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단일화가 소집한 졸속 전국위·전당대회

2025.05.06 10:15:04 호수 1531호

국민의힘이 지난 5일, 밤늦게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 명의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전국위원회는 오는 8~11일 사이에 비대면 회의 및 ARS 투표 방식으로 열리고, 시간과 안건은 추후 공고하기로 했다. 전당대회도 오는 10~11일 중에 열린다고만 했을 뿐 시간, 장소, 안건은 추후 공고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대비 차원서 급하게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한 것이다.

지난 5일,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밤늦게까지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

당시 김 후보가 당 지도부를 향해 당무우선권 존중 등 3가지 사항을 후보 단일화 진행 조건으로 내걸자, 당 지도부는 김 후보에게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일정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후보의 당무우선권은 존중돼야 한다”며 “당헌·당규 및 법률에 따른 정당한 요구는 즉시 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 이후에야 구성하겠다’고 통보한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며 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위의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당은 후보의 단일화 의지를 존중하고, 총력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긴급 의원총회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밤늦게 중앙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주호영·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양향자 전 의원, 황우여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본부장은 윤재옥 의원이 맡기로 했다. 단일화추진본부장엔 유상범 의원을 임명했다.

현재 국민의힘과 당 지도부는 5차 전당대회서 대선후보로 뽑힌 김 후보에게 의총과 김 후보와의 면담서, 그리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통해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일정을 밝히라고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아직 단일화 일정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늘(6일) 오후에도 의총을 소집해, 후보 단일화 관련 논의를 추가로 이어간다고 하지만, 현재로선 언제 단일화 일정이 잡힐지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일시, 장소, 안건을 추후 공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10~11일 대선후보 등록 기간을 염두에 두고 사실상 단일화 시한을 못 박고, 김 후보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일 5차 전당대회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당선된 지 불과 2일 만에 단일화 문제로 압박을 받고 있는 김 후보가 과연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그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 후보 11명에서 8명, 4명, 2명 그리고 최종 1명의 4단계 과정을 거쳐 승리한 김 후보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응해 패할 경우, 7일짜리 대선후보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 만무하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주도권을 가지고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투표용지에는 김 후보의 이름이 오를 것이고, 지금 문제가 되는 다른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지 않게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 바 있다.


아무튼 국민의힘이 5차 전당대회를 통해 뽑은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일주일 만에 6차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최종 대선 후보를 뽑겠다는 발상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의힘 5차 전당대회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당대회는 한 전 총리를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한 쇼고,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당선된 김 후보도 한 전 총리의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는데,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평가에 대해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국민의힘이 졸속 단일화 때문에 본선 싸움서 불리할 줄 알면서도 단일화를 밀어붙인 이유를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국민의힘이 반명(반 이재명) 빅텐트를 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 것 역시 졸속 대선 전략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법부도 여당도 일정을 당겨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를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우리 국민은 단일화를 위해, 그것도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소집된 국민의힘의 졸속 전국위원회와 졸속 전당대회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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