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국민 의사’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1.29 15:09:09
  • 호수 1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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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치료는 이벤트가 아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 병사를 살렸다. 그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했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린 외과의사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국내 외상외과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유엔군사령부가 지난 22일 공개한 CCTV와 열상감시장비(TOD) 화면에는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서 일어난 북한군 귀순 사건 당시 상황이 모두 담겨있었다. 귀순병이 간발의 차로 북한군 추격조를 따돌리고 전력 질주하는 장면, 추격조가 귀순병 등 뒤에서 10초간 조준 사격을 퍼붓는 모습, 총상을 입고 쓰러진 귀순병을 우리 JSA 경비대 대원들이 구출하는 상황들이 확인됐다. 

죽어가던 병사
결국 살려냈다

귀순병은 귀순하는 도중 북측 초소로부터 총격을 받아  골반(엉덩이쪽), 오른쪽 무릎, 왼쪽 겨드랑이, 오른쪽 팔 등에 총상을 입었다. UN사 헬기를 통해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가 집도했다. 

지난 14일 1차 수술서 귀순병의 내장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있었다. 손상 부위는 소장 총 7곳 부위의 파열, 6곳 이상의 장간막 파열 및 유실이 있었다. 

1차 수술만 마친 당시 이 교수는 총상으로 손상된 장기서 흘러나온 분변으로 복강과 다른 장기들이 크게 오염돼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 환자의 경우 골반을 통해 들어온 총알 1발이 골반을 부서뜨린 뒤 내장을 휩쓸며 다수의 손상과 출혈이 발생했다”며 “몸 속에 박혀 있던 총알은 1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장에서 교과서에서만 보던 수십여마리의 기생충이 발견됐다. 총상으로 인해 내장이 터지면서 내장이 분변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교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반드시 살리겠다’고 밝혔다. 1차 수술을 마친 이 교수는 다음날 곧장 2차 수술에 들어갔으며 지난 15일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이 교수는 2차 수술서 오염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 복강 세척 이후 복벽을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복벽에 남아있던 1발의 총알을 제거한 뒤 수술을 종료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환자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합병증이 예상돼 고도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 환자에 비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상태는 처음보다 많이 호전됐다”면서도 “현재로서 생존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덴만 영웅 이어 총상 귀순병 집도
혼수상태 빠졌다가 의식 찾고 회복

이후 이 교수는 의도치 않게 정치 논리에 휘말렸다. 

지난 17일 군사 전문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서 “이국종 교수가 귀순 병사의 허락 없이 브리핑해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던 한 존엄한 인격체가 어떻게 테러를 당하는지, 그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고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식을 들은 이 교수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에 나섰는데 인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힘들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여론 역시 이 교수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21일 귀순병의 의식이 되돌아왔다. 

이 교수는 지난 22일 수원 아주대병원서 열린 북한군 귀순 병사 관련 2차 브리핑서 ‘환자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라며 “다만 환자는 총격으로 인한 부상, 2차례의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감을 보이고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감염 등 후유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이후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자는 2차 수술 3일 뒤인 18일 오전 9시께 자가호흡을 시작했다. 현재 발열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수술과정서 발견된 기생충(회충, 개회충)에 대해 치료 중이며 추가 검사에서 발견된 B형 간염에 대해서도 치료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병원 
사회 향한 일침

또 우측 폐 상하엽서 발견된 비활동성 결핵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어서 추가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는 (상태가)좋아졌다. 안 죽을 것”이라며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서 이 교수는 그간 쌓여 왔던 불편한 감정도 터트렸다. 며칠 전 있었던 김 의원의 ‘인격 테러’ 발언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의료계 내에서 이 교수를 향해 보낸 냉담한 시선에 대한 반격에 가까웠다. 

이 교수는 이날 브리핑 시간의 대부분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반박하는 데 할애했다. 그리고 중증 외상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괴감이 든다” “괴롭다”는 말도 많이 했다.
 

이 교수는 “저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외과 의사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전문화된 일에 특화돼 있다. 말이 말을 낳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은 채 잔치가 돼 버리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갈 힘이 없다”며 “환자를 치료하는 건 이벤트가 아니다. (북한군 귀순 병사 말고도) 우리 센터에는 중증외상 환자가 150여명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사 입장서 봤을 때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터넷이나 SNS가 안 되는 휴대전화를 쓴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신경 쓰지 않고 환자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김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군 귀순 병사가 치료를 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는 인격 테러를 당했다고 비판하는 등 일부서 제기된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어 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중증외상센터에 있는 의료진의 인권도 보호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 교수는 “환자의 인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인권 사각지대서 비참하게 일하고 있는 중증외상센터 의료진과 직원들도 생각해달라”며 “중증외상센터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모든 병원들이 영미권 병원보다 직원을 3분의 1밖에 고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간호사들이 계속 그만두는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헬기를 타고 내릴 때마다 몸이 긁힌다. 긁힌 상처가 있는 상태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인지 모르고 수술한 적도 있다”며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는 키트를 쓰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삭감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비행 도중 유산한 간호사도 있고 300여시간 비행하다 쓰러져 그 이후에는 다시 비행을 하지 못하는 간호사도 있다. 얼마 전에는 손가락이 부러진 간호사가 사직했다”며 “나도 어깨가 부러졌다. 그러면서도 헬기 타고 출동할 때 정부한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다”고 하소연했다.

환자를 두고 ‘쇼’를 한다는 원색적인 비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교수는 이날 지방서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는 한 병원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에 돌린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이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고 의료취약지 중심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푸념도 들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 교수가 중증 외상 환자도 아닌 석해균 선장을 수술하는 ‘쇼’를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이 교수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석 선장의 수술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당시 석 선장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언론 브리핑은 주로 병원장이 했다. 나는 석 선장이 깨어나고 나서 브리핑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무섭다. 나 또한 그걸 잘 알고 있다. 다른 동료 의사들에게 이런 고충을 이야기하면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이거나 빅5병원 중 하나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한다”고 했다. 

분노의 브리핑
열혈 외과의사 

이 교수는 브리핑 내내 불편한 심경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현재의 중증외상센터가 지속가능하지도,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팀원들과 함께 버티겠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의 격정 토로가 있은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를 지원해달라는 청원이 청와대에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란에는 현재 이 교수 관련 청원이 90건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지난 7일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지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은 약 20만명의 시민들이 동참해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다음달 17일 마감된다.

이 교수는 6·25 전쟁 상이군인인 국가유공자 부친을 두고 있는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1969년 서울서 태어났다.

1995년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서 조교수, 부교수 및 교수직을 지냈다. 2002년 외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외상센터서 연수, 2007년에는 영국 로열런던 외상센터서 수련했다. 

2011년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장 신분으로 우리 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했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린 외과의사로 더 유명하다.

당시 석 선장은 해적이 쏜 총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청해부대 소속 UDT/SEAL의 신속한 대처로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을 국내로 빨리 이송하는 것이 가장 급한 문제였다. 

메디컬 드라마 실제 모델로 유명
철저한 프로의식·직업의식 갖춰

석 선장은 1차적으로 오만 대학병원서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이에 오만에 급파된 이 교수는 석해균 선장의 상태를 확인한 후 “오만에 더 놔두면 사망한다”고 판단, 에어 앰뷸런스를 이용해 한국으로 호송할 것을 적극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석 선장의 후송에 이용하려는 에어 앰뷸런스는 전세비용이 약 40만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4억5000만원)에 달했다. 

긴박한 상황서 국내 정부 측과 연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자 이 교수는 “내 돈이라도 낼 테니 일단 이송부터 하자”라는 말과 함께 이 교수의 이름으로 빌리돼 외교부가 비용 지급보증을 서는 것으로 상황이 정리됐다.

이런 공로가 인정 돼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여받았고 한국 해군과의 합동의료훈련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대위 계급의 영예를 얻었다. 

그는 MBC <골든타임>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 메디컬 드라마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졌다. 

이 교수는 최근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해 의료현장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한국 사회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 8월 방송된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강연서 이 교수는 “우리나라서 돌아가시는 분들 조사해보면 젊은 사람들, 40대 이전에는 중증외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곧장 수술방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러나 한국 사회서 명령을 내리고 시스템을 만들 사람은 없지만 직접 고된 작업을 할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가에 몇 없는 최고의 외상외과 전문가로서 투철한 프로의식과 직업의식을 갖추고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중증외상 분야의 외과 전문의이자, 외상 및 외상 후 후유증, 총상 치료 부문서 한국 최고 권위자다. 

이 교수가 이끄는 외상외과 의료팀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외상외과 의료진으로 꼽힌다.

중증외상 분야
알리는데 기여

기존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중증외상이라는 분야를 언론 등을 통해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국 거점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이를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2012년 응급의료법 개정안, 이른바 이국종법이 통과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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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