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북한 참가 관전포인트

손잡고 입성하지만…미녀 응원단만 보이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올수록 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데다 국제무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북한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작용한 덕분이다. 다만 급작스럽게 이뤄진 결정이라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대형 이벤트다. 개최국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과 북이 단일팀으로 올림픽을 치른다는 점이야말로 평창올림픽에 차별성을 부여한다. 

어려워 보였던
 단일팀 구상

당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북핵 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까닭이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뒤 상황이 급반전됐다. 

북한의 참가 수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역대 올림픽 최초 남북 단일팀 성사가 최종 결정됐다. 

지난달 21일 스위스 로잔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 참가 남북회의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북한 선수단의 규모를 46명으로 승인했다고 말했다. 북한 역대 동계올림픽 최대 규모다. 


애초에 북한은 선수 10명, 임원 10명을 파견할 예정이었지만 논의 끝에 선수 22명, 코치를 포함한 임원 24명으로 선수단 구성을 완료했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2명, 쇼트트랙 2명, 알파인과 크로스컨트리 각 3명씩 이름을 올렸다. 북한 선수들은 5개 종목에 출전한다.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는 전체 북한선수 인원의 절반이 넘는 12명이 포함됐다. 

단일팀 구성이 확정되면서 한국 선수 23명을 포함한 총 35명의 여자 아이스하키 엔트리도 확정됐다. 

순식간 매듭진 단일 결론 
북한 선수들 메달은 글쎄

올림픽에 남북이 단일팀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최초지만, 국제적인 이벤트나 세계선수권서 남북은 종종 단일팀을 구성한 적이 있다. 남북 최초 단일팀 구성은 1991년 일본 지바서 열린 탁구 제41회 세계선수권대회였다. 

당시 남한 현정화와 북한 이분희를 주축으로 하는 남북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 나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한 번의 단일팀은 축구였다. 1991년 포르투갈서 열린 20세 이하(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였다. 당시 북한 안세욱 감독, 남한 남대식 코치와 함께 18명으로 구성된 단일팀은 조 2위로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은 참가에 의의를 둔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2010 밴쿠버 대회 이후 8년 만인데 이번에 평창에 올 북한 선수들은 대부분 국제대회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 나서는 렴대옥-김주식 조다. 이들은 세계선수권 대회서 15위권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렸던 2017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서도 15위를 기록했고, 2016년 4대륙 선수권에선 7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 선수들
메달 가능성은?

쇼트트랙 남자 500m와 1500m에 출전하는 최은성과 정광범은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고, ISU에 프로필조차 등록돼있지 않다. 최은성은 지난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준준결승까지 진출했고, 올 시즌 월드컵 1,2차 대회에 개인전 전 종목에 참가했다. 

한국서 열렸던 4차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알파인 스키에 출전하는 최명광, 강성일, 김련향도 국제대회 출전 경력이 많지 않다. 최명광은 지난해 이란서 열린 슈퍼-G 대회 출전해 11명 가운데 한 번은 10위, 한 번은 11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김련향은 같은 대회서 10명 중 8위, 11명 중 10위에 그쳤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프리스타일에 출전하게 된 한춘경과 박일철, 여자 10㎞ 프리스타일의 리영금은 지난해 4월 러시아서 열렸던 대회에 출전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들은 모두 92명의 선수 가운데 90위권을 기록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화제성과 별개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메달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세계 랭킹 25위에 불과하다. 약체로 분류되는 한국보다 3계단 밑이고 전체적인 실력서도 한국 대표팀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다.  

이미 지난해 4월 강릉서 열렸던 세계선수권 대회 디비전 2그룹A 4차전서 한국에 0-3으로 패했다. 세라 머리 대표팀 총감독은 지난달 16일 “아이스하키 3-0의 스코어는 축구의 3-0 스코어 차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여와 단일팀 구성은 화제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고 이는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다. 

여기에 한국서 열리는 올림픽서 남북 단일팀이 함께 뛴다는 상징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지칭하고 이전 정부서 무너졌던 남북 관계를 다시금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대외 여론도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연방 상·하원은 지난달 29일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초당적인 결의안을 각각 발의하고 의회 차원 지지를 모았다. 

이번 결의안에는 한미 정상간 평화·안전 올림픽 개최 노력 합의,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평창 올림픽 지지 및 안전 올림픽의 확고한 공약 재확인, 한반도·동북아 평화와 번영 기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기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확실한 상징성
호의적인 시선

국내서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61%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지난달 31일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설문조사 전문업체인 마켓링크에 의뢰해 진행했다. 조사대상자는 연령과 거주 지역을 고려한 할당표집으로 선정했다. 응답률은 15.3%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1074명 가운데 북한 선수단 참가, 남북 공동 응원에 대해 각각 61%, 58%가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예상치 못한 잡음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문제였다. 기존에 국가대표로 피땀 흘려 노력했던 선수들의 박탈감은 고려하지 않고 단일팀을 밀어 붙이는 모양새는 공정한 경쟁을 무시한 북한의 무임승차로 비춰졌다.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출전하는 경기에는 엔트리 22명 가운데 북한 선수 3명이 의무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결국 우리 선수 3명이 엔트리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촉박한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 소통이 부족했고 일방적인 비난이 들끓었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의 “어차피 메달권이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화해 분위기 조성 상징성 충분
올림픽 끝나면 다시 ‘안갯속?’

공교롭게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확정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60%대 아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2∼24일 전국 성인 15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주 주간집계보다 6.2%포인트 내린 59.8%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청와대로 입성한 문재인정부가 단일팀 구성 과정서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 뒷따랐다.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완화된 남북 긴장관계가 순식간에 돌변하지 말란 보장도 없다. 평창서 보여준 남북의 우호기류가 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식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이미 북한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오는 8일 건군절 열병식을 치르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평창을 주시하고 있을 때 다시금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북한의 전형적인 이중적 행보라는 평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남북의 사이가 악화되면 현 정부는 역풍을 피할 수 없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대규모 북한 응원단이 파견된다. 오는 8일과 11일 각각 서울과 강릉서 북한예술단 공연이 잡혀 있다. 태권도시범단의 경우 서울 공연은 물론이고 평창올림픽 개막식 식전 공연 여부도 합의 중이다. 

공정성 흠집
예상 못한 잡음

하지만 남아 있는 남북 합의 사항이 모두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북한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개막을 20여일 앞둔 상황서 응원단 파견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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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