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특별대담> '대선 4수' 손학규가 그리는 제7공화국 

“대한민국 마지막 대통령이 되고 싶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미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믿음이나 신앙이다. ‘다리 떨면 복 나간다’ ‘길에 떨어진 물건을 함부로 주워오지 않는다’ 등 여러 가지 미신이 있다. 과학적인 근거 여부를 떠나 미신은 우리를 흥미롭게 만든다. 

그가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빅 이슈가 터진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의 이야기다.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다. 그 역시 징크스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스스로도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말할 정도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의 대선 출마는 이번이 4번째다. 앞선 3번의 대선 출마에서도 손 전 대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파란만장
정치인생

이번 역시 당선될 확률은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대선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출마 당시 손 전 대표는 어떤 욕도 감수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가 처음부터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손 전 대표를 대선판으로 뛰어들게 한 계기다. 

그는 1947년 경기도 시흥군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 3학년 무렵 한일협정 반대투쟁에 참가하며 투쟁을 해오던 인물이다. 소위 운동권의 ‘블루칩’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2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붙잡혀 1년간 옥고를 치른 경험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사건 이후 풀려난 손 전 대표는 유학을 다녀온 뒤 한국에서 교수로 지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손 전 대표는 같은 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뒤, 총 3선 의원, 경기도지사 등을 역임하며 정치권에서 굵직한 경험을 쌓아왔다. 

정치권에서의 행보가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파고가 많았다. 손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 시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3인방으로 불렸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민생 총리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대중 인지도 또한 높았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언급됐으나 이 전 대통령에게 밀리면서 탈당한다. 탈당 뒤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으나 당내에서는 손 전 대표를 견제하는 듯 맹공이 가해졌다. 

현재까지도 손 전 대표를 향해 가해지는 공격 방식 중 하나다. 대통합민주신당에 몸담았을 때는 정동영 전 장관에게 패배를 맞이했다. 이후 민주통합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했으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손 전 대표는 2년간 칩거 생활에 들어갔다. 

칩거 생활을 끝낸 뒤 정계에 복귀한 손 전 대표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분당에서 또다시 당선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차기 대권주자로도 떠올랐다. 하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에 패배해 책임론이 가해진 탓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손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그로부터 2년 뒤 수원 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패배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칩거에 돌입했다. 


“또 왜? 대통령 불행 끝내러 마지막 도전”
“난장판 볼 수 없어” 잠행 끝내고 출사표

오랜 산중 생활을 끝낸 뒤 그는 다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칩거가 길었던 탓에 재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 지원 유세를 통해 지속적인 재기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손 전 대표가 몸담고 있던 민생당은 당선인 없는 0석 정당이라는 씁쓸한 결과표를 받았다.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타격도 가해졌다.

손 전 대표 역시 정치와 인연을 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한동안 잠행을 이어가던 손 전 대표가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을 출마 타이밍이라고 여긴 모양새다.

대선 출마를 선언 한뒤 지지율은 미약한 편이지만 손 전 대표는 자신이 꿈꾸는 나라가 있다. 다음은 손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대선 출마를 하셨습니다. 

▲지난해 총선 지원 유세를 한 뒤 일체 조용히 살고 정치와는 완전히 인연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대선 진행 과정에서 인신공격이나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선이란 게 우리나라 미래를 위한 국민 축제인데 난장판이 돼가고 있습니다. 

-출마 선언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민은 찍을 사람이 없어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자조까지 나오는 마당에 손 전 대표님이 우리나라 정치 어른인데 나서야 하지 않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습니다. 정치계를 떠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정치 인연
끊으려다…

대통령제 폐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고 개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당선이 안 되더라도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욕이다. 대통령 병이다’라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를 위해서 그동안 정치를 해왔는데 모든 걸 바친다는 생각으로 나왔습니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어떤 부분인지요.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미래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극도로 분열돼있는 사회, 갈등이 심한 사회에서 국민을 통합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제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치, 권력 구조의 변화, 이것을 위한 확실한 민주주의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불행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출마 선언에서 ‘대통령이 감옥 안 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보복 없는 정치를 해야 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정치보복이 너무 횡행해 있습니다. 과거를 주시하는 정치가 되는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정치가 돼야 합니다. 

우선 보복 없는 정치를 해야 됩니다. 현재 대선도 양강 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 후보는 감옥 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감옥 가지 않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요즘은 시·도지사가 대통령 나오는 게 유행같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지사가 대선에 나오는 것은 좋게 봅니다. 다만 도지사를 하는 중 현직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윤 후보의 경우 현 정부에 의해 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뒤 검찰총장으로 임명받았습니다. 검찰총장 초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습니다. 반기업 정서가 팽배했을 때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했습니다. 윤 후보가 야당 후보가 된 것 자체가 대통령제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제 폐지를 공약을 내세우셨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제도, 권력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렵게 됩니다. 대통령 제도를 폐지하고 의회중심주의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개헌을 하고 7공화국 체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대선후보와 연합도 염두에 두셨는지요.

▲우리나라 정치연합이라는 게 권력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권력에 가까이 가느냐’를 위한 공학적인 발상이 대부분입니다. 정치적인 목표가 없이 단지 권력을 획득하거나 단순히 빌붙어서 ‘뭘 하나 얻겠다’ 단일화를 통해 제가 총리나 장관직을 얻겠다는 것은 대통령제에서 불가피한 일일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자적인 정당의 정체성을 갖고 연립정부를 통해서 내 정책을 반영해야 하는 게 옳다고 보입니다.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져왔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시장논리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정책으로 시장을 제압하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민은 부동산을 거주하는 집의 가치로 생각하는 한편, 투자 가치나 재산으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은 부동산을 주거의 가치보다 투자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규제하는 정책으로 눌러봤자 안 됩니다. 현 정부는 법으로만 규제를 하려고 시도한 점이 부동산값만 올려놓은 꼴입니다.

“대통령제 폐지” 강력 주장
개헌 후 의회중심주의 구상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수요를 억지로 줄이면 안 된다고 봅니다. 통제를 하면서 시장의 논리를 존중하겠다는 철학과 기본 원칙이 필요합니다.

현재 대선후보들 역시 ‘어디에다 몇 만평 짓겠다’ 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오히려 교란시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될 것은 (부동산)철학을 분명하게 국민에게 밝히고, 거기에 따라서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자세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확고한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주가 되고 정부는 그것을 뒷받침하고 도와야 합니다. 저는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반드시 세울 겁니다.

-저출산 역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정말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0.8명대로 내려갔어요. 세계 최저의 출산율인데 저는 단순히 ‘보육원을 더 짓는다’ 이런 정도는 안 됩니다. 아기를 낳은 후에 보육에서부터 교육 이런 건 국가가 책임져 주는 게 필요합니다. 또 생활 역시 어느 정도가 정부가 책임을 지는 게 요구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정부가)사회적으로 책임지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출산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우리나라는 G7의 초청을 받고 10대 경제 대국이 됐습니다. 기술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했습니다. 더 높은 수준으로 가려면 3만불을 5만불로 10대 경제 대국을 7대, 5대 강국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문명의 중심을 이뤄야 될 것이 우리나라의 현 위치입니다. 이를 위해서 끝없이 싸우고 대결과 갈등으로만 점철돼 있는 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대선후보 손학규가 바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요.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제7공화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또 더 이상 편 가르지 않는 나라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