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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03일 17시10분

사회


제집처럼 들락날락…한국형 ‘재범 포비아’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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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범죄자에게도 이 말은 통용될까. 줄지 않는 재범률로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20일,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절도죄로 4개월간 복역 후 지난 4월 출소한 지 한 달 만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불안한 피해자

남성은 지난 5월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3개월 동안 평택 시내 길거리에서 여성의 다리와 뒷모습 등 신체 부위를 1만5000여차례 몰래 촬영하고 이를 보관한 혐의를 받았다. 복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출소자가 범죄를 또 저지르다 보니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법무부는 ‘2016년 전체 출소자 재복역률 분석 결과’를 지난해 3월 발표했다. 재복역률이란 교정시설 출소자 중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을 뜻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재복역자 7039명 중 2465명(35%)이 1년 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됐다. 죄명별로는 절도죄 수형자 재복역률이 50%로 가장 높았고, 마약류 범죄(45.8%)와 폭력(31.3%), 과실범(25.1%), 강도(22.8%), 성폭력(16.9%) 등의 순이었다.

특히 같은 죄를 저질러 다시 수용되는 비율도 높았다. 마약류 범죄로 출소 후 재복역한 수용자 중 89%가량이 같은 범죄로 금고형을 선고받았고 절도(78.2%)와 사기·횡령(61.3%), 폭력(54.1%), 등의 순으로 재복역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20세 미만 재복역률이 43%로 가장 높았으며 수형자 나이가 적을수록, 범죄 횟수가 많을수록 재복역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 남성의 재복역률이 16%포인트 높았다. 재복역률과 비슷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인 재범률이 있다.

재범률이란 교정시설에 수용되었던 수형자들이 출소한 후 다시 범죄를 저질러 체포, 유죄 선고 혹은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을 말한다. 

특히 음주운전과 성범죄가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은 44%다. 지난해에는 45%나 돼 상습적인 음주운전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을 세 번 이상 반복한 사람도 무려 19.7%에 달했다. 실제로 적발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음주운전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절도죄 수형자 재복역률 50% 
음주운전·성범죄·마약 많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시 운전하려면 차량 시동잠금장치 설치와 음주치료 이수를 하도록 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범률이 높아 권익위는 이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음주운전자는 현행 제도에서 면허정지·취소 처분 후 일정기간 운전을 할 수 없으며, 특별 교통안전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법무부가 발간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성범죄 가운데 불법 촬영 재범 비율이 75%에 이른다. 불법 촬영 다음으로 재범 비율이 높은 성범죄는 강제추행(70.3%)과 공중밀집 장소 추행(61.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년 412건에 불과하던 불법 촬영 범죄는 2019년 6배 가까이 늘어난 2388건으로 집계됐다. 불법 촬영 재범자 중 1058명(36.5%)은 동일한 장소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하철과 기차에서 범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435건 중 272건(62.5%)으로 가장 많았다.

목욕탕과 찜질방 등에서 불법 촬영이 이뤄지는 경우가 243건 중 148건(60.9%)으로 뒤를 이었다.

복역 중인 성범죄자에게 심리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있다. 지난 13일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범죄자 심리치료 제도 효과성 평가’ 연구 결과를 법무정책연구원 이슈 페이퍼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는 심리치료를 받은 성범죄자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통제집단)을 비교해 치료집단의 재범 위험성이 29%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심리치료를 받은 집단은 통제집단보다 교정범죄예측지표(REPI) 등급과 경비 처우 등급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REPI와 수형자 개별 특성에 따른 경비처우 등급이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재범 위험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범 방지를 위해 심리상담 프로그램, 직업훈련 그리고 사회 가족관계 회복프로그램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는 재범 방지를 위해 세 가지 요소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성은 없다?

이 관계자는 “첫 번째는 출소자가 ‘범죄와 결별하겠다’는 각오와 반성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가족과의 관계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에 나가서 직업을 탐색하는 과정인 취·창업 교육이나 직업훈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자발찌 무용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도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성범죄 재범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자발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범죄자들의 재범이 주거지 인근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 주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법무부의 ‘전자발찌 착용자 성폭력 재범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자발찌 착용자 재범 건수 303건 중 절반 이상(166건)이 성범죄자의 거주지 1㎞ 반경 이내에서 발생했다.

주거지 인근에선 전자발찌 훼손, 피해자 접근, 어린이보호구역 접근 등으로 ‘경보’가 울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호관찰과의 주관적 판단에 대부분 의존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가 자신의 주거지 근처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별도의 이상 신호가 위치 추적 장치에서 뜨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가령 아파트 3층에 사는 범죄자가 10층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범행을 저지른다면 위치추적 장치 시스템상에선 자기 거주지 상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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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을 벗긴 후 턱, 눈썹, 입술, 목, 팔 등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고 같은 자세로 버티게 한 것이다. 또 거실 가운데 서준이를 앉혀두고 집단 린치를 가하도록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는 플라스틱 봉을 물도록 한 뒤 떨어뜨릴 때마다 폭행을 가했다. 너무 세게 깨물어 봉이 망가지자 그걸 버리게 됐다며 또 혼냈다. 서울서 6시간 거리 ‘강제노동’ 도망칠 곳도 없는 농장서 열흘 수녀에게 방을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서준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한 서준이는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시설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매번 잡혀와도 다시 도망쳤다. 가출은 서준이가 보내는 일종의 SOS였다. 하지만 아무도 서준이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경찰에 잡혀 시설로 보내져도 바로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 일이 반복되던 중 가출을 했다 밤늦게 잡혀온 다음 날 사무실에서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 앞에 놓인 건 버스표 한 장. ‘벌칙’이라면서 삼가면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삼가면은 꿈나무마을 아이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다. 삼가면에 가면 농사일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안 돼 서준이는 앞서 삼가면에 다녀온 아이들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밤에 도착해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웠다. 난방을 세게 틀고 잤는데, 다음 날 관리하는 분이 와서 ‘난방을 틀지 말라’고 혼냈다”고 했다. 옆에는 수녀를 위해 만든 신축 건물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식사시간 외에는 그곳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묵주기도한 뒤 밭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도 똑같았다. 땅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는 등 부산 소년의집에서 왔다는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서준이는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다. 서준이는 말 그대로 기약 없이 삼가면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였다. 학교도 계속 결석 상태였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일대. 마리아수녀회가 1999년경 후원자로부터 증여받은 곳이다. 마리아수녀회는 2013년 4월8일 해당 장소에서 ‘삼가면 수녀원’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수녀들이 머물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삼가홈(삼가면에 자리한 집)’이라고 칭했다. 학대 피해 가출했지만… 삼가면까지는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자동차로 최소 3시간57분, 부산 소년의집에서는 1시간42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시간49분, 2시간45분 등 각각 2시간, 1시간 이상 늘어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장소까지 가려면 차편에서 내린 후 1㎞는 걸어야 한다. 입구와 출구가 같아 들어간 그대로 돌아서 나와야 하는 구조다. 갈림길에서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뒤편은 산이다. 서준이는 길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농사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관리인에 따르면 논과 밭이 각각 1000평에 달한다. 삼가면에 다녀왔거나 보고 들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벌칙’과 농사일을 언급했다.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이의 경우 잦은 가출이 삼가면에 가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때 여러 차례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수녀님들에게 많이 반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벌칙의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문제아도 삼가면에 다녀오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 최소 8명가량이 삼가면에 다녀온 것을 봤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엄청난 문제아가 있었는데 삼가면에 다녀온 뒤 정말 조용해졌다. 삼가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준이의 경우 열흘 만에야 서울 꿈나무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서준이는 “원래(삼가면에) 한 달 이상 보내려고 했는데, 학교 상담 선생님이 연락해서 빨리 풀려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훈이(가명)와 마찬가지로 상담 선생님의 구조로 벌칙에서 벗어난 셈이다. 서준이가 상담 선생님에게 연락한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준이는 삼가면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했다. 아침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는 하루가 기약 없이 이어지자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로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 선생님은 서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서준이는 상담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후 상담 선생님은 꿈나무마을에 서준이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전 존재했던 곳 2009년경을 기점으로 마리아수녀회의 운영 방식이 변화되면서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게 영향을 끼친 셈이다. 과거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산 소년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생활한 뒤 반 전체가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이들은 다 같이 알로이시오초등학교(2015년 2월 폐교)를 다니다가 졸업 이후 다시 부산 소년의집으로 간다. 부산에 알로이시오중학교(2016년 1월 폐교),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2018년 3월 폐교) 등 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 그리고 18세로 보호 종료가 되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서준이는 초등학교까지만 알로이시오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외부로 다녔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한 제보자는 아이들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18세까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 같이 소풍을 가거나 161번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에서 하는 행사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바깥 구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갈 때도 나가는 시각과 들어오는 시각을 체크했다. 모든 상황이 마리아수녀회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시켜도 학교에서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서준이처럼 삼가면에서 농사일을 한 사람이 과거에도 상당수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중학생 때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삼가면에 가 있는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출석은 인정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침 먹고 일, 점심 먹고 일 “컨테이너 같은 시설서 지내” 삼가홈 관리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삼가면으로 오는 아이들을 자신이 픽업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아수녀회 측은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정학 등 등교 제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되는 좋지 못한 감정, 외로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등교 제재를 받은 기간 동안 시설을 떠나 심신을 휴식할 수 있도록 삼가홈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라 수녀님들이 하시는 농사일을 거들었을 수는 있겠으나 일체의 강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벌칙에 대한 노동’ ‘컨테이너 박스’ 등은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며, 삼가홈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삼가면에 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는 서울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 등에서 아이들을 벌칙 명목으로 삼가면에 보낸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단 종합법률사무소 대정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64조에서는 15세 미만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경우도 근로시간과 업무영역에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서 벌칙 명목으로 가해진 2주~한 달의 노동 행위가 ▲시설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 노동이 이뤄진 점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거처에서 지내게 하면서 노동을 하도록 한 점에서 단순한 벌칙을 넘어 강제노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삼가면 문제는 시설폐쇄 사유를 넘어 법인설립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만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뜻”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재단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들었을 뿐 노동 아니다” 이어 “나도 보육원 출신이고 어린 시절 많은 학대를 당했다. 그때는 이게 내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모나 모욕, 학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 여러분의 입을 막으면 시설 앞에라도 찾아가 항의하겠다. 불만을 이야기해야만 치유된다.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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