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시민의 정당을 위해'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김상균 대표

[기사 전문]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스펙트럼이 아닌 ‘양 극단’에 가깝습니다. 거대 양당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정국을 주도하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꿋꿋이 명맥을 유지해온 정의당마저 고전하는 상황.

이러한 군소 정당 전멸 시대에 ‘완전한 시민의 정당’을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요시사>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끄는 김상균 대표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김상균입니다.

현재 우리 정치 지형은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정치 지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원주의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들의 힘으로 창당의 과정에 있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명칭과 로고를 그대로 가져온 이유는.

일단 기본적으로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의 창당 철학의 대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한때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열린민주당이 가졌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당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꿈이 좌절됐기 때문에, 그 꿈과 철학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열린민주당이라는 명칭과 로고를 계속 사용하게 됐는데...

(과거의)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서 기존 정치인 분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되셨어요. 시민정당의 고문으로 주진영 전 최고위원께서 참여하고 계시고, 나머지 분들은 현재 창당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Q. 냉정하게 ‘인물난’이 아닌지.

지금 현재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마치 ‘이 정당의 주인이 나다’라고 하는 주인의식을 갖고 정당이 창당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유명한 사람이 없다’는 부분에서 인물난은 맞지만 ‘인물난’이라고 하는 걸 저희가 정의 내리는 부분에서는 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당장 무슨 성과를 내야 된다고 하면 인물난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느리지만 차분하게 시민들이 다져나간다고 하면, 우리는 시민의 이름으로 끝까지 계속 갈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정치적 노선은?

저희 열린민주당은 다당제 정치개혁을 가장 큰 슬로건으로 내세웁니다.

결국 최근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원주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다수 시민들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철학이나 아니면 삶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시민이 만든다’고 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정당 이름으로 대표할 수 있고, 시민 목소리를 정치적인 어떤 정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적인 노선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서 ‘무조건 진보냐’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제 좀 낡은 프레임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우리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상식적인 정당, 때로는 진보일 수 있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이야기까지도 할 수 있는 좀 포괄적인 ‘상식적 시민정당’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수정하는 상황.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기본에 충실하면 충분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이 결정하고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되는 게 사실은 정당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여러 가지 과정에서 시끄러운 이유는 뭐냐면, 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은 따로 있고 그 인물을 견제하고자 하는 정치 세력들이 사실은 그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당헌당규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중앙위가 기존처럼 100% 후보자를 컷오프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사실은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되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압도적이었지만, 그게 열린민주당으로 넘어올 지는 미지수인 상황. 지지율에 대한 고민은?

일단 급하지 않으려고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과정 자체가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에서 일반 대중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또 당원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당원들이 그 안에서 한국 정치의 병폐들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주인정신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합류해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강욱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

설령 그게 문제제기하는 측의 입장에서 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도 과연 그게 6개월이라고 하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습니다.

정말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나섰던 그 개혁적인 정치인이 공식회의도 아닌 회의 직전의 어떤... 그게 ‘ㅉ’이든 ‘ㄸ’이든 간에 지엽적인 문제로 이 사람의 정치개혁적인 의지까지 의심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게 어쩌면 기득권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한 그런 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는 상황입니다.

 

Q. 현실적으로는 거대 양당만 살아남고 정의당은 몰락 수순인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이 사람들이 마치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상담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결국 국내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바꾼다고 믿고 있고요. 그 깨지지 못하는 룰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군소 정당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움직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 정의당이 건강했을 때, 노회찬 의원의 살아 계셨을 때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 정치 세력이었던 것만큼, 우리가 지금은 감히 정의당의 정치적인 스탠스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국민의힘 내부 갈등 양상에 대한 생각은.

최근 윤석열정부가 그동안에 애썼던, 도와줬던 세력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국은 토사구팽 형식으로…

20-30대 남성의 지지율이 굉장히 아쉬웠던 대선 국면에서는 마치 이준석 대표가 모든 것들을 다 책임져 주는 새로운 정치인, 젊은 정치인처럼 취급하다가 이제 어쩌면 당을 장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다 보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Q. 출범한지 얼마 안됐지만, 윤석열정부에 대해 평가하자면.

윤석열정부는 ‘기존에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시스템이 그렇게 약한 건가’라는 걱정이 들게 만드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지지율이 낮다고 하는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지지율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정도로 걸러지지 않는 시스템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1인이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 그건 결국 독재 국가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각을 본인들의 말을 잘 듣고(그런 사람으로 채우고) 또 정부 인사들을 본인 측근들로 기용하고 있는 데서부터 이 문제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요. 계속해서 국민들 비판이나 혹은 언론의 비판을 경시한다면 앞으로 지지율은 더 빠르게 급락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Q.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생각.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조용한 내조를 한다고 약속을 하셨죠. “아마 지금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는데, 혹시 조용하지 않은 내조였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저는 빨리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공식적인 직원들이 관리하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제2부속실 폐지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기 때문에 다시 설치할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건 대통령의 의중이라기보다는 통제받거나 관리받기 싫어하는 대통령 부인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항간에선 측근이 의전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데. 최근 의전을 보면,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전을 보면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이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부분들이 가장 큽니다.

그 과정 중에 대안으로 ‘정당 바우처 제도’를 실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당선될 수 있는 정치 세력에게 내가 표는 주지만, 내가 좋아하는 정치적 가치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소수 정당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바우처를 지원해서 이 정당들을 키우겠다’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우리 열린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 하고 싶은 말.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무결점’이라는 오류를 많은 시민들이 갖고 있는 거 같아요. 저는 100% 완전한 정부는 존재할 수도 없고, 분명히 문재인정부에서도 실수한 부분들이 있고 정책적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지하는 시민들이, 또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더 건강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요. 정치인을 지지는 하시되, 정치인을 섬기고 정치인을 신앙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정치부)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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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