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시민의 정당을 위해'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김상균 대표

[기사 전문]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스펙트럼이 아닌 ‘양 극단’에 가깝습니다. 거대 양당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정국을 주도하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꿋꿋이 명맥을 유지해온 정의당마저 고전하는 상황.

이러한 군소 정당 전멸 시대에 ‘완전한 시민의 정당’을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요시사>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끄는 김상균 대표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김상균입니다.

현재 우리 정치 지형은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정치 지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원주의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들의 힘으로 창당의 과정에 있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명칭과 로고를 그대로 가져온 이유는.

일단 기본적으로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의 창당 철학의 대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한때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열린민주당이 가졌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당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꿈이 좌절됐기 때문에, 그 꿈과 철학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열린민주당이라는 명칭과 로고를 계속 사용하게 됐는데...

(과거의)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서 기존 정치인 분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되셨어요. 시민정당의 고문으로 주진영 전 최고위원께서 참여하고 계시고, 나머지 분들은 현재 창당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Q. 냉정하게 ‘인물난’이 아닌지.

지금 현재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마치 ‘이 정당의 주인이 나다’라고 하는 주인의식을 갖고 정당이 창당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유명한 사람이 없다’는 부분에서 인물난은 맞지만 ‘인물난’이라고 하는 걸 저희가 정의 내리는 부분에서는 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당장 무슨 성과를 내야 된다고 하면 인물난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느리지만 차분하게 시민들이 다져나간다고 하면, 우리는 시민의 이름으로 끝까지 계속 갈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정치적 노선은?

저희 열린민주당은 다당제 정치개혁을 가장 큰 슬로건으로 내세웁니다.

결국 최근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원주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다수 시민들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철학이나 아니면 삶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시민이 만든다’고 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정당 이름으로 대표할 수 있고, 시민 목소리를 정치적인 어떤 정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적인 노선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서 ‘무조건 진보냐’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제 좀 낡은 프레임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우리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상식적인 정당, 때로는 진보일 수 있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이야기까지도 할 수 있는 좀 포괄적인 ‘상식적 시민정당’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수정하는 상황.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기본에 충실하면 충분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이 결정하고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되는 게 사실은 정당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여러 가지 과정에서 시끄러운 이유는 뭐냐면, 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은 따로 있고 그 인물을 견제하고자 하는 정치 세력들이 사실은 그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당헌당규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중앙위가 기존처럼 100% 후보자를 컷오프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사실은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되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압도적이었지만, 그게 열린민주당으로 넘어올 지는 미지수인 상황. 지지율에 대한 고민은?

일단 급하지 않으려고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과정 자체가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에서 일반 대중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또 당원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당원들이 그 안에서 한국 정치의 병폐들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주인정신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합류해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강욱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

설령 그게 문제제기하는 측의 입장에서 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도 과연 그게 6개월이라고 하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습니다.

정말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나섰던 그 개혁적인 정치인이 공식회의도 아닌 회의 직전의 어떤... 그게 ‘ㅉ’이든 ‘ㄸ’이든 간에 지엽적인 문제로 이 사람의 정치개혁적인 의지까지 의심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게 어쩌면 기득권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한 그런 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는 상황입니다.

 

Q. 현실적으로는 거대 양당만 살아남고 정의당은 몰락 수순인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이 사람들이 마치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상담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결국 국내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바꾼다고 믿고 있고요. 그 깨지지 못하는 룰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군소 정당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움직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 정의당이 건강했을 때, 노회찬 의원의 살아 계셨을 때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 정치 세력이었던 것만큼, 우리가 지금은 감히 정의당의 정치적인 스탠스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국민의힘 내부 갈등 양상에 대한 생각은.

최근 윤석열정부가 그동안에 애썼던, 도와줬던 세력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국은 토사구팽 형식으로…

20-30대 남성의 지지율이 굉장히 아쉬웠던 대선 국면에서는 마치 이준석 대표가 모든 것들을 다 책임져 주는 새로운 정치인, 젊은 정치인처럼 취급하다가 이제 어쩌면 당을 장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다 보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Q. 출범한지 얼마 안됐지만, 윤석열정부에 대해 평가하자면.

윤석열정부는 ‘기존에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시스템이 그렇게 약한 건가’라는 걱정이 들게 만드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지지율이 낮다고 하는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지지율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정도로 걸러지지 않는 시스템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1인이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 그건 결국 독재 국가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각을 본인들의 말을 잘 듣고(그런 사람으로 채우고) 또 정부 인사들을 본인 측근들로 기용하고 있는 데서부터 이 문제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요. 계속해서 국민들 비판이나 혹은 언론의 비판을 경시한다면 앞으로 지지율은 더 빠르게 급락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Q.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생각.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조용한 내조를 한다고 약속을 하셨죠. “아마 지금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는데, 혹시 조용하지 않은 내조였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저는 빨리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공식적인 직원들이 관리하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제2부속실 폐지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기 때문에 다시 설치할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건 대통령의 의중이라기보다는 통제받거나 관리받기 싫어하는 대통령 부인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항간에선 측근이 의전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데. 최근 의전을 보면,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전을 보면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이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부분들이 가장 큽니다.

그 과정 중에 대안으로 ‘정당 바우처 제도’를 실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당선될 수 있는 정치 세력에게 내가 표는 주지만, 내가 좋아하는 정치적 가치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소수 정당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바우처를 지원해서 이 정당들을 키우겠다’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우리 열린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 하고 싶은 말.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무결점’이라는 오류를 많은 시민들이 갖고 있는 거 같아요. 저는 100% 완전한 정부는 존재할 수도 없고, 분명히 문재인정부에서도 실수한 부분들이 있고 정책적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지하는 시민들이, 또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더 건강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요. 정치인을 지지는 하시되, 정치인을 섬기고 정치인을 신앙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정치부)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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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