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돌아온 박지원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

야권 주도권 쥐고 정국 쥐락펴락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영원한 비서실장’에서 ‘영원한 원내대표’ 칭호를 얻게 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만장일치 합의추대로 원내대표가 됐다. 민주당, 민주통합당 시절에 이어 세 차례나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박 대표는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사이에서 제3당으로서 막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이 지난달 27일, 박지원 의원을 20대 국회 신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했다. 국민의당은 경기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워크숍 이틀째인 27일 오전 당선인 전원이 참석한 비공개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

“국민 의사 존중”
만장일치 추대

이로써 박 원내대표는 2010년 민주당, 2012년 민주통합당 시절에 이어 세 차례나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비공개회의에선 차기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주승용 의원과 유성엽 의원이 출마 의지를 접으면서 박 원내대표 합의추대로 당선인들의 뜻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은 “박 의원 같은 헤비급이 나오면 우리 같은 플라이급은 엄두가 안 난다”며 “박 의원이 나오면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 의원 또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수가 합의로 추대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고 특히 엄중한 국회에 대비해서 출중하고 경륜이 갖춰진 박 원내대표가 좋겠다는 다수 의견이 모아져서 그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추대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바짝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 원내대표는 막후협상의 달인으로 통한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원내사령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정치권에서는 “직업이 원내대표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여야가 대립할 때 한쪽 손을 들어줄 수 있게 된 국민의당은 이미 두 차례나 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 원내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야를 압박함으로써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민주통합당, 국민의당…
세차례 원내사령탑 역임 진기록

38석 확보로 소수 교섭단체 지위를 얻은 제3당 입장에서, 두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활동 공간을 넓히고 몸값을 키우려면, 박 원내대표처럼 ‘유경험자 우대’가 필요했을 거라는 해석이다.

정치권에서 박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한 쪽 편을 들기보다는 현안의 성격에 따라 원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연립정부론을 주장하며, 새누리당과도 공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야권 내부에서 유사한 지지층과 같은 지역기반을 두고 경쟁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고사시켜야 할 ‘적’인 만큼 새누리당과의 전략적 동거를 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념성향이나 대북정책, 경제기조 등은 아무래도 한 뿌리에서 갈라진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더 잘 맞기 때문에 정책공조를 하기에 유리하다. 이른바 ‘반박근혜 전선’을 이룰 수도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역시 차기 국회에서는 모두 과반이 안 되는 비슷한 의석수를 갖게 되는 만큼 국민의당 의중을 살필 수밖에 없다. 자당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는 국민의당을 우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여야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구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영원한 비서실장
또다시 원내대표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다선에 국정 경험이 풍부한 박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에서 야당이 발목 잡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 조정에 나설 분”이라며 “시급한 경제 활성화나 청년고용 절벽,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이므로 국정운영에 상당히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경륜있는 원내대표라 많은 기대를 한다. 특히 경제문제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는 말씀에 공감한다”면서 “총선 민의를 앞으로 잘 받들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여소야대 국회의 운영을 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의지도 심상치 않다. 소수 교섭단체지만 원내활동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당선인 비공개토론이 끝난 직후 “어떤 경우에도 캐스팅보트로서 당리당략적인 대권가도에 유리하게 이리 붙고 저리 붙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이 선택해준 황금 3당체제를 성공하는 것이 국민 의사를 존중하는 길이고 국민의당이 성공하고 대한민국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옳은 판단을 따라서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원내대표직을 수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때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과 협력하면서도 견제를 하고 대화와 협상을 하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민으로부터 생산적 국회이자 일하는 국회, 민생을 생각하는 국회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부터 원내대표에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던 박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목표하는 바가 있었는데 이것을(원내대표직을) 맡아야 하는 고민도 있었다”라며 “그러나 이번에 국민의 선택이 중요했고 신생 정당으로서 창당 멤버도 아니었던 저였기 때문에 부담 차원에서 한 번 더 무거운 짐을 지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를 벌써부터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5월 중으로 원구성 합의를 하자”며 “5월30일 20대 임기가 시작되고 물리적으로 보면 6월10일께부터 6월 임시국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에 일하는 국회로 보이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최측근
호남대표 정치인

박 원내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호남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DJ의 복심’ 또는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린다. 김대중·노무현 두 명의 대통령을 만들어낸 경력에 ‘불멸의 킹메이커’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구민주계와 호남을 대표하는 4선 국회의원이다.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목포 문태고와 단국대 상학과를 나왔으며 30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가 가발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이후 뉴욕 한인회장과 1980년 미주지역 한인회 총연합회장을 지냈다. 1983년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귀국하자 영주권을 포기하고 함께 귀국해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주당 전국구의원으로 국회에 처음 입성했으며 최장기 대변인을 지낼 만큼 ‘명대변인’으로 활약했다. 1998년 국민의정부 출범 후에는 청와대 대변인, 공보수석을 지냈다. 1999년 5월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되며 청와대를 나왔지만 2002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김 전 대통령을 임기 말까지 보필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때는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 6·15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었지만 대북송금 특검 때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협조 명목으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 1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고초를 겪기도 했다.

‘정치 9단’ 여야 바짝 긴장
국회 주도 핵으로 급부상

하지만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로 2007년 복권됐고, 2008년 4·9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곧바로 복당했다. 이후 법사위원,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거쳤고 2010년 7·28 재보선 이후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로 쌓은 정보력과 정무감각을 바탕으로 한나라당과 정권의 저격수로 명성을 쌓았다.

2009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법사위원 자격으로 천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인 의혹들을 폭로하면서 ‘청문회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를 진두지휘해 이명박정권에 치명타를 안겼다.
 

특히 정 감사원장후보 청문회 때 박 원내대표의 활약은 압권이었다. 정 후보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던 박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매일 한 건씩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여권을 압박하자 결국 정 후보는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자진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민주당의 아성을 확실히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의 전투력도 높이 인정받았다.

줄타기의 달인
반박근혜 전선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여야 간 협상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민주당 의원들의 출석을 일일이 체크하며 원내활동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 당대표직에 욕심을 내며 도전한 지난 1월 전당대회에서는 호남지역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을 노렸지만 시민통합당 등과의 통합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며 ‘반통합파’의 핵심으로 지목돼 첫 지도부 경선에서 4위에 머물렀다가 이번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min1330@ilyosisa.co.kr>

 

[박지원은?]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단국대 상학과 졸 ▲목포대 명예법학박사 학위 ▲조선대 명예경제학박사 학위 ▲동서양행 뉴욕지사 지사장 ▲미국 뉴욕한인회 회장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이사장 ▲14대 국회의원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대변인 ▲문화관광부 장관 ▲국민회의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총재특별보좌역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산업진흥위원회 위원장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정책특보 ▲대통령비서실 실장 ▲김대중평화센터 비서실장 ▲18 19대 국회의원▲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되며 화려하게 컴백한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27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정책위의장으로 합의 추대됐다.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정책위의장은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정책부 역임 중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하며 처음 정치권에 입문한 김성식 의장은 2004년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정무부지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지만 당시 열린우리당 유기홍 후보에게 패했으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 유 후보를 꺾은 바 있다.

특히 김성식 의장은 18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각종 경제정책과 세법을 다뤘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를 지내며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 중도성향의 소장파로 분류됐으나 2012년 현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뀌기 전에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탈당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에 합류한 이후 2014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안철수 캠프에도 함께 했고 국민의당 최고위원까지 오르며 안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식 의장은 합의 추대된 후 자신의 SNS에 “걱정이 많습니다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사무총장과 더불어 당 3역 중 하나로 정책위원회를 대표하며 당의 정책에 관한 협의 및 조정의 역할을 한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