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출당, 국민의힘 대선 가도 ‘양날의 검’인 이유

2025.05.14 11:24:08 호수 0호

시점·방식 따라 지지층 분열 리스크
‘선제 자진 탈당’이라면 명분이 관건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가 한창인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 거취 문제가 선거 전체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도·확장성을 위한 ‘윤석열 절연’ 요구와 강행 시 발생할 ‘지지층 분열’ 리스크 사이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이 주도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방식이든, 윤 전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탈당하는 방식이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 탈당’은 그 자체로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수반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핵심 보수 지지층, 이른바 ‘친윤’ 성향 지지층의 이반 가능성이다.

김 후보는 아직까지 탈당시키는 방식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탈당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의 뜻”이라며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것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김 후보 개인의 소신 표명이라기보다 강제 출당이 당의 정체성과 명분을 훼손할 수 있는 점, 핵심 지지층에 ‘배신’으로 비쳐지면서 투표 포기나 지지 철회 등 심각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등의 현실적 우려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로 활동 중인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 13일 YTN라디오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과의 인터뷰서 “당이 먼저 요구해 대통령이 쫓겨나는 모양새로 나가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돌아설 것”이라며 “공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집토끼인 핵심 지지층을 잃는다면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윤 전 대통령의 ‘선제적 자진 탈당’이다.

서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는 식의 희생적 결단을 통해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르면 14일 자진 탈당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당의 부담은 덜면서 ‘미래로 가기 위한 결단’으로 포장해 중도층에 소구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리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진 탈당이라 하더라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지속적인 출당 요구 압박 속에서 이뤄질 경우, 사실상 ‘등 떠밀려 나가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지지층의 상실감과 반발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한층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이 과연 김 후보 지지율에 결정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인지, 오히려 전직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만 부각시켜 선거 이슈를 잠식할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통합 선대위’ 구성을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의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김 후보가 전통 보수층을 향해 ‘원칙론’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국민 상식선에서의 조치’를 시사하며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듯 보이지만, 선거 국면서 이러한 모호한 입장이 계속된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결국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지지층 분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중도 확장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해법과 시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와 그 방식, 시점은 향후 대선 국면서 국민의힘 선거 캠페인의 성패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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