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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10일 16시29분

일요신문고


<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52)홀로 싸우는 김영일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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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외면한 장애인의 말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떤 이야기이든, 어느 누구든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쉰두 번째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18년간 홀로 싸움 중인 대전 서구의 김영일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택시서 내린 김영일 할아버지는 목발을 짚고 있었다. 김 할아버지가 이동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있다는 택시기사는 자동차 트렁크서 묵직한 여행 가방을 꺼냈다. 가방 안에는 보기 좋고, 찾기 쉽게 끈으로 묶은 자료가 한가득이었다. 여행 가방 두 개 분량의 자료는 김 할아버지의 인생이자 투쟁의 역사서였다.

자료가 한가득

올해로 일흔네 살인 김 할아버지는 1944년 함경북도 청진서 태어나 8·15광복 때 남한으로 내려왔다. 김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아버지가 좌익으로 몰려 총살당하면서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충남 예산의 외가댁으로 떠나야 했다. 불행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중학생 시절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전증(간질)은 평생 그를 따라다니는 족쇄가 됐다. 김 할아버지가 보여준 혓바닥에는 발작 증상으로 정신을 잃을 때마다 혀를 깨물어 생긴 상처가 가득했다. 

“멀쩡하다가 정신이 뚝 떨어지고, 뚝 떨어지고 하는데 어디에 발붙일 수 있겠나.” 발작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다니고 있던 신학교서도 쫓겨났다.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던 김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돌로 외벽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됐다. 군대에 다녀온 이후 석수공으로 자리를 좀 잡나 싶더니 이번에도 운명은 김 할아버지의 편이 아니었다. 신내림, 일종의 무병이 그를 덮친 것이다.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고 본인도 모르는 새 정신을 잃는 등 무병 증세를 보이는 사이 아내는 결혼 100일 만에 김 할아버지의 곁을 떠났다. 

“어머니가 대구서 과일 가게를 크게 하셨는데 그때 번 돈이 전부 나한테 쓰였다”며 “집에 혼자 있는 동안 발작이 찾아와 혀를 깨무는 바람에 방바닥이 피로 흥건했던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결국 신내림을 받은 그는 충남 예산과 홍성의 경계선인 닭재산으로 들어갔다. 김 할아버지는 정신병을 앓고 있던 산 주인의 딸을 치료해주면서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그 사이에 아들과 딸도 한 명씩 얻었다. 

“그 때 산을 살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 방이 20칸인 기도원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가족이 생기고 돈을 벌었어도 그의 마음에는 안정이 깃들지 못했다. 

자신의 상황에 회의감을 가진 할아버지는 법당을 부수고 싸움을 하는 등 오랜 시간 방황했다. 이마 한가운데 선명하게 남은 흉터는 그 기간 동안 자해를 하면서 생긴 상처였다. “모든 걸 믿을 수 없었고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어릴 때 간질 판정 받아
정착 못 하고 늘 쫓겨나

또 다른 고초의 시발점이 된 대전행은 순전히 자녀들의 교육 문제 때문이었다. 1999년 1월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상가에 철학관을 차린 김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배척과 멸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발작 과정서 크게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상가는 가게마다 개별적으로 전기와 수도요금이 부과되는 체계가 아니라 공동요금을 사용량에 따라 나눠 걷는 방식을 사용했다. 문제는 김 할아버지에게 부과되는 요금만 터무니없이 높았다는 점이다. 
 

2003년 7월 수도요금 장부를 보면 10평 내외인 철학관의 수도요금이 7만원인 데 반해 150평에 달하는 찜질방에선 5만원이 나왔다. 철학관과 비슷한 크기의 정육점에서는 1000원 남짓한 요금만 나왔을 뿐이다.

“장부가 하도 이상해 찾아가 항의했더니 다른 장부를 보여주면서 내가 돈을 내지 않았다고 추궁했다”며 “나는 지금까지 영수증 한 장 버린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김 할아버지는 14년 전 관리비 영수증을 전부 갖고 있었다.

그가 소송전에 휘말린 것도 상가 문제서 비롯됐다. 당시 상가서 찜질방을 하던 A씨는 약 3년에 걸쳐 관리비를 내지 않았는데 그 액수가 무려 1350만원에 달했다. 

A씨가 관리비를 내지 않은 만큼 부담을 떠안게 된 상인들은 김 할아버지에게 번영회장을 맡아 달라 요청했다. 번영회장이 된 김 할아버지는 A씨를 상대로 관리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송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밀린 관리비를 전부 내놨다.

김 할아버지는 관리비 청구 소송 외에도 소방 안전시설과 관련해 대전 서부 소방서에 행정 조치를 요청한 상태였다. A씨가 찜질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무단으로 개조하고 주차장에 기름 탱크를 두는 등 화재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김 할아버지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현장 조사를 나온 소방서에서 그에게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결국 소송까지 간 김 할아버지는 법원서 과태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법원서 “번영회장으로서 기름 탱크 같은 위험물질이 주차장에 있고, 소방시설이 훼손돼서 생명과 재산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고했을 뿐”이라며 “신고자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법조문 어느 조항에 따른 것인지 가르쳐 달라”고 외쳤다.

상가 번영회장 맡아 노력했지만…
가족 떠나고 친구 배신 ‘외톨이’

김 할아버지가 번영회장을 하는 동안 A씨에게 받아낸 관리비도 문제가 됐다. 그가 번영회장을 그만두고 뒤이어 구성된 번영회에서 돈을 인수인계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김 할아버지가 그동안 모은 자료에는 통장 기록뿐 아니라 후임자에게 넘어간 돈의 흐름이 전부 남은 상태다. 

“자료를 다 보여줘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위임장을 써준 상가 주민들이 뒤에서는 나를 모함하거나, 믿었던 친구가 배신한 경우도 있다”고 허탈해했다.

소송전을 치르는 사이 철학관의 전기가 끊기고, 누군가 그에게 해코지하려 가게에 쳐들어오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 때마다 고소를 진행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누구 하나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상가 관계자는 전기 공사를 하다가 누전이 발생해 전기가 끊겼다고 말했지만 공사 관계자한테 물어보니 거짓말로 들통났다. 의도적으로 끊었던 것”이라며 “2층인 가게 좁은 문 틈새로 들어와 고래고래 욕을 하던 남자도 잡아서 신고했지만, 술 먹어서 실수한 거라고 경찰에선 훈방 조치로 끝냈다”고 주장했다.

외로운 시간

그사이 아내와 자식들은 전부 그의 곁을 떠났다. 소송에 매달리느라 기도원이 있던 산까지 헐값에 넘겼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발작 증세가 심해져 병원 신세를 진 것도 여러 번이다. 

국회의원부터 장애인 단체, 법률구조공단, 아름다운 재단 등 안 찾아가본 곳이 없다. 

“시간이 있으면 도와주겠다, 돈이 생기면 도와주겠다는 말만 무수하게 들었다”며 “도움을 받는 데도 조건이 필요했다”고 한탄했다. 18년간 홀로 싸웠지만 그에게 남은 건 여전히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뿐이다.

김 할아버지가 원하는 건 소송에서 이기거나 피해 보상을 받는 게 아니다. 그는 “장애인이 억울한 게 있어 판사·검사·경찰관에게 증거를 내밀어도 확인조차 해주지 않는다”며 “증거 서류가 확실하다면 법적 근거를 확인해 잘잘못을 가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래도 나같이 뛰는 사람이 있으니 세상이 조금은 바뀌지 않겠나”며 “내 삶은 늘 슬펐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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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1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호위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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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 임기 5년차, 정권교체와 정권 연장의 기로에 선 시기다. 역대 정부에서는 어김없이 정권말 대형 비리 사건들이 터져 나왔다. 검찰총장은 임명권자의 등에 칼을 꽂을 수도, 호흡기를 달아줄 수도 있는 자리.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은 어떨까. 일단 청와대는 ‘우리 편’을 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지난 3일 오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에서 추천한 최종 후보군 가운데 김 전 차관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지난달 29일 추천위가 김 전 차관을 포함한 4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한지 나흘 만이다. 4명 후보 투표 4위 김 후보자는 추천위 표결에서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구본선 광주고검장에 이어 가장 적은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사법연수원 20기)는 현직 검사가 아닌 점, 전임 윤석열(23기) 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점 등이 약점으로 평가됐지만 2019년에 이어 검찰총장을 목전에 두게 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김오수 후보자는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부 차관 등 법무, 검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주요 사건을 엄정히 처리했다”며 “아울러 국민 인권보호와 검찰개혁에도 앞장섰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조직 안정을 우선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면 무엇보다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구성원과 화합해 신뢰받는 검찰, 민생 중심의 검찰, 공정한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남 영광 출신의 김 후보자는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8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1년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했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3명의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2년간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문정부의 검찰개혁에 발을 맞춘 부분이 강점으로 꼽혔다. 김 후보자는 친정부 성향의 인사로 꼽힌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문정부 주요 요직의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감사원 감사위원,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이다. 18기→23기→20기 기수 역전 요직마다 최종 후보로 거론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아마 공직자 후보의 최대 노미네이션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 말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지명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적임자’, 국민의힘은 ‘정권의 호위무사’라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 역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그의 정치적 편향성이 청와대의 검찰총장 지명에 있어서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앞서 청와대가 김 후보자를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을 당시 최재형 감사원장이 ‘친정부 인사’라는 점을 들어 거부했을 때와도 상황이 달라졌다. 김 후보자의 친정부 성향은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이후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인사, 정권 관련 수사, 김 후보자 본인이 연루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사건들인 만큼 김 후보자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검찰총장 취임 직후 단행될 고위급 검찰인사가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언급되다가 목전에서 낙마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김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이유에 이 지검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친여 성향 유리했나? 김 후보자는 4명의 최종 후보군 가운데 유일하게 이 지검장(23기)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다. 조남관(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장,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등으로 김 후보자가 아닌 3명 가운데 검찰총장 지명이 이뤄졌다면 이 지검장은 검복을 벗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청와대가 18기(문무일 전 검찰총장), 23기(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다시 20기(김 후보자)로 기수 역전을 감행하면서 이 지검장의 유임 확률이 높아졌다. 청와대는 이 같은 기수 역순환에 대해 “기수가 높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18기(문무일)에서 23기(윤석열)로 뛴 게 좀 파격적인 인선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친정부 성향의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쌍두마차로 검찰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내부에서 정권 관련 수사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이 지검장은 정권 관련 사건을 막아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지검장을 가리켜 ‘방탄 수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초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건’ 등 정권 관련 수사를 뭉갰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 대한 수사팀의 무혐의 요청을 수차례 거부해 마찰을 빚었다. 이 지검장이 조직 내 신망을 잃은 사건이다. 정치적 중립 시험대 올라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 등 정권 관련 민감한 수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들이 김 후보자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상황이다. 법조계가 해당 사건들에 대한 김 후보자의 의중에 관심을 표하는 이유다. 검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최대한 신속히 처리한다는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무난하게 취임한다고 해도 한 달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때까지 수사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총장 임명 직후 검찰인사가 단행되면 수사팀이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수사팀이 속도를 내는 것과는 별개로 사건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전지검에서 수사 중인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은 백운규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사팀은 백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두 달 넘게 보강 수사를 벌이고, 최근 채 전 비서관을 소환 조사하는 등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은 2019년 3월 이른바 버닝썬 사태를 덮기 위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재조사 사건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건화됐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연루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수사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등 진상조사단 8팀 관계자들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초까지 6차례에 걸쳐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만날 때마다 이 비서관과 이 검사가 통화한 기록이 나왔다. 검찰은 조작 또는 왜곡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윤중천 면담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이 비서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친정부 성향’ 이성윤과 쌍두마차 검 인사·정권 수사에 관심 집중 이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도 연루돼있는데, 이 사건에는 김 후보자 역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김 후보자는 2019년 3월 김 전 차관 출국금지 당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대신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수원지검 수사팀으로부터 서면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을 포함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해 일절 보고를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본인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에 대해서는 향후 총장으로 취임해도 법령과 규정에 따라 회피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차관 재직 시절 법무부와 검찰 간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휩싸여 있다. 문정부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혀 의견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이 불거져 나왔던,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대검에 윤석열 전 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구성하자고 한 사실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실행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당시 김 후보자의 제안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후보자가 언급한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방탄 총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성향 변호사 모임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에서는 김 후보자를 두고 “중립성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김 후보자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6일 “일선 검사장과 대검 부장검사, 법무부 차관을 한 만큼 수사와 행정에 두루 밝아 검찰 수장이 될만한 자격을 갖춘 분”이라고 김 후보자에 대해 평가했다. 김 후보자가 친정부 성향이라는 지적에는 말을 아꼈다. 김학의 사건 발목 잡히나 박 장관은 김 후보자 취임 이후 단행될 검찰인사에 대해 “촘촘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잘 협의하고 의견을 들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공식화하고, 최종적으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도 잘 받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장관 취임 직후 단행한 검찰인사에서 윤 전 총장과 의견청취 문제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법무부는 최근 사법연수원 27~31기를 대상으로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검사장·차장검사 승진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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