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오에이오에이서 작가 정재열의 개인전 ‘set’을 준비했다. 정재열은 공간에 시를 쓰는 작가다. 기억과 관계에 대해 다루면서 시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수행해 왔다. 시는 어떤 주제나 대상에 대한 정서와 사상을 함축적이고 운율을 가진 언어로 표현하는 글이다. 정재열은 그동안 기억과 관계에 대해 다루면서 언어 대신 시각적 요소인 오브제나 텍스트, 혹은 사진 등을 시어로 삼아 3차원 공간 안에 배치해 시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관계 시어가 단어 표면의 뜻을 넘어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듯 정재열이 선택한 사물과 순간의 표면적 현상 너머로 이어지는 사적인 의미는 은유적인 형태로 작업에 담긴다. 그의 작업 과정이 시를 쓰는 것과 유사하게 보이는 이유다. 정재열은 ‘가능성’을 자신의 중요한 작업 태도로 삼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가능성은 작게는 어떤 물건의 쓰임새나 공간의 용도, 넓게는 예술의 형식이나 소통의 방법이 어떤 특정한 형태나 해석의 틀에 갇히는 것을 지양하고 익숙한 것 이면의 의미나 가치, 쌓인 시간 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정재열은 개인적인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가능성의 태도’를 잘 드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작가 김기린의 개인전 ‘무언의 영역’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서 열리는 김기린의 세 번째, 작가 작고 이후 첫 개인전이다. 다음 달 14일까지 관람객과 만난다. 갤러리현대가 준비한 김기린의 개인전 ‘무언의 영역’은 그의 독창성에 주목한 전시다. 단색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기린의 회화를 화면 위에 그려진 시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 내면세계를 이번 전시에서는 김기린의 단색적인 회화 언어가 구축된 시기인 1970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연작부터 1980년대부터 2021년 작고할 때까지 지속한 ‘안과 밖’ 연작 등 40여점의 작품과 작가가 직접 창작한 시, 아카이빙 자료 등을 한자리에 소개한다. 평론가 사이먼 몰리는 김기린의 회화를 텍스트 없이 색으로 쓴 시라는 새로운 맥락으로 해석하길 제안했다. 그 배경엔 김기린의 프랑스 생활이 있다. 1961년 김기린의 첫 프랑스행은 생텍쥐페리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였다. 또 프랑스서 보낸 20대 시절에는 랭보와 말라르메의 시를 읽고 집필에 몰두했다. 김기린은 30대 초반 미술사를 공부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 원고지에 펜으로 꾹꾹 눌러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작가 강종길의 개인전 ‘괄호에 숨표 찍기’를 준비했다. 강종길에게 풍경은 단순히 눈에 들어오는 경치에 그치지 않는다. 찰나의 인상을 강하게 남기면서도 불완전한 것, 딱딱하게 굳어 있기보다는 생동하는 소리와 향기, 촉감과 움직임을 지닌 어떤 덩어리다. 강종길의 개인전 ‘괄호에 숨표 찍기’는 눈앞의 상황이 지닌 부차적인 말단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풍경을 유기적인 형태로 구성하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괄호와 숨표는 모두 맥락의 흐름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나 호흡이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기호 강종길은 캔버스에 표현된 기호 사이로 풍경의 조형 요소가 들숨과 날숨을 쉬며 미묘한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만든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강종길이 국악의 ‘구음 시나위’를 작업의 조형적인 방법론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음은 입을 이용해 특정 선율을 소리내는 것으로 그중에서도 시나위 가락을 구음으로 부르는 구음 시나위는 연주자의 즉흥과 현장서의 호흡을 통해 우연적인 다성의 선율을 진행하게 된다. 강종길은 유동성과 즉흥성을 특징으로 하는 구음 시나위서 입소리와 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소재 페리지갤러리서 작가 임영주의 개인전 ‘미련’을 준비했다. 임영주는 다른 차원을 상상하고 이해하기 위해 불가사의한 현상,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환상, 환각, 빙의, 전생, 자의식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왔다. 임영주의 전시 제목 ‘미련 未練 Mi-ryeon’은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을 뜻한다. 무엇인가 남아 있다는 것은 관계 사이에 충족되지 않은 것이 있다는 의미이면서 그것조차 비워버려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남아 있다 ‘연(練)’은 3년상을 치르면서 입는 상복을 의미하기도 한다. 죽은 이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를 일컬을 때도 미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또 ‘Mi-ryeon’은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다. 임영주의 전시 제목은 어떤 일이 일어났지만 일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어떤 이유로든 다음 혹은 다른 단계로 아직 넘어가지 못한 인간의 모습을 은유하고 있다. 임영주가 다른 차원을 상상하고 이해하기 위해 불가사의한 행동에 관심을 가지는 행위는 ‘보는 것’과 관련 있다.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알기 위해 문화적, 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미술계서 대표적인 불교 신자로 알려진 작가 오원배의 드로잉 특별전 ‘기록, 우연과 의도 사이’. 오원배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장엄하고 독창적인 조형어법으로 발표해 왔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날(15일),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8일), 성년의날(20일), 부부의날(21일) 등 가정의 달로 알려진 5월에는 기념일이 많다. 호리아트스페이스는 그중에서도 ‘부처님오신날’과 불교 신자인 오원배의 작품을 엮어 드로잉 특별전 ‘기록, 우연과 의도 사이’를 준비했다. 관조적 시선 오원배는 동국대 미술학과에 30여년간 재직하면서 방학이면 조용한 사찰에 머물며 수행과 드로잉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강화도 대표 사찰인 전등사에 오원의 작품이 있다. 현존하는 사찰 중 가장 오래된 사찰인 전등사 무설전의 주불 뒤에는 후불탱화 대신 후불벽화가 돔형 굴에 자리하고 있다. 반달 형태로 석굴암 감실의 원형을 닮은 듯한 이 후불벽화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전등사 무설전의 후불벽화는 프레스코 기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갤러리 TYA가 작가 김혜리의 개인전 ‘Trade-Off’를 준비했다. 김혜리는 아날로그와 뉴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각예술 작가다. 판화와 회화, 비디오, 설치를 통해 작업에 내포된 구체적인 서사를 보여준다. 작가 김혜리는 인간관계와 삶의 유한성에 대해 연구한다. 관계로부터 나타나는 양가적 감정을 시각화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TYA서 열리는 개인전 제목인 ‘Trade-Off’는 한글로는 매끄럽게 해석되지 않는다. 국어사전서 ‘교환’의 의미로 번역되지만 실생활서 사용될 때는 ‘A를 내줘서 B를 얻었다’ 정도의 뉘앙스를 지닌다. 방향의 다양성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나아갈 방향의 다양성을 얻었고 동시에 자아와 독자성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 이른바 ‘트레이드 오프’ 시대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독자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인이 자신의 독자성을 확립하는 과정서 어려움과 혼란을 느낀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대인이 자주 이용하는 디지털 소셜네트워크는 수많은 가능성을 동시다발적으로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리는 전지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마리서 우종일 작가의 개인전 ‘떠나고, 나를 찾다’를 준비했다. 우종일은 미국과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문화권을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마딕 라이프 연작과 초기 작업인 흑백 인체 누드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우종일은 “이전 작품 중 많은 부분은 아날로그 방식의 단순한 촬영 기술로 이뤄졌고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후 작품에서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어떻게 하면 아날로그 형태를 새로운 예술 영역에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고민이 개념예술에 관심을 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궁극의 ‘노마딕 라이프(Nomadic life)’ 연작은 자유와 안식, 외로움을 동시에 갈망하는 인간의 유목민적 특성을 표현한 컨셉추얼한 사진이다. 광활하고 드넓은 자연을 배경으로 실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자그마한 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적막한 대지 위에서 환하게 빛을 발하는 집 모양의 간이 조형물은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종종 사진이 아닌 디지털 합성이라는 오해를 받거나 회화처럼 간주된다. 비현실적인 프레임을 구성하는 대자연 속 이동식 집과 여인의 이미지는 모두 작가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현대화랑은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의 작품을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전을 준비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전에는 세 작가의 예술적 기량이 집대성된 주요 작품 26점이 소개된다. 김환기 화백이 뉴욕시대에 제작한 1960~1970년대 작품과 유영국 화백이 1970년~1990년대에 강렬한 색채로 조형 실험을 완성한 작품, 그리고 이성자 화백이 1960~1970년대 제작한 ‘대지 시리즈’와 ‘도시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예술적 기량 현대화랑은 1970년 개관 이후 한국 근현대미술 전시를 적극적으로 개최해 왔다. 특히 추상미술을 대중에 알리는 일에 매진했다. 1974년 프랑스서 활동 중이던 이성자 화백을 초대해 개인전을 열었고 1975년에는 유영국 화백의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1977년에는 1974년 작고한 김환기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다. 김환기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가했다. 이른바 뉴욕시대(1963~1974년)로 불리는 시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갤러리이배에서 도자회화 작가 후 하이잉의 개인전 ‘臥遊江山(와유강산)’을 준비했다. 후 하이잉은 중국 전통도자기법의 청화안료를 사용해 일상의 풍경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작가다. 후 하이잉 작가는 이번 개인전 ‘臥遊江山(와유강산)’서 특유의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작업한 ‘Landscape’ 연작을 공개한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묵화나 단색 화풍의 회화적 중국 도자의 색다른 면모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말리고 2006년 중국 남방(경덕진)으로 생활의 터를 옮긴 후 하이잉은 푸른 풍경과 끝없이 이어지는 산의 매력에 심취하게 됐다. 그곳에서 그는 오랜 시간 깊은 사색에 빠져들었고 당시의 감성적 경험은 작품 탄생의 배경이 됐다. 후 하이잉이 표현하고자 하는 산수는 물리적 풍경이면서 마음의 풍경이다. 같은 풍경이라도 보는 관점이나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인다. 작가는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본인이 의도한 마음뿐 아니라 각자 마음의 풍경을 감상하기를 원한다. 나름대로 보고 느끼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와의 교감을 기대하는 것이다. 후 하이잉은 전통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색하려고 시도했다. 그 결과 산의 형태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8은 ‘이 작품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이 작품 시리즈는 기획자가 주목하는 작품을 선정해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되는 전시다. 페이지룸8은 그 7번째 전시로 양화선 작가의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을 준비했다. 양화선 작가의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은 낯선 시공간서 안온함에 대한 정서를 추구하며 큰 주제로 삼았던 ‘Safe Zone(세이프존)’ 시리즈서 시작한다. Safe Zone은 2008년 양화선이 낯선 거주지인 영국 런던에 살며 당시 온전한 휴식처로 삼은 수영장서 모티프를 얻은 작업이다. 노스탤지어 수영장의 배경이 되는 고향 제주의 바다와 빗장을 대신한 방풍림이 작가만의 세이프존을 이뤘다. 마지막에 엷은 물감으로 물이 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브러시 스트로크는 낯선 시공간서 ‘풍덩’하며 순식간에 집에 닿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반영한 듯 과감하다. 현재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휴식을 취한 장소와 작가의 노스탤지어가 만나 새로운 심리적 지형을 만들어냈다. 양화선은 “언어의 소통이 쉽지 않은 곳으로 그림을 더 배우겠다고 갔지만 한동안은 그들의 언어가 도시 속 소음같이 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설치미술가 김선희의 개인전 ‘실제, 실체의 실재’가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열린다. 김선희는 빛의 모습을 관찰하고 채집해 이를 입체조형의 형식으로 표본화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시간을 제어하고 공간을 해체하는 빛은 실재하면서도 본연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을 빛으로 시작해 빛으로 마감하면서도 빛의 존재를 시각적인 인지 작용 중에 무심코 망각한다. 종이발 김선희는 사물을 비추는 매개물로서의 빛이 감각과 인지가 성취되기 위한 선행 과정에 늘 실재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 했다. 김선희의 개인전 ‘실제, 실체의 실재’는 다양한 관점으로 관찰한 빛의 현상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한 장이다. 작가는 빛의 실체와 행동을 고찰한 결과물을 통해 삶을 둘러싼 새로운 관점을 환기하고자 했다. 김선희의 작업은 표면에 가장 먼저 도달해 현상학적인 모든 가능성의 동인이 되는 빛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김선희가 이토록 끈질기게 빛을 탐구하는 이유는 목적과 성취에 집중된 관점을 다양한 순간의 지점으로 옮겨 감각의 부피와 근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빛의 존재가 눈과 물질 사이에 상호관계를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작가 김우진의 개인전 ‘A COLORFUL LIFE - 다채로운 삶’을 준비했다. 김우진의 작품은 현재 국내서 가장 각광받는 조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서 중대형 작품부터 오브제 평면, 소품, 그리고 영상작업 등 총 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우진은 동물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다. 단단한 스테인리스 조각을 이어붙여 완성한 그의 작품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슴을 중심으로 말, 황소, 토끼 등 동물을 세련된 형상과 선명한 색채로 표현했다. 어우러짐 작품의 모티브는 ‘키워보고 싶은 동물’에서 시작한다. 김우진은 어린 시절 동물사육사를 꿈꿨다고 한다.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여러 개의 스테인리스 유닛을 이어붙이고 다채로운 원색으로 컬러링한 작업은 작가의 무수한 감정을 드러낸다. 어릴 적 좋아하던 동물을 현재에 투영해 인간과 공존하는 환상세계, 그만의 유토피아를 작품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우진의 조각은 색보다는 형태를 중시하는 일반 조각과 달리 화려한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특징이 있다. 가시성 높은 색채와 붓터치, 색의 조화가 전하는 인상은 강렬하다. 형상은 동물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갤러리서 권현빈의 개인전 ‘We Go’를 준비했다. 권현빈은 조각의 언어로 물질의 숨겨진 시간과 장면을 발굴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서 신작 조각 9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권현빈의 개인전 ‘We Go’는 이미 멈춘 듯 보이는 대상의 움직임을 상상한다. 이때 우리(We)는 조각을 둘러싼 여러 주체를 포함하며 움직임(Go)은 조각이 담보하는 여러 종류의 운동성을 뜻한다. 이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시간 이동과 거리 조정이 필요하다. 관람객이 권현빈은 자신의 조각이 물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보고 그것이 안내한 길을 좇아 함께한 시간의 흔적이라 여겼다. 그는 주재료인 돌의 누수 지점을 찾는다. 오랜 시간 바라보다가 돌의 틈새를 찾아 쪼개고 두드리고 파내거나 붙여본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 듯한 선과 면, 그리고 색은 이 행위의 궤적에 가깝다. 작가에게 시간의 적층이 뒤엉킨 돌에 조각적 행위를 가한다는 것은 완결로 도달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작아지며 틈새를 통해 나아가는 상태를 예고한다. 여기서 의문점은 거의 영원의 시간이 응축된 듯한 돌의 시간을 가늠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지 여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새로운 프로젝트 ‘에디션 R’을 선보인다. 에디션 R은 갤러리현대 작가의 과거 작품을 되돌아보고(Revisit), 현재의 관점서 미학적 성취를 재조명(Reevaluate)해 작품의 생명을 과거에서 현재로 부활(Revive)시키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그 일환으로 김민정, 도윤희, 정주영 작가의 기획전을 준비했다. 갤러리현대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창작 행위의 지평을 살피고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미적 여정을 보다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을 제시하고자 ‘에디션 R’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김민정, 도윤희, 정주영 작가가 준비한 풍경전이다. 현실과 풍경을 한자어로 풀면 ‘바람이 만드는 경치’라는 의미다. 나와 내가 바라보는 대상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공간의 존재로 눈앞에 펼쳐져 마주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풍경전은 현실과 그 너머의 비가시적 경치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세 작가의 초기 작품을 소개한다. 자연이라는 대상과 우리가 맺는 관계를 심미적인 풍경으로 형상화한 김민정의 작품, 비가시적인 인식으로부터 시작해 실체를 인식하는 도윤희의 내적인 풍경, 이미 선택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소재 페리지갤러리서 작가 박미나의 개인전 ‘검은’을 개최했다. 박미나는 회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선과 색, 언어와 기호를 통해 회화의 본질에 대한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박미나의 작업은 재료를 수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개인전 ‘검은’서도 자신이 파악하고 모을 수 있는 검은색의 펜과 유화물감을 최대한 찾았다. 검은색이라는 재료는 색이라는 범주서 그의 작업을 보여주는 기본 범위가 된다. 종착점 아닌 박미나는 설정된 틀 안에서 색을 칠하고 선을 긋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한다. 수집 이후 수행하는 반복적 행위는 가능한 것의 한계를 탐구하는 본질적인 방법이 된다. 이번 전시는 크게 3개의 연작으로 나뉜다. ‘Black Pens’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진행한 작업으로 시판되는 검은색 펜을 최대한 수집해 A4용지에 일률적인 간격으로 그어나간 작업이다. 이렇게 완성된 498개의 드로잉 밑에는 펜의 상표와 고유번호가 적혀있다. 박미나는 이를 따로 목록화 작업을 해놨다. ‘2014-Black’은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검은색 유화물감을 수집해 27.3㎝×27.3㎝의 정방형 화면을 온전히 칠해 만든 55개 검은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현대화랑이 작가 김종학의 개인전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를 준비했다. 김종학은 ‘설악산의 화가’ ‘꽃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김종학의 60여년 화업 중 그가 그린 인물을 조명했다. 전시에 공개되는 143점 작품 대부분이 처음으로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 전시는 작가 김종학의 초기 인물 작품과 아카이브서 출발한다. 전시는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전시장은 종이 작업과 유화 작품 등 총 22점을 소개한다. 미술 활동 초기 추상화와 판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김종학은 인물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서로 다른 특히 1977년부터 미국에 거주한 2년 동안 풍경, 정물, 인물화 등의 장르를 접하면서 구체적인 형상에 대해 탐구했다. 그의 탐구는 인물서 빛을 발했다. 김종학은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서 마주 보고 서 있던 사람 가운데 내 기억에 남은 사람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며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같은 인종이더라도 피부색, 머리 모양, 옷차림이 다 달랐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송은서 작가 조영주의 개인전 ‘카덴짜’를 준비했다. 조영주는 제20회 송은미술대상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해외 유학 시절 이방인, 다문화, 차별, 인종, 계급 등의 문제를 다뤘고 2010년대 초반 귀국 후에는 어머니 세대를 표현한 작품을 제작했다. 조영주는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서 여성이 출산, 육아 등으로 겪는 신체적 변화에 따라 사회구조서 마주하는 부조리와 불편함을 이야기했다. 그는 여성 작가로서 가지는 현실적인 고민을 작품으로 변환시켜 질문해 왔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행해지는 권력과 재현된 현실이 중첩돼 충돌하는 순간과 교차된 지점을 포착했다. 존재하지만… 2010년대 초반 귀국 후 조영주는 소외되거나 숨겨진 소수자의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예술적 행위와 역사,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개인의 신체가 그를 둘러싼 환경과 관계를 맺고 이해되는 방식을 탐구하고 그로부터 파생된 요소를 개인적 경험과 대중문화와의 연결성을 통해 연구한 후 시각적 언어로 가시화했다. 단순히 성별의 생물학적 차이나 기존에 다뤄졌던 여성과 남성에 대한 논의를 넘어 특정한 역사와 언어, 문화적 체계를 지닌 사회에 내재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TYA서 작가 장종훈의 개인전 ‘Dusk Mysterious Zephyr’을 준비했다. 장종훈은 형태가 불분명한 조각 이미지를 퍼즐처럼 합쳐 미지의 세계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장종훈은 개인전 ‘Dusk Mysterious Zephyr’서 가상의 풍경과 자연의 일부를 펜으로 그린 120여장의 드로잉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장종훈이 군 복무 시절 경험한 CCTV 모니터링 근무에서 출발했다. 미지의 세계 그는 “몇 시간 동안 여러 개의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여러 갈래의 도로와 무성한 수풀, 숲 그리고 다양한 동물 등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가 지면 화면은 흑백으로 변하고 풍경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높게 뻗은 나무는 거대한 새의 날개처럼 보이고 바위는 어떤 인물의 얼굴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형태가 불명확한 것이 합쳐지면서 상상한 대로 보이는 모니터 속 모습이 장종훈의 작업 동기가 됐다. DMZ(비무장지대)라는 미지의 공간은 장종훈의 상상력을 부추겼다. 그는 그런 미지의 공간에 군 복무 시절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과 이미지를 섞어 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마리서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을 맞아 신년기획 전시 ‘청룡뎐’을 준비했다. 갤러리마리는 매년 초마다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주제로 시리즈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현대미술 작가 12인이 자유롭고 폭넓은 해석으로 각자만의 고유성이 담긴 작품 34점을 선보인다. 용은 흔히 ‘띠’라고 부르는 12지, 열두 동물 중 유일하게 상상의 산물이다. 소의 머리와 뱀의 몸통, 매의 발톱, 사슴의 뿔 등 다양한 동물의 신체를 조합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전설의 동물. 서구권에서는 불과 악의 이미지로 각인돼있지만 동양권에서는 신성함의 상징이면서 신앙과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익살스럽고 특히 농경을 업으로 하던 우리 민족은 용을 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겼다. 실제 땅과 바다의 풍요로움을 기원하기 위해 용에게 빌던 풍습이 존재했다. 용의 위엄성은 왕권에도 반영돼 용안(임금의 얼굴), 용포(임금의 옷) 등 임금과 관계되는 대부분에 용을 넣어 호칭했다. 권위와 권력을 가진 인물을 상징하는 단어로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며 등용문(출세를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나 ‘개천서 용 났다’는 말 등 출세와 성취의 상징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와 경남도의 청년작가들이 뭉쳤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과 경남서 각각 7명의 청년 작가를 선정해 두 지역 미술의 미래세대를 소개하는 전시 ‘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 시’를 준비했다. 전남도립미술관서 내달 24일까지 청년 작가 14명의 교류전을 진행한다. 30~40대 신진작가서 중견작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작가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30여점의 실험적인 작품을 준비했다. 참여 작가는 감성빈·김설아·김원정·노순천·박인혁·설박·윤준영·이정희·정나영·정현준·조현택·최승준·하용주·한예림 등 총 14명이다. 너무 늦거나 전남도와 경남도서 각각 7명씩 선정했다. 지난해 4월 전남도와 경남도는 지방시대를 함께 선도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축이 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일환으로 ‘2023 전남-경남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지역을 대표하는 전남도와 경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공동사업 추진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양쪽 도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청년 작가 교류 전시’ 개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전시는 ‘교류·상생·협력’ 키워드를