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계양역서 백팩 분실한 76세 노인의 하소연

2023.12.21 10:21:39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살려 주십시오.” 최근 76세의 한 노인이 인천1호선 계양역서 중요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백팩을 분실해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계양역에서 백팩을 분실한 어르신.jpg’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첨부된 사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경, A씨는 계양역 주차장 옆에 노트북이 들어 있던 백팩을 두고 귀가했다. 문제는 백팩 안의 노트북에는 SD카드 다수, 16년 동안의 업무 내용들과 작고한 A씨 아내가 사용했던 전화기, 아내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는 USB 저장장치 등 A씨에겐 목숨과도 같은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A씨는 “이 몸의 나이가 76세인 노인이다.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그 대가는 분명 후사하겠다”며 “백팩 속의 내용물은 노트북, USB 여러 개 등 제가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노트북에는 공공기관, 산업체, 건물 등 16년간 업무를 수행했던 내용들이 저장돼있다.

호소문은 자필이 아닌 PC 문서로 작성된 후 프린트돼 방수 및 이염을 막기 위해 투명 비닐 안에 넣어져 있으며 개인 연락처까지 남겨있다.


해당 글은 8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2416명의 추천을 받아 ‘커뮤니티 인기글 1위’에 올라 있다(21일 오전 10시 기준).

보배 회원들은 “저거 진짜 누가 가져간 거라면 제발 돌려드리길…먼저 세상 떠난…하…” “많은 분들이 보시라고 추천드린다. 꼭 찾으시길…” “핸드폰은 안 집어 가는데 백팩은 집어가는구나” “한두 달 전쯤 소사·원시선 신천역서 지하철 출발한 뒤 분실물 주워가는 중국 여성 봤는데 플랫폼 의자 아래까지 꼼꼼히 뒤져서 다 주어가더라. 내가 볼 땐 웬만한 인천선 역에 다 있을 듯” 등 다양한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도 “저건 양심이 있다면 돌려줘야 한다. 반려자분 추억까지 어르신한테 뺏을 이유는 없다. 꼭 찾으시길 바란다” “주웠으면 바로 역 앞인데 역에 맡겨야지. 그걸 가져가나?” “습득물로 보관 중일 것 같은데 구청 청소과에 문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트북 2개 잃어버린 적 있는데 가방 안에 명함 있었는데도 안 돌려주더라. 중국 욕할 것 없다” “담당 경찰의 의지만 있다면 CCTV 추적된다. 이번 잡힌 경복궁 낙서 사건이 좋은 예” 등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전 트위터)에 누리꾼 B씨가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X에 “진짜 꼭 찾으셨으면 해서 당근마켓(중고거래 플랫폼)에 들어가 보니 누가 글을 올렸더라”며 “혹시 시간 여유 있는 분들은 지역 커뮤니티에 올려 퍼뜨려주시면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두가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1일, 인천1호선 계양역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보통 분실물은 접수가 들어온 후 당일에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루가 지날 경우, 인천교통공사 유실물센터로 이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 직후 안내받은 인천교통공사 유실물센터에 취재를 위해 수 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경찰청 유실물 통합포털 ‘LOST112’을 통해 기간, 분실 지역, 분실 장소 등을 입력해 본 결과 해당 분실물은 검색되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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