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 해도 ‘배달 앱’입니다.
2021년 ‘배달의민족’ 매출은 무려 2조292억원.
이는 8년 전인 2014년(매출 291억원)과 비교해 약 70배 성장한 것이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배달 앱을 이용해본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과 사건 사고 역시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식당의 리뷰를 둘러싼 해프닝이 주를 이루는데요.
그래서 ‘배달 앱의 이모저모’를 한번 살펴봤습니다.
1. ‘갑질’ 혹은 ‘역갑질’
배달 주문이 현장 주문을 압도하는 지금, 배달 앱 리뷰는 가게의 생명줄과도 같은데요.
이를 악용해 ‘갑질’하는 고객이 많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죠.
이와 반대로 고객의 정당한 비판마저 거부하는 일부 점주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역갑질’입니다.
음식 맛의 결함을 지적하는 리뷰에 “자세히도 썼다. 미식가다. 고생이 많다”며 빈정대는 점주가 있는가 하면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문을 둘러싼 갈등이 실제 싸움으로 번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집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 리뷰에는 ‘고객이 점주에게 억울하게 폭행을 당했다’는 황당한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글쓴이는 “포크를 달라고 요구했다가 다짜고짜 얼굴을 일방적으로 맞았다. 입술이 터지고 이가 흔들린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답글을 남긴 점주의 주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포크를 챙겨 주지 않아, 즉시 사과하고 서비스까지 가져가려 했다. 그런데 다짜고짜 글쓴이가 전화를 걸어 ‘음식을 다시 하라’고 요구하며 욕설을 했고, 직접 찾아가니 담배연기를 얼굴에 뱉었다. 폭행한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쌍방이었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고객이 먼저 점주를 도발한 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사례였습니다.
2. 미담
하지만 괴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점주와 좋은 고객이 만나면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작년 초, 프랜차이즈 치킨집 앞에서 서성대는 형제에게 몇 차례나 대가 없이 치킨을 대접한 한 점주의 이야기가 전해진 바 있습니다.
해당 사연은 당사자 형제 중 형이 쓴 편지가 공개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어진 ‘돈쭐’ 릴레이가 누리꾼의 눈가를 또 한 번 적셨습니다.
사연 속 가게는 영업이 잠시 중단될 정도의 ‘주문 폭주’와 후원금 세례를 받았고, 점주는 이를 모아 취약계층 지원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3. 이색리뷰
이 밖에 다양한 콘셉트의 재치 있는 리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메뉴를 고르다가도 소소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일종의 ‘감초’라고 할 수 있죠.
주로 ‘맛있으면 짖는 개’ ‘맛있으면 우는 사이렌’ 등의 동물·물건 콘셉트가 주를 이루며, 뜬금없이 반려동물의 귀여운 자태를 자랑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이대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고객의 장난에 한 술 더 뜨는 점주들도 많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되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웃긴 사람... 온갖 인간군상이 모여 있는 배달 앱.
하지만 액정 뒤에 사람 있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기 마련입니다.
배달이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 만큼, 상호 예의와 배려를 갖춘 성숙한 문화가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