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40)정도진 전 정읍시의원

"지역 위한 민자유치가 정치감정에 휘둘려선 안되죠"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마흔 번째 주인공은 정읍시의 불통행정에 할 말이 있다는 정도진 전 시의원의 이야기입니다.
 

정읍시와 잔디로골프텔(이하 잔디로)이 유스호스텔과 온천개발 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김생기 정읍시장이 취임하면서 잔디로가 추진한 사업허가가 취소됐고 해당 부지는 산지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산지 원상복구 과정서 정읍시의 무리한 설계 변경에 잔디로 측은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지 소유가 잔디로인데도 불구하고 협의 없이 설계를 변경했다는 것. 정읍시와 잔디로의 싸움과 별개로 시민들은 내장산 방문객이 활성화돼 정읍시 경제 부흥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바뀌고…

지난 2007년 정읍시와 잔디로는 정읍시 부전동 1065-14 외 6필지에 유스호스텔을 건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후 지난 2011년 8월 유스호스텔 건축 허가가 떨어지면서 내장산 일대에 유스호스텔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2013년도에 들어서면서 정읍시가 잔디로의 유스호스텔 건축 허가 및 산지전용 허가를 취소하고 원상복구를 명령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현재는 원상복구 과정서 정읍시와 잔디로 간 분쟁이 다시 촉발된 상황이다. 정도진 전 정읍시의원은 정읍시가 원상복구 과정서 무단으로 설계변경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지복구를 하다보면 자재가 늦게 들어오거나 수목 식재시기가 부적합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잔디로 측에서 공사연장신청을 했는데 정읍시의 일방적인 수의계약으로 정읍산림조합을 산지복구 대행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정읍산림조합의 복구 과정서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 전 의원은 “기존 잔디로 설계안에는 자연미를 살린 수로관이 계획돼 있었다. 정읍시가 설계변경을 하면서 수로관이 U자형으로 바뀌었는데 U자형은 쉽게 말하면 콘크리트”라며 “콘크리트로 수로관을 해 놓으면 물이 땅에 스며들지 않아서 물이 넘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부지는 잔디로 소유인데 잔디로의 의견을 묵살한 채 설계 변경을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전 의원은 “남의 땅에다가 복구작업하면서 당초 설계는 무시하고 또 다른 설계로 하면 안 된다”며 정읍시의 일방통행 행정을 비판했다.

정읍시민들은 내장산 입구에 위치한 해당부지가 벌거숭이산이 된 것에 대해 원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 전 시의원은 “시민들은 ‘잔디로가 의지가 없어서 그런다’ ‘조성해 놓고 땅 팔아먹으려고 한다’ ‘거기서 나오는 토석 채취해서 팔아먹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어느 세력들이 잔디로를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정읍시민들은 해당 자리에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것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읍시에 관광호텔이 들어서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아직까지 정읍시에 제대로 된 호텔 하나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정 의원은 “정읍은 전주서 30분 거리에 있다. 한옥마을을 들른 사람들이 내장산도 방문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박시설이 없어 한옥마을의 낙수효과가 정읍에까지 미치지 않고 있음을 토로했다.

산지복구공사 잔디로와 갈등 재촉발
내장산 리조트는 되고…잔디로는 왜?


그는 이웃 부안 격포의 예를 들면서 정읍에도 관광호텔이 들어와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부안 격포에 관광호텔이 세워져 지역경제가 살아났다”며 “정읍도 격포의 사례를 보고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잔디로 유스호스텔 사업뿐만 아니라 정읍시청의 오락가락 행정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정촌현 사업' 이른바 정읍에 민속촌을 만드는 사업이 주민들 반대로 무산돼 국비를 반납한 적이 있다”며 “김생기 시장이 들어오면서 반납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재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김 시장이 전임 시장이 추진하지 않은 것은 재추진하고, 추진한 것은 반대하는 행태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현재 잔디로가 추진한 사업은 올스톱 된 상태이다. 하지만 정읍시는 내장산 일대 신정동·용산동 부지 91만5547㎡ 규모의 ‘내장산 리조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일개발 주식회사가 총사업비 515억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내장산리조트 골프장 사업에 정읍시가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 전 의원은 “거기에는 리조트와 골프장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아무도 안 들어오려고 한다”며 “여기는 호텔을 짓겠다고 하는데도 시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편파행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잔디로가 유스호스텔을 조성하려고 했던 산지에 대한 정읍시의 대행복구 공사 및 행정대집행은 절차적, 실체적 위업성인 인정된다며 ‘시정권고’를 의결한 바 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권익위의 의결사항은 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밝히면서도 “시장의 개인감정이 개입돼 무리하게 행정 처리를 했기 때문에 권익위에서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잔디로와 정읍시는 해당 부지를 둘러싸고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정 전 의원은 “판결은 지켜봐야 한다”며 “어차피 복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읍시가 이 땅을 잔디로에게 계속 팔라고 했다”며 “팔라고 했을 때는 누군가에게 허가를 내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잔디로는 유스호스텔과 온천개발을 위해 터를 닦는 데만 60억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진다.

시민들은 부글

잔디로와 정읍시의 갈등에 대해 정읍시 관계자는 “잔디로가 복구명령을 받아놓고 복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대행복구를 한 것”이라며 “초기에는 우리도 잔디로를 많이 도와줬지만 공사가 계속 지지부진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보복행정 논란에 대해선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읍시의 이상한 수의계약

정읍시는 잔디로가 복구기간 내 복구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자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정읍산림조합과 5억6300만원을 공사대금으로 하는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수의계약은 천재지변, 전시, 재난복구 등과 같이 시급하거나 다른 지자체와의 계약 등에 한해서만 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돼 있다.


정읍시는 수의계약에 대해 ‘산림자원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의거, 정읍시가 산림조합에 대행하게 하거나 위탁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23조에 따르더라도 ‘산림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잔디로 측은 동의 없이 위법하게 정읍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은 정읍시에 명백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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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