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이젠 미국과 소련 혹은 중국과 일본에게만 물어보지 말고 전 세계의 여러 나라에 다 문의해서 연구해 참된 방법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할 것 같아요. 자칭 4대국은 전 세계를 자기네의 나르시시즘 같은 암종으로 지배하려 혈안이니까요. 만일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4대국을 싹 없애 버리고 그 땅을 완전히 초원으로 자연화해놓고 싶어요. 암굴 속의 핵무기 또한 본래대로 분해하여 청정 에너지로 돌려보내고….” “후훗, 술이나 한 잔 마시죠.” 우리는 건배를 했다. 그러고는 너무 심각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하숙 생활의 희비 쌍곡선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다. 문득 언젠가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남자가 꼽추인 각시를 위해 방바닥에 등의 혹을 넣고 잘 만한 작은 홈을 파 주는 장면이 떠올라 한번 입을 열어 보려 했으나 끝내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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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후후훗, 그래도 좋은 탈을 쓰고 있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죠. 아까 사다리 얘길 하셨는데, 난 가능하다면 그런 사다리를 기어올라 인간이 한 번 돼보고 싶어요.” “사다리란 비유적인 것이니까요. 인간이면서도 스스로 추락하는 자가 있는 반면 인간의 참모습을 찾아 올라가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까. 한 발짝 한 발짝 올라가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하 세계로 성큼성큼 직접 내려가 죄인들을 위로해 주는 분도 많고요. 문제는 사다리의 양 끝에 있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그 과정이 목표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가치롭지 않을까 싶어요.” 괴물인 그는 말이 없었다. 술도 마시지 않고 고개를 수그린 채 방바닥을 내려다보며 침묵을 지켰다. 난 무르춤해져 몇 마디 더 덧붙여 주절거렸다. “저는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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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가짜 인간.”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곤 가만히 음미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인간은 사다리가 아닌가 싶어요. 천국과 지옥 사이에 걸쳐져 있는 사다리, 신과 악마 사이를 오르내릴 수 있는 특이한 존재…. 실제로 테레사 성녀 같은 분도 계시고 조두순 같은 악인도 있으니까요.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채 때론 천사처럼 되기도 하고 동물같이 변하기도 하잖아요.” 우화등선 “흐흐, 그래서 나더러 사다릴 타고 올라가 보라는 건가요? 그러면 이 등딱지가 벗겨져 우화등선할 수 있을까요?” 그는 비틀리고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건 스스로 선택해야겠죠. 육신이 완전히 환골탈태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마음 상태에 따라 조금은 변하기도 한다잖아요. 자신의 등딱지를 진 상태에서도 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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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그렇다 보니, 즉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없다 보니, 더욱 더 집을 우상 숭배하며 자기 인간성보다 한층 높은 고대광실 궁궐로 여긴다. 또한 그 때문에 전세방 거주자나 월세 지하방에 사는 사람을 자기보다 한 계급 낮은 천민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다. 집이 없으면 인간 이하로 취급받는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했기에 맘속 깊이 사무친 나머지 회심하여 집 없는 사람을 깔보는지 모른다. 아방궁 이 좁은 땅에서라도 돈만 있으면 실제로 아방궁을 몇 채나 소유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새끼를 쳐 가격이 치솟아 오르므로 만고 땡이다. 이런 모습 또한 꼭 유럽인뿐만 아니라 움집에 사는 어느 소수민족 구성원이 봐도 지옥이리라. 인간의 몸과 마음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방 아니겠는가. 물론 각 개인의 장식 취미로 그 내밀한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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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피에로씨는 꼽추 하씨에게 넉살 좋게 접근해 성공학과 통일대박론을 설파해서 성공통일교의 신도로 포섭해 보려 애썼으나 별 효과가 없자 무시해 버렸다. 그저 하나의 괴물 인간, 자신보다 훨씬 더 불구인 존재,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변질된 불구자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아마 처음엔 좀 도와주려는 일종의 동정심이 발동했던 듯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자 자기 자신의 무의식적인 불구 열등감까지 덤터기로 더해서 경원시하고 비웃는 것 같았다. 어린 철학자 나로서는 드러내 놓고 호기심을 보이진 않았지만 꾸준히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의 육신과 정신은 어떤 관계인지, 무슨 상호작용을 하는지 늘 궁금증을 가진 채 살았다고 할까. 난 어릴 때 서혜부 탈장 증세가 있어 힘을 좀 주면 한쪽 붕알이 커지곤 했다. 불편하기도 했으나 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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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흠, 사실은 교주 영감이 북쪽에 땅이 좀 있었던 모양이야. 누렇게 변색된 옛날 옛적 문서를 고리짝에서 꺼내 보여 주더군. 지금 그것만 돌려받아도 고향에서 띵땅거리며 잘살 수 있을 텐데, 김일성 놈들 때문에 해방촌 옥탑방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 울화통이 터지는 모양이야. 이제 살날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점점 초조해져 때론 광기가 발동하나 봐. 그래서 북진통일을 주장하는 거지 뭐.” 물질의 노예 “사리사욕 때문에 그러는군요. 아마 그런 사람이 많겠죠?” “음, 그렇다고 해. 영감이 이북오도민회 등에 설문지를 들고 다니며 서명을 받는 모양이던데….” “노자 <도덕경>에 보면, 삿된 이익을 추구하는 자는 스스로 급히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하던데요.” “아무튼 통일이 되면 대박난다니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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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반대로 남한 여자들은 어떤가? 황금만능에 오염된 인공미, 비웃음 받는 처녀막, 타락과 퇴폐에 물들어 가는 소녀 소년들, 고집과 오만과 허위를 세련미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사회 속에서 점점 더 사악하고 교활스럽고 매정해져 가기만 하지. 미국을 추종하는 세태 때문인지, 여자들도 토종 남자보다는 양키 놈들을 더 우대하잖냐 말야. 허 참,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가고 애인 없는 노총각들만 우글거리는 세상이 돼버렸는고….” 교활한 여우 “북한 여성들이라고 과연 다 곱기만 할까요? 옛날부터 투박하고 억세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그래도 교활한 여우보다야 낫겠지 뭘.” “세상이 바뀌다 보니, 요즘 북한 여자들은 오히려 남한 여성들보다 더 교활하고 그악스러운 면도 보인다던데요. 어차피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잖아요.” “어딘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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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피에로씨는 예전에 동자동 하숙집에서 열광적으로 시전하던 성공학에다 여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접목시켜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설정했는가 보았다. 즉, 자기 개인의 성공을 넘어 우리 한민족 전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투신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옥탑방에 꽤 자주 오르락내리락했다. 이와 관련해 제법 기특한 소릴 흥얼대기도 했다. 성공통일교 “목표가 뚜렷하면 어떤 고난도 견뎌내고 실천하게 된다!” 별 대단스럽달 건 없지만, 그나마 공상이나 실없이 뇌까리던 예전에 비해 많이 변화된 모습이었다. 다만, 무엇을 위한 실천행인지가 문제였다. 나쁜 실행은 때론 관념적 우유부단보다 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던가. 나로서는 동자동에서보다 외려 더 걱정스러웠다. 옥탑의 사이비 교주에 대해 그는 별 비판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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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우리의 이마에 흐르는 피…. 가난한 고지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시시각각 두려움을 씹어 삼키며 살았을까 어땠을까? 물론 그럴 마음의 틈도 없었겠지만, 수시로 공포감에 떨며 목숨을 부지했다는 증언은 여기저기서 접할 수 있다. 그러운 모종의 공포감은 어쩌면 우리 국민(북한 동족 포함) 모두가 현실이나 꿈속에서 늘 체험하는 악몽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아닌 사람은 말고…. 트라우마 유전 인간은 원래 진실을 대면하길 어려워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아니, 옛날 전쟁에서 겪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대대로 유전되고 있는 게 아닐까? 망각한 척 슬쩍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습성. 이 세상에서 팝송을 미국인만큼, 아니 미국 사람 이상으로 좋아하는 족속은 한국인인 성싶다. 노래 자체가 뛰어나서 그렇다고 한다지만 꼭 그렇잖은 면도 있으리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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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한국의 진보파와 보수파는 진짜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분단된 남북한의 비극적 상황이 조종하는 피에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형극 장막 위의 손이 제멋대로 놀리는 꼭두각시…. 자기 자신이 사이비가 아니라 진짜 진보나 보수라고 말하려면 우선 꼭두각시 마냥 세뇌되지 않은 인간의 마음을 지녀야겠지. 어떤 이념(이데올로기)의 좀비 혹은 강시가 되길 거부하는 제정신 차리기. 스스로는 가장 옳은 길을 간다고 생각(착각)하겠지만 사실상 두 쪽 다 비이성적인 감정의 노예로서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꼭두각시 그러니 좀비 강시처럼 패거리를 지어 서로 좌빨 종북이니 극우 꼴통이니 비난하나마, 결국엔 진실보다는 이기적인 지배 욕망과 사리사욕의 구렁텅이 속에 빠져들고 마는 거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