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목표는 ‘소선거구제 폐지·공천 시스템 개혁’

-최근 근황은?

최고위원을 그만두고, 지도체제가 바뀌고 나서 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진 않았고요. 아무래도 여당이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국민들이나 당원들께 죄송스러운 상황이잖아요. 그런 것에 도의적 책임이 있고 하다 보니까 조용히 지냈고. 언론에서 평론이라든지 방송활동을 계속하고 지역에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면서 그간의 이야기도 듣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치 입문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약간 나름의 이기심도 있었고 또 권력 욕심도 있었고, 의지도 있었고. 이런 것들이 모여 제 개인에 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쓰고 싶었어요, 저의 이기심이나 공명심을.

제가 우연하게 또 환경과 에너지 파트를 전공하면서... 기후라든지 에너지 안보 분야라든지 이런 분야가 2050년에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제인데,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당장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성 정치권에서는 사실 잘 접근하지 않는 분야거든요.

이런 것을 좀 잘 녹여내고 싶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요즘은 좀 다른데 하나 더 추가된 게, 최고위원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정치개혁에 대한 부분인데... 저는 권력이 권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깨고 싶어요.


누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시인이나 화가, 이런 분들은 적어도 그들의 어떤 작품이라든지 이런 예술작품이 보다 더 심리적으로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연구하는데 이 정치인들은 이 정치 본연에 대한 연구,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발전하는 데 정치가 어떻게 작동해야 되는지’ 이런 것을 연구하기보다는 오로지 그냥 직을 쫓는 직업이라고요.”

국회의원 갔다가, 장관 갔다가, 총리 가려고 하고, 다시 또 국회의원하려고 하고, 국회의장하려고 하고, 상임위원장하려고 하고… 정치에 대한, 본인에 대한 탐구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좀 많이 부족하다.

이런 것을 좀 깨고 싶었고, 그게 저는 내부적으로는 공천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태까지는 늘 당 대표 혹은 권력자, 당의 중심자가 되면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하잖아요. 그냥 당 대표될만한 사람한테 가서 줄 서고 권력자한테 줄 서서 입맛 맞게 행동하면 공천을 받는 시스템이었단 말이죠.

권력이 권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깨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공천 권한을 돌려드리면, 그 지역에서 가장 지역을 대표하고 나라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지역 유권자가 뽑을 수 있는 구조로 바꿔주면 그게 보다 더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고.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참여 중인 ‘정치개혁 2050’ 활동이란?

아까 말씀드렸던 공천개혁은 당 내에서 개혁해야 될 부분이고요. 지금 여야 많은 젊은 정치인들과 함께하는 정치개혁 2050은 당 바깥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바꿀 수 있는 의제들이거든요. 예를 들면 국민들이 정치인을 선택하는 데 선택지가 별로 없잖아요. 양당제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까.


국민의힘이 정말 잘해서 국민의힘한테 투표한 것이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싫어서 민주당을 심판하려고 국민의힘을 뽑은 사람들도 많으시잖아요.

그 문제가 결국에는 소선거구제에서 발생하는데, 1등만 당선되는 구조로 되다 보니까 많은 국민들께서 뽑는 선택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 예를 들면 가령 4등까지 당선될 수 있는 구조로 바꾼다면 저는 국민들께 더 충분한 선택지를 드릴 수 있고. 그 후보들 간에서도 서로 더 국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려고 경쟁할 거라고 생각되고요. 그런 게 우리 정치를 좀 발전시킬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제 연대체를 만들어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선거구제만 개편하면 되기 때문에 헌법 개정이나 개헌같이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도 되거든요. 여야가 합의하고 국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합의만 한다면 충분히 개혁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젊은 세대의 ‘정치 혐오’ 이유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늘 이야기를 하면 “왜 옆집 아저씨, 이웃 아저씨들의 목소리를 왜 국회가 대변하지 못하냐”에 늘 그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여의도를 섬이라고도 많이 빗대잖아요. ‘여의도 사투리’라고도 많이 쓰고. 정말 국민이 생각하는 목소리를 그대로 대변하기보다는, 이 여의도의 정치인들은 늘 끊임없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직을 탐구하고 직을 쫓는 직업이다 보니까. 내가 왜 정치를 하는지에 대한 더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되지 않나.

왜 정치를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면 어떻게 정치를 하고 싶은지,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가 나오잖아요. 그거대로 정치를 해나가면 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국회의원 300여명 중 그런 분들은 좀 적은 것 같아요.

나름대로 사회에서 성공층에 있다가 그냥 아까 말한 대로 권력자가 “너 한 번 국회의원 해볼래”하고 공천받는 시스템이 되다 보니까... 너무 좋잖아요. 국회의원이 갖고 있는 특권이라든지. 한 번 더 하고 싶겠죠. 끊임없이 직을 쫓고. 그러면 사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다음 번에 공천을 받는 것에만 몰두하는 거겠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과 관련해서도 결과적으로 여야 막론하고 치고 받고 정쟁하고 있잖아요. 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고 150여명의 국내외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아직까지 누구 하나 책임지시는 분이 없고, 지금 계속 국회는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합의했지만 계속 겉돌고 있는 거잖아요.

시간만 흐르고 있고. 국민들이 봤을 때는 너무 싫겠죠. 국회의원들이나 정치인들이나. 그런 것에서 기인한 것 아닌가... 그래서 목소리를 대변해야 되는 시스템, 정말 그런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혐오감이 좀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 혼란이 지속되는데.

자리가 하나니까요. 원래 여야 간의 싸움은 선을 지키거든요. 여당 대표가 있어야 야당 대표가 있는 거고 서로 늘 선을 지키는 선에서 싸우지만... 당내 투쟁은, 민주당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자리가 한정적이잖아요.


근데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봐요.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고, 정치는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가야 발전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되고... ‘정반합’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그 싸우는 와중에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인이라고 하면 늘 가슴에는 ‘이 싸움의 근본 원인은 국민을 위해서’라는 그 생각을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치인이라면, 그리고 또 선배 정치인들이고 굉장히 오래 정치를 하셨던 분들이니까 그 싸움의 바탕에는 국민을 위한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이 젊은 정치인을 내세우지 않을지.

말씀하신 대로 총선 때가 되면 젊은 사람을 동원해서, (당의)이미지를 위해서라도 한두 자리 젊은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공천하지 않을까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젊은 사람들도 본인이 왜 정치를 하고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신념이 있다면 저는 투쟁해서... 정치는 늘 투쟁이 기본인 거잖아요. 선배들과 투쟁해서 싸워서 뺏는 것이 저는 정치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중요한 건 젊은 세대가 이 안에서 젠더를 가지고 갈라치기하고 여러 가지 갈등을 가지고 서로가 갈라치기하기보다는 보다 더... 그러니까 뭔가 담론을 갖고 가치 경쟁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가는 게 좀 더 바람직하지 않나. 그렇게 국민들한테 신뢰를 받는 것이 좀 맞는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보수당의 역할이란?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우리 국민의힘이 ‘민주공화정’이라는 헌법에 나온 가치를 좀 더 보다 더 실현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지도체제의 변환 과정을 보면 사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우리 보수정당이 정말 더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그 정강정책과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라는 메커니즘을 보다 더 잘 지키는 정당이 돼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목표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정치개혁에 대한 부분, 그러니까 공천개혁과 선거구제도에 대한 개혁 부분은 꼭 이루고 싶고요. 정치적인 목표로.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는 에너지가 나지 않는 나라잖아요. 다 수입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또 기후변화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응과 대응이라는 방법을 적절히 섞어서,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배승환/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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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