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3번 한덕수? 윤상현발 ‘탈당 후 창당’ 노림수

2025.05.09 14:36:53 호수 0호

“개인 아이디어 차원…당대 당 단일화”
당 지도부 등 중진들 한덕수 밀어주기?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지난 8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2차 단일화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그러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후보 단일화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대로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상황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당내 의원 20명가량이 탈당해 정당을 만든 후 한 예비후보를 기호 3번으로 출마시키자고 제안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가에 따르면 윤 의원은 국회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서 “오늘 두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면 ‘11일 이전 단일화’는 물 건너간 것으로 간주하자”며 “발상의 전환을 해서 (당 의원) 20명을 탈당시켜 제3지대로 보내자”고 말했다.

그는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가 어려워지게 되면 선거 용지 인쇄 전이 2차 단일화 시점이 될 수 있는데, 무소속이면 기호가 한참 뒤로 밀릴 수 있다”며 “의원들 20명 정도만 바깥으로 가면 기호 3번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만든 당에서)한 예비후보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 등을 모아 제3지대를 구축한 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5일 이전에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를 시키자”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와)법정 공방이 벌어지면 당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이기는 단일화가 아니라 지는 단일화가 될 것”이라며 “(한 예비후보가)기호 3번을 달고 대선 레이스를 뛰면서 보수 진영 파이를 키우다가, 기호 2번을 단 김 후보와 25일 대선 투표용지 인쇄 전에 단일화하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의 제안이 현실이 될 경우, 국민의힘은 한 예비후보에게 선거 비용은 물론, 인력도 합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게다가 단일화 이후 다시 합당하면 되기 때문에 부가적인 문제를 고려할 필요도 없다.

다만 윤 의원은 해당 제안을 “(개인적인)아이디어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어떻게든 한 예비후보를 단일화 노선에 세우기 위해 당 지도부가 대놓고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예비후보는 “(11일까지)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는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으며, 국민의힘은 단일화 불발 시 김 후보를 출마시키면 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당 창당 등 편법을 통해 한 예비후보를 추대하려는 모습에서 그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주장이다.

또 이날 제안이 친윤(친 윤석열)계 대표 인사로 꼽히는 윤 의원의 의견이라는 점에서 한 예비후보가 ‘윤석열 아바타’라는 의혹에도 무게가 실린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선출몫 3명의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거부했다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으로 내란 공범 피의자 신분인 이완규 법제처장(윤 전 대통령 동기)을 지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윤석열 아바타’로 불렸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갈등에 대해 2차 경선서 고배를 마셨던 홍준표 전 대구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그러나 (의구심이) 현실화됐다”며 “(당은)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보수 김 후보, 윤석열의 아바타인 한 예비후보, 그리고 자당의 후보를 끌어내리고 강제로 후보 교체를 자행하려는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결론적으로 보다 더 국민과 가까운 후보가 아닌, 보다 더 윤석열과 가까운 후보로 교체하는 과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강력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서 열린 직능단체 간담회서 “이런 말은 별로 안 하고 싶은데 (국민의힘 단일화 방식은) 이해가 안 된다”며 “강제 결혼은 들어봤지만 강제 단일화는 처음 들어보는데 좀 웃기다”고 비꼬기도 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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