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4.6℃구름많음
  • 강릉 24.0℃구름많음
  • 서울 16.1℃구름조금
  • 대전 17.1℃맑음
  • 대구 22.3℃맑음
  • 울산 20.8℃맑음
  • 광주 17.6℃맑음
  • 부산 17.7℃맑음
  • 고창 15.4℃구름많음
  • 제주 17.9℃맑음
  • 강화 14.3℃구름많음
  • 보은 16.3℃구름많음
  • 금산 15.1℃구름조금
  • 강진군 17.4℃맑음
  • 경주시 17.9℃맑음
  • 거제 17.7℃맑음
기상청 제공

1375

2022년 05월21일 06시47분

일요신문고

<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38)레슬링인 이정근씨

URL복사

“허위 경력자 교수로 채용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서른여덟 번째 주인공은 한국체육대학교에 할 말이 있다는 이정근 전 레슬링 국가대표·코치의 이야기입니다.

“A씨는 아테네올림픽 당시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이나 코치가 아니라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 시간강사였음에도 대한레슬링협회가 허위 증명서를 발급했고, 한국체대가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지도경력에 따른 점수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허위 지도경력 증명서를 발급해 이를 교수 채용했고, 한체대는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가짜인데…

지난 2014년 10월24일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에서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은 대한레슬링협회가 대한체육회장의 직인을 도용해 지도실적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후보자 A씨가 한체대의 교수로 임용된 사실을 밝혀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한체대가 ▲교수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임용한 점 ▲이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한체대가 2010년 하반기 전문실기 분야 레슬링 교수 임용 후보자였던 A씨와 B씨의 평가점수를 분석하며, A씨의 교수 임용이 부적절했으며 객관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B씨가 바로 전 국가대표 선수 및 감독이었던 이정근씨다. 이씨는 “A씨 때문에 내가 교수가 못 돼서 억울한 게 아니다. 한국체대가 법과 규정에 의해 교수를 임용해야 하기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A씨가 제출한 지도실적증명서가 허위라는 게 밝혀졌는 데도 한체대는 A씨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1980년도에서부터 1989년까지 10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했을 만큼 실력이 출중했다. 그는 1982년 인도뉴델리 아시안게임 은메달. 1984년 LA올림픽 동메달, 1986년도 서울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목에 걸었다. 이 외에도 국가대표로서 수 많은 국제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씨는 1989년 10월, 선수 생활을 마치자마자 국가대표 지도자로 차출된다.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 지도자로 금메달 4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국가대표 지도자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한 입상자 등을 배출했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이씨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기린장, 거상장, 맹호장을 받았으며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올림픽 등 각종대회서 입상실적으로 청룡장 등을 받으며 국내 레슬링에서 실력자 중 실력자로 평가받아왔다. 복수의 레슬링인은 “이미 레슬링계에서 ‘이씨가 A씨의 허위 지도실적증명서 때문에 교수 임용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들어간 적 없는데
금메달 선수 지도자로 둔갑

그렇다면 A씨가 제출한 지도실적증명서가 어떻게 허위일까? A씨가 제출한 지도실적증명서가 허위라는 것은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 등을 통해서 드러났다.

한체대 전문 실기 교수 서류심사 평가표에 따르면, 채용예정과목과 동일한 종목의 지도경력을 최대 A(25점)부터 최하 J(7점)까지 구분하고 있다.

이씨의 지도경력 평가표를 보면, 국가대표 지도자로 있으면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르셀로나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 입상자를 배출해 21점인 C(10년 전의 지도경력으로 2등급 하향)를 받았다. A씨의 지도경력 평가표를 보면 한체대 시간 강사로 있으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서 1위 입상자를 배출해 23점인 B점(6년 전의 지도실적으로 1등급 하향)을 받았다.

문제는 A씨의 경우 아테네올림픽 대회의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이나 코치 같은 지도자가 아니고 당시 한체대 시간 강사였음에도 이를 지도 실적에 포함시켰다는 것. 또 한체대는 이를 그대로 점수에 반영했다는 사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A씨가 아테네올림픽 대회 1위 입상자 지도실적을 인정받기 위해 대한체육회장(국가대표 지도자 경력은 대한체육회장이 발행)의 직인을 도용했다는 것이다.

A씨가 제출한 경기실적증명서와 지도실적증명서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2004년까지는 경기단체장(대한레슬링협회)과 대한체육회장 직인이 연명으로 날인했지만, 2004년부터는 연명 날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대한체육회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대한체육회가 직인을 찍으면 반드시 문서대장에 문서번호와 함께 보관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에는 A씨가 제출한 지도실적증명서에 날인한 문서번호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대한체육회 직인 관리 담당자는 직인을 찍어준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씨는 A씨가 아테네올림픽 대회서 지도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서도 입증했다. 그는 지난해 4월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종목 참가자(선수 제외, 세부 종목별 분류)’ 목록을 입수했다. 이 참가자 목록에서 역시 A씨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짓증명서 제출했는데 임용
한체대 입장? 모르쇠로 일관

이외에도 레슬링협회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의 직인이 허위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서 J씨가 금메달을 땄는데, A씨가 국가대표 경력을 실적(지도실적증명서)에 넣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어 “당시 A씨는 한체대 코치(시간강사)였으며, J씨는 한체대 선수로서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선수촌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A가 국가대표를 지도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당시 저는 안 된다고 했지만, 사무국장이 (국가대표 소속 지도자로) 넣어서 (직인을) 발급해주라고 지시해 발급해 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처럼 A씨가 발급한 지도실적증명서가 허위라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한체대는 이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이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사항으로 나왔는데도 한체대는 당시 A씨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한체대 교수 임용이 비리로 얼룩졌다”고 말했다.

모른척 시치미

A씨처럼 교수임용 제출 서류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어떤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까. 현행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 11조의 4에 따르면 “교육공무원 임용시험에 있어서 부정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는 당해 시험정지 또는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그런데도 A씨는 2010년에 임용돼 2015년까지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A씨는 한체대를 그만둔 상태다. 이씨는 “A씨가 교수 임용 당시 제출한 서류가 허위라는 의혹을 수 년 전부터 제기했다”며 “그런데도 한체대와 대한체육회는 이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A씨가 한체대 그만둔 이유? 제자한테 컨닝페이퍼 주다 걸려서 파면


A씨는 2015년 한체대 대학원 박사과정 외국어시험 감독관으로 들어와 제자이자 아테네 금메달 출신인 J씨에게 컨닝페이퍼가 있는 명함을 건네다 적발됐다.

감시해야 할 감독관인 A씨가 부정행위를 주도한 것이다. 부감독관인 교학처 직원이 이를 적발했고, 학교 측은 J씨를 O점 처리했다. 당시 A씨는 계획적인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이후에도 계속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어 논란됐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불거지자 한체대는 A씨를 파면처리했다. <창>

 



배너




설문조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기간 2022-05-18~2022-05-30




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6·1 보궐선거 지역 중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가장 탐내던 자리가 있다. 바로 송영길 전 대표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이다. 이 지역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0년간 공들여온 곳으로 그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될 때 대들보 역할을 자청하던 곳이다. “나가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인식 속에 민주당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천 신청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천신청서는 휴지통에 버려져야 했다. 해당 지역구에 이재명 상임고문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확정됐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이 연단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열띤 성원을 보냈다. 탐나는 당 대표 마이크를 잡은 이 고문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럴 줄 알았으면 고민 좀 덜 할 걸 그랬다”고 웃으며 운을 뗀 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나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 고문의 측근들이 그의 출마를 끝까지 말렸다고 한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고작 두 달가량밖에 안된 시점이기도 했고, 다음 대권 도전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 고문에게 두 달의 잠행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민심은 아직도 좋지 못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고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60%를 상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문처럼 두 달 만에 정계 복귀한 대선주자는 없었다. 사실 대선주자의 정계 복귀가 대한민국 정계에서 그렇게까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패배 후 복귀했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다. 그러나 ‘2개월은 너무 짧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전 대통령이나 문 전 대통령 모두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적어도 1년 가까운 기간의 숙고를 거친 후에야 정계 복귀를 선택했다. 이 고문의 이례적인 행보는 정치 평론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게 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모를 리 없는 그에게 ‘왜 지금, 왜 인천에 출마했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여기에 적어도 세 가지 노림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 번째 노림수에 대한 의심은 ‘0선 대권후보’였던 이 고문이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 고문은 정치 시작부터 대선 전까지 늘 지방선거에만 출마해왔다. 큰 선거가 있을 때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경력들은 다수 있었지만, 본인이 당선된 선거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뿐이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의심은 당 대표 자리에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이 진정 원하고 있는 자리는 당 대표라는 것이다. 이 고문은 이번에 놓친 대통령 자리를 다음 대선에서 거머쥐기 위해서 우선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권이 받쳐주지 못한 대통령 후보는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계양을 출마 확정 고작 2개월 칩거…부정적 여론 더 커 이번 대선에서 그랬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분석한 이재명 캠프 측의 한 인사는 패배 요인 중 ‘민주당의 분열’을 꼽은 바 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겉으로는 하나가 된 척 쇼를 했지만, 실제 내부는 둘로 갈라져 있었다”고 <일요시사>에 설명했다. 그는 정확히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친문(친 문재인)파’와 ‘이재명계’간의 대립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당헌당규 제29조(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고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예산 편성권과 공천권을 동시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이 고문이 만일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당내에 있는 ‘반명(반 이재명)계’의 힘을 줄여 놓을 힘이 생긴다. 이후 출마할 대통령선거 전에 발판을 미리 닦아놓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꼭 국회의원 신분으로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이라면 누구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는다. 입후보하고 싶은 민주당 권리당원은 기탁금(2020년 기준 8000만원)을 내기만 하면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정계에선 이 고문이 보궐선거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8월 전당대회에는 나왔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를 것”이라며 “장외 선거운동과 장내 선거운동은 큰 차이가 있다. 이 고문이 당 대표가 되려면 반명(반 이재명)계의 마음을 사야 하는데, 이것을 장외에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실히 민주당 리더의 대세는 현재 이 고문이 맞지만, 대세가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지려면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전 민주당 대표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들은 대부분 원내 인사들이었다. 아직은 소수인 ‘이재명계’ 의원들의 결속과 반명계 의원들에 대한 견제 및 포섭까지 하려면 그가 직접 여의도 내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해석이다. 정계가 의심하고 있는 이 고문 출마에 대한 두 번째 노림수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다. 대선 전부터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떠돌던 말은 ‘지면 감옥 가는 선거’였다. 방탄의원단 면책특권? 선거 기간 내내 피 튀기는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 고문은 서로를 향해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대선을 뜨겁게 불태웠다. 윤 대통령에게는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문제가, 이 고문에게는 대장동 리스크와 경기도지사 시절 공금 횡령 문제가 따라다녔다. 대선 후 윤 대통령의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이 고문의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은 이 고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노리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고문이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런 시도는 국민의 규탄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대선 과정만 하더라도 분당과 성남,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를 반 바퀴 타고 간 것이 국민에게 어떻게 해석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가 주장하는 ‘수사 방탄’ 의혹은 대한민국 헌법 제44조에 기인한다. 44조 1항에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적시돼있다. 2항에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고 돼있다.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회기 중 체포도, 또 체포 후에 석방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입법부의 힘이 다소 약하던 시절,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소신발언하고 양심에 따라서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현대 정치에 와서 그 의미가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예는 1999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연루된 본인의 측근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7개월간 임시국회를 소집한 일이다. 당시 이 총재와 측근들은 대선을 치르며 불법 대선자금을 모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총재의 측근들은 국세청을 동원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거뒀다는 혐의를 받았고,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 끝에 그중 몇몇은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혐의를 의심받던 용의자들이 대부분이 국회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 총재가 임시국회를 여는 바람에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한나라당 측은 임시국회 소집 이유에 대해 “검찰개혁 대책 심의 등 다뤄야 할 현안이 많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여론은 의원들의 체포를 막으려는 ‘꼼수’로 인식하고 있었다. 측근들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총재는 수차례 임시국회를 열어야 했다. 감독서 선수로 언론은 이를 빗대 ‘방탄 국회’라 보도했고 곧 ‘방탄 국회’는 불체포특권에 숨는 의원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이 대명사를 최근에야 이 전 대표가 다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이 고문의 출마 의미를 다시 해석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은 20년도 더 된 이야기”라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국회의원이 임시국회에 숨어 체포를 피할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당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항변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일은 그동안 몇 번 있어왔다. 2020년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고 검찰로부터 체포된 바 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상태였다. 청주지방법원은 그에게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3030만원을 선고했다. 그의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다. 국회는 정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빠르게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186명의 국회의원 중 16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체포됐다. 민주당 측은 정 전 의원처럼 뚜렷한 범죄 사실이 입증되면 현역 의원이라도 누구든지 체포될 수 있는 게 요즘 국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간의 의심은 완전히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민주당 측의 주장도 사실이지만 이 고문이 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부당한 외압 수사’라며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에 거부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 이상인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제1정당이다. ‘야인’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보다 ‘국회의원’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가 한결 어려워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의 세 번째 노림수를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이재명계’ 지방선거 주자 모두가 공천을 받은 후에 비로소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시점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국회로 들어가려? “시대 변했는데 무슨∼” 공천 잡음을 가장 많이 야기했던 곳은 서울시장이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장은 송 전 대표가 받았다. 이 고문의 대선을 함께 뛰었던 송 전 대표는 “당의 요구로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며 “(서울시장 출마는)희생하러 가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단수 공천’ 이야기도 언론에 흘리는 등 그의 선언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서울시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에만 연고가 있는 인사가 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냐는 지적과 함께 투명한 공천룰 도입을 촉구했다.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미 시장 출사표를 던진 ‘서울 기반의 민주당 의원들’과 반명계 의원들이 합세해 ‘친명(친 이재명)계’ 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한때 공천에서 ‘완전 배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을 치르며 공천장을 받아든 송 전 대표지만 친명계의 이번 선거 부담은 더욱 가중돼있는 상태다. 경기도지사 공천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정도만 약할 뿐이지 여기서도 친명계에 대한 편애를 지적하는 후보가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과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앞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직에는 이미 조정식·안민석 의원 및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선언이 나오자 경쟁자들의 총질이 시작됐다. 김 전 총리의 경쟁자들은 공천룰이 부당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고, 후보들의 몇몇 핵심 측근은 이재명 캠프 인력이 대거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다고 양심 선언을 하기도 했다. 무난히 공천을 받지 못한 ‘이재명계’ 후보들과 이 고문 본인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 시 명장으로 이름을 남기겠지만, 진다면 패장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부터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고문에게 지방선거의 패배까지 책임지라고 한다면, 당 대표 자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번 보궐선거 출마가 그 책임으로부터 한발 물러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인이 보선에 뛰어들어서 ‘감독’으로서 역할보단 ‘선수’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이 고문은 ‘본인의 사람들’이 모두 공천받을 때까지 기다렸고, 모든 퍼즐이 맞춰진 후에야 ‘출마 선언’을 했다. 한걸음 뒤로 책임은 안 져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해석이 모두 맞을 수는 없다. 이런저런 행보를 하면서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다. 이 고문의 이번 인천 출마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고, 또 그중에는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이 고문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 고문이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