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인구 데드크로스 대책 필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부위원장이 말하는 저출산의 심각성

[기사 전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는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에 대한민국 인구가 데드크로스됐어요. 뭐냐면, 사망자 숫자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아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리고 출산율은 둘이 만나서 한 명도 안 낳는... 지금 0.8명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지금이 왜 중요하냐?

90년대생까지만 해도 한 해 60만명씩은 태어났는데 2000년대생이 되면서 40만명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부모가 되는 세대의 숫자가 줄어들고 나면 우리가 출산율을 아무리 제고해도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제 고령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가 2025년, 2026년에는 돌입한다고 보기 때문에,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게 어려운 부분 아닙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이다.


그동안에는 부처가 다 따로따로, 돈은 어마무지하게 썼어요. 300조원을 썼다는 추산도 있고, 400조를 썼다는 추산도 합니다. 어쨌든 올해도 40조원가량 돈이 들어갑니다. 근데 나아지는 게 없어요.

2100년이 되면 인구가 3000만명이 날아가요, 이 추세면. 우리 5000만 인구가 2000만명으로 준다는 걸 상상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은 존속 불가능한 나라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 군데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이 같이 관심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나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해”가 돼있어요. 그래서 <나 혼자 산다> 예능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들어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으로, 그것이 트렌드로 잡혔는데... 그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사는 것이 행복하다” 그런 사회로 바꿔줘야 되고. 그런 인식의 변화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전 국민이 캠페인에 같이 돌입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꼭 좀 써 달라는 거고, 이걸 많이 강조해야 돼요. <일요시사>도 MOU 좀 하지. (MOU 잡담)정말 아이를 낳아야지 행복할 거 같은 그런 얘기들을 많이 써서 캠페인하자고 건의 좀 하세요.

-최근 이집트 출장을 갔다 왔는데?

사실 인구 문제하고 또 하나 중요한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가 ‘기후’예요.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사실 대한민국의 생존, 인류의 생존 문제고 미래 먹거리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UN 당사국 총회였습니다. ‘COP 27’인데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소중립의 사회로 갈 거냐’는 것과 ‘국제사회서 대한민국이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이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왔고요. 그 밖에 녹색해운목표 정상급 행사하고, 그건 존 케리 특사가 주도한 거였고요.


영국이 주도하는 산림기후 고위급 정상회의가 있었고, 또 하나는 슐츠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 고위급 회의가 있었는데 3가지 세션에 참석해서 발표하거나 토론했습니다. 전체적인 기후 대응에 있어 우리가 선도하는 부분은 아직 부족하지만, 해운 및 산림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가 주도하겠다” 의지를 표명했고요.

우리의 과제가 굉장히 어려워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감축해야 되는 건 굉장히 어려운 과제예요. 우리는 신재생을 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에요. 태양광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밖에 없는데, 다행히 원전도 일종의 ‘그린에너지’로 인정하는 쪽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잘 병행해서 에너지 전환을 해야 되고.

다음으로 우리 산업이... 일종의 굴뚝 산업들이 많이 있는 그런 구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탄소 감축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그렇게 도전적으로 해야지만 녹색 기술, 탄소중립 기술들이 개발되고 그것이 발전되는 거예요.

앞으로 세계가 전부 다 탄소감축으로 가기 때문에 개발·발전되는 기술이 우리가 앞서면, 우리가 선도국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되는 거예요. 다행히 배터리 등 몇 가지 산업에 있어 우리가 앞서가는 게 있어요. 대기업들이.

유럽은 지금 순환 사업, 플라스틱 재생이라든지 이런 산업에서 굉장히 앞서가려고 하고 있어요. 유럽이 그걸 만들고 표준을 만들면 우리는 그냥 그 기술을 써야만 하거든요. 윤석열정부가 “100대 녹색기술을 개발하겠다, R&D를 확대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꼭 해외 감축을 우리가 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국제사회서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그린 ODA(녹색공적개발원조) 확대를 얘기하고 왔어요.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야 3당이 띄우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정치가 참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왜냐면 말도 너무 거칠어져서 하루에 한 건 이상 막말 사고가 나는 거 같아요.

영국 시의회 건물은 굉장히 좁은데도 일정 부분 여당과 야당이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 거리가 어떤 걸 기준으로 하는지 아시나요? 검을 들고 상대방을 찌르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요.

우리나라는 너무 막말하니까, 막말이 나오면 스피커 꺼지는 것 좀 해야 되나... 정말 정치가 국민들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런 (이태원 참사)재난이나 추도를 정치에 팔아먹고 이용하려는 거 같은 게 너무 보이는 거예요.

최근에 희생자들 명단을 마음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사실 인권침해고 명예의 침해예요. 돌아가신 분들, 또 그리고 그 유족에 대한 명예와 인권의 침해라고 보거든요. 근데 그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사실 추도라고 하지만 주말에 촛불집회에 ‘윤석열 퇴진이 추도다’ 그 문구 하나만으로 모든 걸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지금 국정조사도... 사실 경찰이 수사하고 있어요. 저도 국정조사 많이 해봤지만 강제 수사력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요. 자료가 잘 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미진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고 그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걸 너무 정치화하고 일종의 추도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거 같은 느낌? 이런 거는 ‘참 볼썽사납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상황을 타개하려면?

사실 새 정부는 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하고 실행하는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소야대도 지나친 여소야대니까 그 실행이 안 되는 거죠. 예컨대 뭘 하겠다고 하지만 통과시켜준 법이 단 한 건도 없으니 국민들은 “뭘 한다는데 하긴 하는 거야?” 이렇게 느껴지는 거고요.

사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승복하지 않는 정치’로 바뀌었어요. 선거를 이겼으면 (기존 당에서는)웬만한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자리는 다 그만둬야 하는 거예요. 무슨 이유로 그것이 정의인 것처럼 버티고 있습니까? 철학이 다른데.

마치 본인들이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된 것처럼 앉아있는 분들은 참 부끄러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대선)불복하는 거예요. 저는 미국처럼 대선을 이긴 측이 한꺼번에 그런 자리들에 다 들어와서 새롭게 국정철학을  반영하고 일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진짜 두 발목에 모래주머니 몇 십kg은 달고 있는 거 같아요. 그걸 좀 정리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및 정진상 14시간 조사 등에 대해

지난번 검찰 공소장 등을 보면 상당히 많은 범죄 혐의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여진다고 봐요. 저는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를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사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만둘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전대 자체를 안 나왔겠죠.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데요.

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는 더 국민들께 불편만 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

사실 인구와 기후,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의 존망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아젠다입니다. 이건 부위원장만이, 또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민관이 같이 해야 되는 것이고, 보수·진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젊은 분들이나 모두 힘을 모아야 되는 과제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두 과제에 모두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고요.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정말 정치를 외면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좀 더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또 국민들의 신뢰를 더 받아갈 수 있도록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더 노력하겠다’는 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대신하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촬영&편집: 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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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