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조폭들로 인해 풍비박산 난 가족이 있다. 동생은 범죄자의 오명을 뒤집어썼고 형과 어머니는 살해당했다. 십수 년간 고통 받으며 살았던 한 남자. 이제는 모든 것을 밝혀내 제자리를 찾고자 한다. 과연 이 남자의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창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직을 맡고 있는 A씨는 ○○파 조직폭력배 일당들이 자신들의 폭력행위를 동생에게 뒤집어씌우고 자신의 이복형과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불행의 연속
때는 1999년. 고창군 아산면에서는 해마다 수산물축제가 열린다. 사건은 이곳에서 발생했다. 수산물 축제에 참가했던 ○○파 조폭들과 상인들과의 시비가 붙었다. 이유는 ○○파 조직 두목의 여자친구와 부딪혔다는 것.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패싸움으로까지 번졌다. 그 와중에 몇 명이 큰 부상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때 그곳을 지나던 A씨의 동생 B씨가 있었다. B씨는 싸움이 나자 바로 그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B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럽게 방문한 경찰은 “폭행 신고가 들어왔으니 인상착의만 확인하려고 한다”면서 B씨에게 같이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때마침 집에 도착한 A씨는 B씨와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파 두목 C씨와 피해자 2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B씨를 보자마자 “저사람이 우리를 때렸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처음 “인상착의만 확인하겠다”는 경찰들의 말과는 다르게 B씨는 이미 피의자로 둔갑해 있었고 경찰은 범인을 다루 듯 B씨를 대했다.
상황이 동생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 챈 A씨는 B씨의 “결백하다”는 말을 재차 확인하고 알리바이 찾기에 나섰다. 다행히 그 당시 B씨와 함께 있었던 D씨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것을 경찰에 제출했다.
축제 보러 갔다가 동생에 폭행 누명
원한 품고? 이복형 어머니 살해 주장
이렇게 풀려날 것 같던 B씨는 다시 한번 좌절을 맛보게 된다. 증인이었던 D씨가 “B씨가 때린 것을 봤다”고 증언을 번복한 것. 시간이 흘러 D씨는 A씨에게 “○○파 두목 C씨가 협박 했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D씨가 절도죄 집행유예 기간인 것을 약점 잡아 경찰까지 나서 증언 번복을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B씨는 폭행 피의자가 되어 구속됐다. A씨는 동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당시 축제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수천명. 수소문 끝에 A씨는 결국 목격자들을 찾아냈다. 목격자들은 증언을 해주는 대신 신변보호를 요구했고 경찰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새어나간 정보 때문에 목격자들은 ○○파의 협박을 당하게 됐고 결국엔 잠적을 해버렸다.
가족의 불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와 B씨에겐 이복형인 E씨가 있었다. E씨는 B씨의 무죄를 증명할 방법을 찾아냈다. 잠적했던 목격자들 중 하나의 진술서를 받게 된 것. 그 이후 E씨는 한통의 수상한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를 받고 나간 E씨는 다음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는 어머니에게 E씨가 죽기전날 ○○파 조직원에게 폭행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 사건도 ○○파의 소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그 후 E씨 사건의 유일한 증인이었던 어머니마저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누구의 소행?
현재 A씨는 십수 년간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증거 자료를 모으고 목격자의 증언들을 녹취했다. A씨는 “범죄자 낙인이 찍힌채 살아가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가족들 사망사건의 전말을 모두 밝혀낼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