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배우자 TV 생중계 토론하자” 김용태 노림수

2025.05.20 11:51:04 호수 0호

민주당 “어처구니없다”
이준석 “아무말 대잔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헌정사상 전례없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 생중계 토론을 제안하며 대선판에 파격적인 화두를 던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에서 영부인 존재는 검증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설난영 여사에게 TV 토론회를 제안했다.

그는 “영부인은 대통령 곁에서 국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는 공인”이라며 “때로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향한 배려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역할도 수행했고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과 아동,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철학은 물론 영부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각자 견해를 국민 앞에 진솔하게 나눠주시길 기대한다”며 “이 토론은 특정 배우자를 겨냥한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제도화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설 여사와 사전 협의가 된 것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차원서 후보 측하고도 충분히 교감을 이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배우자가 없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개혁신당서 추가할 의견이 있으면 같이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 때도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지적에는 “그때는 제가 비대위원장이 아니었다. 비대위원장이 돼서 국민들께 빠르게 놀랄 만큼 변화를 보여주겠다”며 “대한민국 영부인이 갖는 사회적 위상과 역할이 있고, 거기에 대한 많은 갈등과 분열이 있는데 저희도 반성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제안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제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경미 대변인 역시 “윤석열정부서 김건희가 (국정에) 개입했는데, 배우자가 정치에 개입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혼인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할 건가? 여러 측면에서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의회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선거를 이기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아무말 대잔치를 하면서 이기겠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제발 스스로 작전이 안 나오면 돈 주고 컨설턴트를 쓰든지 했으면 한다. 언제까지 국민의힘의 망상 때문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느냐”며 강도 높은 지적을 퍼부었다.

이어 윤석열정부 이후 국민의힘의 전략 실패를 언급하며 “계엄 정국 이후 6개월간 ‘윤 어게인’부터 시작해 계속 이길 수 있다고 시간낭비하다가 이 꼴이 났다”며 “어떻게 2주도 안 남긴 상황 속에서 시간낭비를 계획으로 세우나”라고 일침했다.

이번 제안은 김 여사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혐의 항소심 판결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8월2일, 서울의 한 식당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여사는 1심에 이어 이달 12일 열린 2심서도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에 설 여사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포항북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서 “김 후보는 국회의원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인정받았고, 도지사로서 1400만 경기도민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나는 법인카드로 식사도 하지 않는다”고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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