 언급 안 할 수 없는 두 분인 이석현 의원과 원혜영 의원께도 감사하다”며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국회가 펄펄 살아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산다. 다시 서는 국회, 국민 사랑과 존경받는 국회를 반드시 이뤄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상 차기 국회의장단 선출은 정세균 현 의장의 임기 만료일(5월29일) 5일 전인 24일까지다. 재적 의원 과반 득표로 당선자를 결정하는데 24일 본회의가 열리면 통상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문 의원이 차기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  
‘겉은 장비 속은 조조’ 별명도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장 후보 선출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6선에 빛나는 신뢰의 정치인 문 의원은 엄중한 시기, 막중한 책무를 짊어진 국회의장으로 단연 최적임자”라고 호평했다. 

그는 “20대 후반기 국회는 정부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국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견인해야 한다”며 “향후 2년간의 여정에 조타수로 활약할 문 의원에게 큰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장단 선거는 6·13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민주당(118석)보다 5석이 적은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서 원내 1당 탈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번 재·보선서 총 12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만큼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제1당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구는 8곳이다. 한국당 의장 후보로는 서청원(8선), 김무성(6선), 정갑윤(5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을 경우 2명의 부의장은 한국당과 다른 야당이 각각 맡게 된다. 

DJ 따라 
정계 입문

이 때문에 한국당은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지방선거 이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경선을 진행한 데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정치권의 합의 절차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여소야대 구도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이 민주당을 향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며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서 “제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급하게 마시면 국물이 튀는 법”이라며 “만신창이 국회, 졸속 추경을 방치한 채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부터 뽑는 민주당의 태도는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당(113석)과 바른미래당(30석)에 평화당(14석)까지 합세하면 재적 과반(145석)을 넘어서는 157석이 된다. 야3당이 국회의장 선출을 밀어붙이면 민주당이 막을 길은 없는 셈이다. 일각에선 평화당이 민주당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조건으로 야당 몫 국회 부의장 두 자리 중 하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45년생인 문 의원은 경기도 의정부시 출신이다.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의정부 지역의 대지주였다. 경복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학창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투신,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재야인사였던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전국조직 구축을 도맡는 등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역정을 함께 했다. 당 외곽 청년조직인 연청 중앙회장을 3차례나 맡은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동교동계로 분류된다. 문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부터 15대를 제외하고 경기 의정부서 내리 6선을 지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서 김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평화민주당 경기도 의정부시 선거구 후보로 출마했지만, 신민주공화당 김문원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신한국당 홍문종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998년 김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문 의원은 친노(친 노무현)의 핵심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002년 대선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은 데 이어 노무현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당시 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당내 입지를 구축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의정부시 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 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다. 

다만 같은 해 10·26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 만에 의장직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당이 위기에 처할 때면 언제든 구원투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의원 별명은 ‘여의도 포청천’이다. 그는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난 19대 국회서만 두 번을 맡았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 5선 의원이 됐다. 이어 18대 대선서 민주당이 패하고 지도부가 사퇴하자 첫 번째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넉달 간 당을 이끌었다. 

노무현정부 
초대 비서실장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두 번째로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특히 당시 문 의원은 비공개 석상과 사석서 여러 차례 당내 계파 이기주의에 대해 “개작두로 칠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2014년 말에는 '땅콩회항' 사건이 터진 가운데 12년 전, 처남의 ‘대한항공 취업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관련 보도가 퍼지며 여론이 나빠지자 이에 대해 문 의원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검찰은 이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 의원은 2004년 고등학교 후배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부탁해 처남 김모씨를 미국 회사인 브리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시에 컨설턴트로 취업시켰고, 실제 근무도 하지 않고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약 8억원)의 월급을 받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러한 의혹은 김씨가 2014년 말 문 의원과 부인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 한겨레청년단이 문 의원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처남 김씨와 문 의원의 부인, 조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했지만 결국 문 의원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박병석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
캐스팅보트 야 “김칫국 마시지 마”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컷오프됐지만, 당시 지역구에 대체할 인물이 없었다. 이 때문에 결국 전략공천됐으며, 6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엔 대일 특사로 발탁돼 문재인정부 초기 4강 외교의 한 축을 이끌었다. 

문 의원은 국회 최고참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2017년 국회 본회의 출석율 100%를 기록했다. 다선의원들이 대체로 정당 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문 의원을 제외하고 출석율 100%를 기록한 의원들이 모두 20명인데 모두 초선이나 재선, 높아봐야 3선 의원들이다.

문 의원은 여야 여러 인사와 친밀해 대표적인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 의원은 사석에서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 가치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문 의원은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자유와 평등, 사익과 공익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

여기에 정국 현안에 대한 분석력과 통찰력도 뛰어나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평가를 듣는다. 기자들과 격의 없이 ‘봉숭아학당’식의 사랑방 정국 토론을 즐기는 여유도 가졌다. 

재보선에 따라 
1당 바뀔 가능성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인 것도 이젠 빼놓을 수 없는 프로필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으로도 잘 알려진 문 의원은 후덕한 외모가 트레이드마크다. 특사 당시 후덕한 외모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대화를 하자면서 야쿠자 오야붕을 보내다니…“라는 평도 들었다. 


<cmp@ilyosisa.co.kr>

 

[문희상은?]

▲1945년생 
▲경기 의정부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평민당 창당발기인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국회 정보위원장 
▲한·일 의원연맹 회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14·16∼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문재인 대통령 일본 특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61·인천 부평을)이 선출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78표를 획득, 38표를 얻은 3선의 노웅래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는 “당이 이제 국정을 주도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실현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돼야 한다”라며 “더 크게 포용할 통 큰 정치로 여의도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957년생 홍 원내대표는 전북 고창 출신이다. 이리고를 나와 동국대 철학과 학사, 동대학 행정대학원 석사를 거쳤다. 홍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노동 전문가로 꼽힌다. 

1982년 대우자동차(한국GM의 전신)에 차체부 용접공으로 입사해 노동운동가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생산직으로 입사한 그는 1984년 대우자동차 파업 당시 김우중 회장과의 단독 협상으로 노조의 요구 조건 상당 부분을 관철시키며 파업을 해결했다. 이후 민주노총, 참여연대 정책위원,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이어 2009년에 국회에 입성했다. 4·29 재선거에서 당선돼 18대 국회의원이 됐다. 19대, 20대 총선서도 승리해 3선 의원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입성 후에도 노동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2010년 제18대 국회 일자리만들기특별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제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특히 지난 대선서 문재인 캠프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당선 직후 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는 홍 원내대표 업무가 문 대통령의 초미의 관심사였다는 점이 확인된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홍 원내대표는 노동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우원식 의원에 7표 차이로 패배한 후 올해 원내대표 경선에 다시 도전해 승리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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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