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트러블메이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요소요소 파워 인맥 “검찰 칼 두렵지 않다”

대학시절 이명박 대통령 만나 40년 끈끈한 우정
대선 전까지 이 대통령의 숨은 조력자로 맹활약


‘박연차 게이트’에서 최근의 대우조선해양 로비 의혹까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각종 게이트와 의혹사건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바로 그다. 천 회장은 대체 어떤 인물일까. <일요시사>가 파헤쳐봤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절친한 친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산 출신인 천 회장은 이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다. 재학 당시 농촌 봉사활동 동아리 한농회 회장을 지내며 당시 상과대 학생회장이던 이 대통령과 처음 만났고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이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시위 등에 함께 참여하며 끈끈한 연을 맺었고 40여년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천 회장은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을 지낼 때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기도 했다.

대선 전까지는 천 회장은 이 대통령의 숨은 조력자였다.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제전략연구원(GSI) 이사로 활동하며 매달 후원금을 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엔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현재까지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천 회장은 특히 고려대 관련 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명박 대통령
킹메이커 활약

고려대 학군사관(ROTC)이 중심이 된 전국 ROTC 출신들의 이 대통령 지지 모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또 수시로 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직전 인천에서 총기 탈취 사건이 일어나자 직접 전화해 “경호에 힘 써야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납이 아니라 빌려준 것으로 확인돼 무혐의 처리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때 낸 30억원의 특별당비를 천 회장이 대신 냈다는 ‘30억 특별당비 대납 의혹’사건이 있었을 정도로 이 대통령과 천 회장은 친밀한 관계였다.

이런 천 회장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대통령은 당선인이던 지난해 1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려대 교우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정도로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게 천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현 정권 출범 후 ‘보이지 않는 실세’로 불리며 구설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천 회장은 한편으로 성공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1970년대 제철화학 회사를 설립한 뒤 80년대까지 다양한 회사를 운영하다 여행업계에 발을 들였고 현재 세중나모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과 의형제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
이건희 회장과 유학시절부터 돈독한 관계 쌓아

세중나모여행은 주로 법인고객들을 대상으로 여행 및 물류업을 하는 업체다. 현재 천 회장의 장남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607억여원의 매출과 3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세중정보기술, 세중컨설팅, 세중아이앤씨 등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천 회장은 기업가로서 통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말 자신이 보유한 110억원 상당의 주식을 고려대·연세대·포항공대 등에 기부하면서 ‘기부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82년 포항공대 설립 당시에는 학교 부지로 20만 7900㎡(6만3000평)를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천 회장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된 건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살아있는 권력’이었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해 박 전 회장이 검찰조사를 받을 당시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천 회장과 관련된 것이었다.
검찰 조사 당시 박 전 회장은 “천 회장과는 50년 넘은 사이다. 사업 관계로 얼마나 많은 돈거래를 했겠냐. 돈거래 내역은 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 회장과 박 전 회장의 우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유년기, 두 사람은 부산 사상의 한 마을 이웃집에서 살았다. 천 회장이 두 살 더 많았으며, 박 전 회장은 천 회장의 동생과 동갑내기 친구였다. 그러다 천 회장의 동생이 숨진 후 둘이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천 회장은 신발공장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박 전 회장에게 집안 땅 일부를 내줘 신발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줬고, 이후 박 전 회장은 기업가로서 승승장구하게 됐다. 성공한 사업가가 된 두 사람은 대한레슬링협회장(천 회장)과 부회장(박 전 회장)으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둘의 가까운 사이는 박 전 회장이 지난 2006년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할 때도 드러났다. 박 전 회장은 휴켐스를 인수하고 난 후 천 회장에게 사외이사를 맡겼다. 인수과정에 문제가 많았던 탓에 박 전 회장이 사외이사를 부탁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천 회장이 이사직을 선뜻 맡아주면서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가 확인됐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양아들’로 통하기도

하지만 천 회장이 가지고 있는 가장 굵직한 인맥은 바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과의 연결고리는 바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다.


천 회장이 지난 1974년 세운 제철화학은 포항제철(포스코의 전신)에서 나온 콜타르를 처리하는 회사였는데 천 회장이 수익 중 35%를 포철장학재단에 기부하면서 박 명예회장이 천 회장을 눈여겨보게 됐고 이후 친아들처럼 살펴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 천 회장은 박 명예회장의 ‘양아들’로 통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박 명예회장이 천 회장을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게 소개해 주면서 삼성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고 이 회장 역시 천 회장을 좋게 봤고 아들인 이건희 회장에게 서로 잘 지낼 것을 권했다. 이후 천 회장과 이 회장은 미국 유학시절부터 돈독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친밀한 사이는 천 회장이 진행중인 사업에서도 나타난다. 세중나모여행은 설립 후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삼성 임직원들의 국내외 출장 대행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임원만 1500명이 넘는 삼성계열사의 해외출장을 독점 운영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재계에서 세중나모는 ‘삼성이 망하지 않는 한 망할 리가 없는 회사’로 통한다.

특히 이 회장의 딸 중 하나가 세중나모가 맡고 있는 출장대행사업을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회장은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고 이 회장이 숨지기 전 자녀들에게 천 회장을 잘 부탁한다는 유지를 남긴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관계 때문에 천 회장은 이명박 정부와 삼성을 잇는 고리라는 설이 나돈 바 있다.
천 회장은 현재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로부터 비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는 최근 천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임천공업 이 대표로부터 26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중인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2008년 수차례 서울 성북동 천 회장 자택을 찾아가 26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의 운전기사도 “지난 2006년 현금 26억원을 쇼핑백에 나눠 담아 천 회장 자택으로 여러 차례 가져다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돈을 천 회장 자녀 3명의 명의로 사들인 임천공업과 계열사인 건화기업, 건화공업 등의 주식 매입 대금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천 회장이 자녀 3명 명의로 사들인 3사의 주식 대금을 되돌려 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일본으로 출국해버렸고 세 달째 귀국하지 않고 있다. 지병 치료를 이유로 들었다. 무슨 치료 때문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언제쯤 귀국하겠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결국 자진귀국해 검찰수사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검찰은 천 회장의 조기 귀국을 위해 고강도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검찰로서도 천 회장의 ‘신병치료’ 해명에 대한 진위 파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 일정을 무작정 늦출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우선 지난달 세중나모여행사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통해 확실한 단서가 잡히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으로 출국
세달 째 귀국거부

천 회장이 소환되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인사청탁 의혹, 여권 고위 관계자 연루설 등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천 회장에게는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천 회장이 임천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부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인사를 만났는지에 따라 파장이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프로필>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


학력
1999 경남대학교북한대학원 북한학 석사 
1965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1958 경남고등학교  
1999 경남대학교북한대학원 북한학 석사 
1965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1958 경남고등학교 

■경력
2007 고려대학교 교우회 회장
2006 세중디엠에스 대표이사 회장
2004 국제레슬링연맹 집행위원
2003 세중나모 대표이사 회장
2002 세중게임박스 대표이사 회장
2002 제26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2001 민속박물관회 부회장
2000 세중컨설팅 대표이사 회장
1993 세중정보기술 대표이사 회장
1987 세중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
1982 세중여행 대표이사 회장
1980 국제어린이여름마을(CISV)
      한국협회 회장, 명예회장
1980 한국과산화공업 대표이사 사장
1977 동해산업 대표이사 사장
1976 태화유운 설립 대표이사 사장
1974 제철화학 설립 대표이사 사장
1974 동양철관공업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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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