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22일,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 뭐라도 되겠다. 이재명을 막기 위해 저는 제 모든 것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3년 전,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정치적 이해도, 자리도, 자존심도 모두 내려놨다”는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대 대선서)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는 정치 인생서 가장 큰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정권의 폭정을 끝내고, 무너져가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제 이름 석 자에 담긴 이미지조차 기꺼이 던졌다”며 “그때 저를 움직였던 단 하나의 일념, 범죄 혐의자 이재명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단일화의 주역으로서 탄핵당한 정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이재명이 다시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이 순간 저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당을 위해 무엇을 해왔느냐?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도 없이 시체가 된 당을 난도질하며 그 위에 소금을 뿌리고 있는 거 아니냐?”며 타 후보들에게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안 후보는 “어떤 분은 저를 뻐꾸기로 부르는데 정권교체를 그렇게 부른다면 좋다.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 기꺼이 뭐라도 되겠다”며 “당원 여러분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를)이길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날부터 이틀 간 국민여론조사를 거쳐 2차 경선 진출자를 4명으로 압축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의힘 1차 경선후보는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8명(가나다 순)이다.
이 중 절반이 탈락하며 2차 경선에 진출한 후보는 오는 27일~28일까지 선거인단(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해 29일 공개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시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 후 내달 3일, 제5차 전당대회서 최종 대선후보가 결정된다.
국민의힘 내 3선 중진의 안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가 세 번째로, 김문수·양향자·이철우·한동훈 후보 등 자당 내 타 후보들에 비해 대선 경험이 많다는 게 강점으로 부각된다. 하지만, 당장 당내 경선 통과부터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경선 기간은 짧고 언론 노출도 한정돼있는 만큼 안 후보 입장에선 단기간에 당원 및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선 야권 대선후보 중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타깃으로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그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대선일 전날,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에 역대 대선 최소 차이(0.73%, 약 25만여표)로 신승하도록 도왔던 장본인이었다.
안 후보는 조기 대선일이 정해지지 않았던 지난달 19일,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무한 책임을 느낀다. 거대 양당 후보 중, 범죄 혐의가 있는 후보보다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된 후 계엄까지 이르리라고는 당시 상상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거대 양당의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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